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가 자신의 정보를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가 시행 약 3개월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테크핀 업체들이 정보제공 범위를 두고 ‘역차별’을 호소하고 있다. 시중은행, 보험사 등 전통 금융사들보다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다양한 금융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 시행 취지를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주장은 선불전자지급업자와 인슈어테크 업체 사이에서 주로 나오고 있다. 먼저 핀테크 업계에서는 기존 금융사보다 활용할 수 있는 결제내역이 제한적이라는 문제가 제기됐다. 가이드라인에 따라 핀테크 업계는 금융사에 결제내역, 상품명, 가맹점명, 가격, 결제 방법 등의 세부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반면, 금융사로부터 가져올 수 있는 정보는 가격, 결제 방법, 거래유형 등으로 비교적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보험업을 기반으로 하는 인슈어테크 업계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가입자와 보험대상자가 다른 경우, 보험사로부터 가입정보와 담보정보를 받을 수 없다. 반면, 보험사들은 신용정보원을 통해 해당 정보를 받아 활용할 수 있다.

관련해 금융위원회는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취지라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해당 내용은 모두 제3자 정보로 개인정보 이슈가 있어 가이드라인에 포함하지 않았다”며 “제3자의 개인정보침해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을 바탕으로, 대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나온 가이드라인은 검토를 통해 보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데이터 시행까지 약 3개월도 남지 않은 가운데 테크핀 업계에서는 빠른 시일 내 요구사항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마이데이터 시행일에 맞춰 반영하지 않을 경우, 금융사들과 다른 출발선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을 뿐더러, 마이데이터 시행 취지를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핀테크 업계 “가는 게 있으면 오는 게 있어야”

핀테크(선불전자지급업자) 업계에서는 금융사들에게 제공해야 정보와 달리, 받을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라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선불전자지급업자인 네이버페이는 금융권에 페이 기반의 결제 내역인 상품명, 가맹점 이름, 카드결제,가격 등의 정보를 알려줘야 한다. 여기에 선불잔액(포인트) 정보도 포함된다. 반면, 같은 내용일 경우 국민은행은 네이버페이에 거래유형(출금), 가격, 카드결제 등 비교적 기본적인 정보만 알려주면 된다.

금융당국이 공개한 마이데이터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은행·저축은행·상호금융 등은 거래내역으로 거래일시, 거래유형(신규, 출금, 입금 등), 거래금액, 거래 후 잔액 등을 제공한다. 반면 전자금융업자들은 거래내역으로 가맹점명, 상품(구매) 제목, 주문내역정보(코드), 결제방법 등 세부 내역을 제공해야 한다.

따라서 선불전자지급업자들은 마이데이터 정보제공 범위에 ‘적요’를 포함해야고 주장한다. 적요정보란 상품명, 가맹점명, 거래일시 및 일자 등 은행계좌를 기반으로 한 거래내역을 말한다.

정보제공 범위의 형평성을 두고, 핀테크 업계에서는 마이데이터가 반쪽짜리 서비스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뿐만 아니라 마이데이터 시행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는 입출금 내역을 기본 정보로 활용해 사용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인데, 적요정보를 제공받지 못할 경우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인슈어테크, “마이데이터 취지 역행”

보험 관련 마이데이터 정보제공 범위에는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다른 ‘계피상이’ 보험 정보가 제외됐다. 계피상이는 제3자가 보험상품을 가입한 경우로, 예를 들어 부모가 자녀의 보험 상품을 가입한 사례가 많다.

마이데이터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생명보험업, 손해보험업에서 제공해야 하는 마이데이터 정보제공 범위는 사용자가 직접 가입한 경우를 기준으로 고객정보(상품명, 보험종류, 계약상태 등), 보험계약정보(갱신여부, 만기일자, 계약체결일 등), 특약정보, 보험정보, 납입내역 등이다.

당국은 가이드라인에 “보험정보에 대한 전송요구의 주체는 보험 계약의 계약자”라고 못박았다. 계피상이 계약일 경우, 인슈어테크 기업들은 보험사로부터 가입정보와 상세 담보 등의 정보를 제공받을 수 없다.

인슈어테크 업계에서는 계피상이 사용자 대상의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차질이 생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슈어테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보장조건, 보장기간, 보장금액 등의 담보를 보고 보험에 가입한다”며 “피보험자이더라도 보험의 담보 내용은 필수적으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보제공 범위를 한정짓는 것은 마이데이터 시행 취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인슈어테크 업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는 사용자들이 자신이 가입하고 있는 보험이 어떤 상태인지 아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가입한 보험상품 가운데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이 과한지 알기 위해서는 기존에 가입된 보험의 보장 항목을 제대로 분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