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매장에 점원이 있다면?

[카페24 생태계 탐구] ④채널톡 운영하는 채널코퍼레이션 김재홍 경영담당 부사장

(편집자 주) 세상의 모든 물건이 온라인으로 팔립니다. 더 많은 기업과 개인이 온라인에서 각자의 몰을 운영하게 될 텐데요. 각각의 매장이 고객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하는 솔루션도 계속해 나오겠죠. 그런 솔루션은 어느 한 기업이 모두 만들어낼 수 없을 겁니다. 그래서 기획했습니다. 국내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가 운영하는 스토어에, 어떤 솔루션들이 올라와 있는지, 그리고 이 솔루션을 만든 회사들은 각각 어떤 비전을 갖고 일하는지를 인터뷰해봤습니다.

일반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에 손님이 입장하면 그 중 20~40%는 상품을 구매한다고 한다. 그러나 온라인 매장에 들어온 고객 중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은 대체로 1~2%에 불과하다. 온라인 매장은 쉽게 방문할 수 있지만 또 그만큼 쉽게 떠날 수 있다. 만약 이 구매전환율을 두세 배 높일 수 있다면 별다른 마케팅 투자 없이 매출을 두세 배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더 나아가 온라인 매장의 구매전환율을 오프라인 매장 수준으로 올릴 수 있다면?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매장의 가장 큰 차이는 점원의 존재여부다. 오프라인 옷가게에 손님이 들어오면 일반적으로 점원이 그 손님을 맞이한다. 손님은 상품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 점원에게 물을 수 있고, 상품을 추천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온라인 매장에서는 일일이 내가 정보를 찾아한다. 쉽게 정보가 찾아지지 않으면 고객은 금방 떠난다.

그렇다면 온라인 매장에도 점원을 둘 수는 없을까? 고객이 상품에 대해 궁금한 것은 쉽게 물어볼 수 있고, 나에게 맞는 상품을 추천받을 수도 있는 점원이 온라인 매장에도 있다면 구매전환율을 지금보다 훨씬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소개할 채널코퍼레이션이 서비스하는 채널톡은 온라인 매장을 위한 점원 같은 역할을 한다. 온라인 매장에 방문한 고객은 궁금한 점이 있을 때 언제든 웹사이트 하단에 위치한 채널톡을 통해 점원에게 문의를 할 수 있다.

김재홍 채널코퍼레이션 경영담당 부사장의 말이다.

“90년대에 전자상거래가 처음 나왔을 때 등장한 카탈로그 형태가 그대로 발전하다보니까 이커머스는 아직 매장으로의 진화가 덜 됐습니다. 들어온 고객을 구매로 연결시키는 게 중요한데 그렇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고객과 대화를 하는 겁니다.”

웹사이트 구석에 채팅창을 단다고 구매전환율이 올라갈까? 김 부사장에 따르면, 채널톡으로 상품에 대해 문의를 한 고객의 구매전환율은 오프라인 매장과 유사한 구매전환율을 보인다고 한다. 김 부사장은 “오프라인에서도 무인스토어에 들러서 구매하는 것보다는 누군가와 대화를 했을 때 구매할 확률이 올라가는 것처럼 온라인에서도 대화를 하면 구매전환율이 올라간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고객과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어떻게 고객에게 말을 걸어야 할까? 온라인 향수 판매점 ‘더퍼퓸’의 사례를 보자.

더퍼퓸 자사몰에 들어가면 오른쪽 하단에서 “향수추천 해드려요”라고 챗봇이 말을 건다. 고객이 향수를 추천 받겠다고 답을 하면 여러가지 질문을 던진다. “자신을 색으로 표현하면 어떤 색인가요?” “스스로와 어울리는 이미지는 무엇인가요” 등이다. 마치 심리퀴즈나 MBTI 설문에 대답하는 것 같다.  계속된 질문에 답을 하면 나에게 맞는 향수를 추천해준다. 챗봇이 추천해줬지만 그것만 믿고 구매하기는 조금 꺼려질 수도 있는데, 더퍼퓸은 부담없이 구매해 볼 수 있도록 1000원짜리(2ml) 상품을 추천한다.

채널톡 측에 따르면, 더퍼퓸의 구매전환율은 20%에 달한다고 한다. 기존 온라인 판매 방식으로는 상상할 수 없었던 구매전환율이다. 김 부사장은 “아마 더퍼퓸 사장님의 경우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할 때 수없이 많이 향수추천 상담을 했을 것”이라면서 “그 경험을 온라인에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 성공비결”이라고 말했다.

사실 채널톡은 겉으로 볼 때 작은 채팅창에 불과하지만 뒷단을 보면 단순 채팅창이 아니다. 채널톡은 하나의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이기도 하다. CRM 시스템이란, 고객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해서 고객이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채널톡에서는 고객의 데이터베이스를 저장하고 등급별로 분류해서 마케팅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가의 상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문자나 이메일, 채팅 메시지 등으로 특별히 쿠폰이나 할인권을 보내줄 수도 있다. 김 부사장은 “저희 자체적으로 고객들에게 이렇게 메시지를 보내보면 오픈율이 80%에 달하고 메시지에 포함된 링크를 클릭하는 비율이 40%에 달한다라면서 “사실상 온라인에서 나올 수 없었던 수치를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카페24와는 데이터가 직접적으로 연동돼 특별한 기술적 조치없이 고객 데이터를 채널톡에서 관리할 수 있다고 한다.

채널톡에는 사내메신저도 포함돼 있다. 굳이 고객과의 접점을 위한 플랫폼에 사내 메신저를 포함시킨 이유는 고객의 목소리를 사내에 더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자는 취지다. 고객의 대화가 담긴 링크를 채널톡 안에서 그대로 사내 담당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

김 부사장은 “고객들의 문의와 고객들의 고충을 빠르게 해결해주고 잘 분별해서 추가적인 세일즈 및 마케팅 기회를 연결하는 게 저희가 하고자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사장에 따르면, 채널톡은 국내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활용률이 높아지고 있다. 매출의 10%가 일본에서 나오고 있으며 성장속도도 빨라지고 있다고 한다. 김 부사장은 “카페24를 사용하는 고객들이 일본에 많이 진출하고 있는데, 저희도 일본 진출하는 판매자들을 많이 지원했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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