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교육용·PC 수요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했다. 당분간 반도체 부족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추후 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재고 확보를 위한 생산 기술력 향상이 관건일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1분기에 매출액 8조4942억원을 기록했다. 전기(7조9662억원) 대비 7%, 전년 동기(7조1989억원) 대비 18%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도 1억3244억원을 기록하며 전기(9659억원) 대비 37%, 전년 동기(8003억원) 대비 66% 향상했다.

노종원 경영지원담당 부사장은 28일 진행한 2021년 1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1분기는 보통 기술적 비수기로 여겨지는 시기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향상됐다”며 “PC와 모바일에 적용되는 메모리 수요가 증가하면서, 실적에 대한 호재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한동안 호황 이어질 것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언택트 문화가 장착되고, 그 여파로 교육용·게이밍 PC에 대한 수요도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이 디바이스에 탑재되는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도 함께 증가한 것이다.

노 부사장은 “올해 콘솔향 D램은 60% 이상, 그래픽카드향 30%, 클라이언트 SSD 수요는 40% 이상의 성장이 기대된다”며 “올해 D램 수요 성장률은 20%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의 호조는 PC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스마트폰 같은 경우에는 2020년 판매량이 급감했으나, 펜트업 현상(Pent-up effect, 억눌렸던 수요가 급속도로 살아나는 현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또한, 모바일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특히 중국에서는 4분기부터 공격적인 출하 계획을 가지고 있다.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사업부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중국 우시로 생산라인을 옮기고 있는데, 그 영향으로 수요 증가를 체감하고, 호조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버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노 부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1분기 서버 관련 수요는 타 항목에 비해 비교적 낮은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2분기부터 하이퍼스케일러 중심의 신규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그 영향으로 점차 수요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노 부사장은 “신규 서버 CPU 출시 효과가 가시화되는 올해 하반기부터 수요 증가가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호황에서 노 젓는 방법

SK하이닉스는 2분기부터 128단 D램 기반의 고용량 MCP(Multi Chip Package)를 공급할 예정이다. MCP란 여러 종류의 칩을 묶어 단일 제품으로 만든 반도체를 말한다. 낸드플래시 사업에서는 현재 SK하이닉스가 주력하고 있는 128단 제품의 판매 비중을 높이는 한편, 올해 안에 이보다 더 높게 적층한 176단 낸드플래시를 양산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가 2020년 12월 개발한 176단 4D 낸드 기반 512Gb TLC (출처: SK하이닉스)

제품개발뿐만 아니라 생산기술역량 또한 확보할 계획이다. 노 부사장은 “연중 타이트한 수급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재고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생산 역량을 높여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설명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현 주력 제품인 1z 나노미터(10 나노미터 초반) 생산라인 램프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램프업(Ramp up)은 장비 설치 이후 대량 양산을 위해 생산 역량을 증가시키는 것을 말한다. 1z 나노미터 수율이 예상보다 빠르게 향상되면서, 램프업에 도입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판단한 것이다.

더 나아가 2021년 안에 EUV 노광장비를 이용해 1A 나노미터 제품도 생산할 예정이다. 노 부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유일하게 EUV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인 ASML과의 협업을 통해 수 년동안 상당량의 EUV 노광장비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10나노 이하의 공정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이 EUV 노광장비가 필수적이다. 부사장은 “불확실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EUV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생산장비 확보를 위해 투자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노종원 부사장은 “세계적으로 반도체 전반에서 공급부족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장비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길어진 장비의 리드타임과 셋업기능을 고려해 내년 투자 지분의 일부를 당겨서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콘퍼런스 콜에서 파운드리 사업 본격화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노 부사장은 “현재 SK하이닉스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8인치 공정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 youm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