어두울지도 모르는(?) 미래를 대비하는 PG업계

전자지급결제대행(PG) 업계는 현재 분주하다. 코로나19 시대에 이커머스 시장이 폭발하면서 고객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PG업체는 온라인 상에서 구매가 이뤄질 때 판매자에게 신용카드 등 결제수단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는데, 지난 해 이후 고객수와 결제금액 모두 급성장했다.

그러나 반대로 PG업계는 깊은 고민에도 빠져있다. 대형 온라인쇼핑몰과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적인 PG서비스를 하거나, PG를 거치지 않고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카카오 쿠팡 신세계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에 이커머스 시장이 편중될수록 PG업체들은 시장에서 기회는 잃어갈 것이다.

이 때문에 PG업체들은 다가올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나름의 전략을 짜고 있다. 과연 국내 PG업체들은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을까? PG업계 빅3로 불리는 KG이니시스, NHN KCP, 토스페이먼츠의 생각을 들어봤다.

KG이니시스 “기존 가맹점 대상으로 한 신사업 계획”

먼저 1998년 설립된 KG이니시스는 PG시장의 1위 업체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약 8102억원, 영업이익은 약 980억원이다. 회사의 매출액 90% 이상이 PG사업 부문에서 발생하는 만큼 사업 의존도가 높다.

이렇게 탄탄한 매출원을 가진 KG이니시스가 최근 불안감을 느끼게 된 계기는 시장이 급변하면서부터다. 당장 경쟁사들이 빅테크 기업들과 협력하며 급변하는 금융시장에 대한 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LG유플러스의 PG사업부가 토스를 서비스하는 비바리퍼블리카에 매각됐으며, NHN KCP는 계열사인 NHN페이코와 협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물론 KG이니시스도 PG사업 외에 다양한 신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휴대폰 결제 서비스업체인 KG모빌리언스를 포함해 SNS 판매관리 업체 스룩, 케이지에듀원, 프랜차이즈 할리스에프앤비 등 다양한 산업의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신사업 가운데 아직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인 곳은 찾기 어렵다.

KG이니시스는 또 다른 신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PG 가맹점 대상으로 경영관리 툴, 회계, 마케팅 등을 제공하는 신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회사는 2~3년 내로 신사업을 안정화시키는 것이 목표다.

회사 관계자는 “온라인 가맹점 대상의 새로운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며 “기존 고객인 가맹점들을 대상으로 PG외에도 다른 부분에서 가치를 줄 것”이라고 전했다.

NHN KCP “페이코와의 시너지를 기대”

또 다른 PG사업자인 NHN한국사이버결제(NHN KCP)는 1994년 설립되어 2002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NHN KCP는 PG사업과 함께 온오프라인 부가통신망(VAN), 간편결제, O2O 사업을 하고 있다.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약 6248억원, 영업이익은 약 398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매출의 약 88%가 PG부문에서 발생했다. 마찬가지로 PG사업의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NHN KCP는 관계사인 NHN페이코와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페이코는 마이데이터 허가를 받아 NHN 관계사 서비스의 이용정보를 활용할 예정인데, NHN KCP와의 시너지를 가장 기대하고 있다. NHN KCP가 보유한 온오프라인 소호몰, 개인 사업자 등 가맹점과 페이코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엮는 방안의 사업을 고민 중이다. 관련해 유통사 제휴도 고려하고 있다.

NHN페이코 오보명 이사는 “NHN KCP는 페이코 계열사들과 약간 다르지만 분명 시너지가 날곳”이라며 “페이코가 자체적으로 가맹점을 보유하지 않은 만큼 향후 데이터 결합이 일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토스페이먼츠 “토스가 하면 달라…시장 점유율 확대에 중점”

전통적인 PG 업체 중 가장 주목 받는 곳은 토스페이먼츠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2019년 12월 LG유플러스의 PG사업부문을 인수해 토스페이먼츠를 설립했다.

토스페이먼츠의 비즈니스 우선순위는 신사업이나 토스와의 시너지 창출이 아니라 순수한 시장확대다. 그동안 레거시 PG업체들이 제공하지 못했던 혁신적인 서비스와 고객경험을 제공하면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토스가 새로운 고객경험으로 송금 및 결제시장을 빠르게 장악한 것과 같은 전략이다.

예를 들어 가맹점주가 쉽게 PG 시스템과 연결할 수 있도록 간단한 방식으로 결제모듈 연동을 지원하고, 가입비와 보증보험 무료, 결제 정산주기 단축 등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고 있다. 예를 들어 지금은 기존 PG업체를 이용할 경우 결제연동에 2~3주 걸리는데 토스는 3시간안에 결제연동을 마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는 12시간 정도까지 단축시켰다고 한다.

토스페이먼츠 측은 “가장 몸에 맞는 옷을 제공하는 것처럼, 각 사업체별로 최적화 된 결제 솔루션을 제공하려고 한다”며 “가맹점, 사업자분들이 토스페이먼츠 덕분에 사업이 더 잘됐다는 말을 한 번이라도 더 듣는 게 저희의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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