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가전으로 만회한 삼성의 1분기, “2분기는 반도체로 회복한다”

삼성전자가 2021년 1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전체 매출은 상승했으나, 반도체 실적이 다소 부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2분기에는 반도체 실적이 다시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는 29일 진행한 실적 콘퍼런스를 통해 2021년 1분기 매출이 65조3900억원, 영업이익 9조38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2%, 영업이익은 45.5% 증가한 것이다.

서병훈 삼성전자 IR팀 부사장은 이번 콘퍼런스 콜에서 “디스플레이 비수기였음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기록했다”며 “스마트폰, TV를 비롯한 생활가전 부문에서 실적이 좋았다”고 말했다. 뒤이어 “반도체 실적은 주춤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강자 삼성, 이번 반도체 실적은 ‘다소 부진’

2021년 1분기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미국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가동 중단이다. 지난 2월 6일, 미국 텍사스 지역에 폭설과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해당 지역에 있던 업체들은 타격을 고스란히 입었다. 삼성전자도 예외 없이 단수와 단전을 겪고,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했다.

한승훈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전무에 따르면, 당시 공장 가동을 중단해 손상된 웨이퍼는 7만1000장이다. 이는 매출 3~4000억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만큼 삼성전자의 매출에도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삼성전자 측은 오스틴 공장 현황에 대한 질문에 ”공장 가동 중단 이후 단계적으로 복구에 주력해 3월 31일에는 90%정도 원상 복구했으며, 현재는 정상 가동중”이라고 답변했다.

파운드리뿐만 아니라 메모리 부문의 영향도 있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마케팅팀 부사장에 따르면, 모바일과 노트북 PC 수요가 많아지면서 메모리 부문의 매출 자체는 양호했다. 하지만 이번에 생산라인을 첨단공정으로 전환하면서 초기비용이 크게 들었고, 낸드플래시 가격도 하락했다. 따라서 메모리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했다.

반도체 호황 타고 실적 회복하나

다행히도, 2분기 이후부터는 반도체 실적이 다시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분기에는 오스틴 공장이 완전히 정상화되어 운영되고 있을 뿐 아니라, 평택 2라인에도 첨단공정 라인이 증설돼 제품을 양산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품귀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하반기 공급을 확대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제품 성능 고도화에도 팔을 걷는다. 한진만 부사장은 “하반기에는 15나노 D램과 128단 6세대 V낸드를 주력공정으로 판매할 것”이라며 “예고했던 176단 7세대 V낸드 양산도 올해 중으로 본격적으로 돌입한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다수의 레이어(Layer)에 EUV 공정을 적용한 14나노 D램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전에는 EUV 공정을 단일 레이어에 적용하는 데에 그쳤는데, 다수의 레이어에 적용하면서 더욱 정교하게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8TB 이상 고용량 SSD 수요에도 적극 대응하는 한편, 싱글 스택 128단 6세대 V낸드 512Gb 전환을 가속화해 기술 리더십과 원가 경쟁력 강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도 핵심은 ‘생산 인프라 구축’

한진만 부사장은 “하반기에는 각국의 경기부양책으로 경기 회복이 가속화되고, 서버와 스토리지 수요 또한 높을 전망”이라며 “D램 가격은 높아지고, 낸드 또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반도체 호황을 함께 누리기 위해서는 이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생산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반도체 핵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생산 인프라 기반 마련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앞으로 2~3년 이상은 반도체 호황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슈퍼사이클에 따른 이익을 얻기 위해 생산 인프라 구축에 적극 투자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메모리 기업들은 시설 투자에 힘을 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추후 반도체 수급난과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시설 투자 비용을 대폭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분기에 진행한 시설 투자는 9조7000억원이었는데, 그 중 반도체에 8조5000억원, 디스플레이에 7000억원을 사용했다. 반도체 중에서도 늘어나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평택과 시안에 첨단 공정 라인을 증설했다. 파운드리의 경우도 EUV 5나노 공정라인을 중심으로 투자를 집행했다.

마지막으로 삼성전자는 “평택 2라인을 본격 가동해 첨단공정을 증설하고, 글로벌 고객 확대와 응용처 다변화로 미래 성장 기반 확보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 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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