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는 13일 화웨이 애널리스트 서밋(HAS) 2021을 개최하고 앞으로의 비즈니스 방향을 밝혔다. 에릭 쉬(Eric Xu) 화웨이 순환 회장은 현지에서 비즈니스 방향을, 화웨이 코리아는 국내 비즈니스 운영 방안을 발표했다. 대중 제재로 인해 반도체 수급에 차질을 겪고 있는 화웨이의 해법은 개방, 협력, 상생이다. 우선 HAS 2021에서 쉬 회장은 5대 전략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에릭 쉬 순환회장

  1. 비즈니스 회복력 제고를 위해 포트폴리오 최적화 진행

화웨이는 반도체 수급에 영향을 받는 사업보다 소프트웨어 역량을 늘리고 지능형 차량용 부품에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1. 5G 가치 극대화, 업계와 함께 5.5G를 정의하여 무선 통신 업계의 발전 주도

5G, 5.5G 관련 사업을 각 기업과 함께 발전시킨다는 의미다.

  1. 모든 사용자 시나리오에 걸쳐 원활하고 사용자 중심적이며, 지능적 사용자 경험 제공

엔드투엔드 솔루션을 통신 장비와 함께 제공한다.

  1. 저탄소 세상을 위해 에너지 소비 절감에도 혁신

이건 원래 모든 기업들이 하는 이야기다.

  1. 공급망(서플라이 체인) 연속성 문제 해결

화웨이의 최대 당면과제 중 하나다.

윌리엄 쉬(William Xu) 화웨이 전략연구원장 겸 이사회 임원은 2030년 지능적인 세계에 대해 다음과 같은 전망을 제시했다.

  1. 수천억 개의 서로 다른 연결을 지원하기 위한 5.5G 정의
  2. 광섬유 용량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를 대비해 나노스케일 광학 개발
  3. 네트워크 프로토콜 최적화로 모든 사물 연결
  4. 지능적 세계를 지원할 수 있는 강력한 컴퓨팅 기능 제공
  5. 방대한 양의 데이터에서 지식을 추출하여 산업 AI의 혁신 추진
  6. 100배 이상의 고밀도 스토리지 시스템을 위한 폰노이만(von Neumann) 아키텍처 이상의 기능

# 폰노이만아키텍처: 기억장치와 중앙처리장치가 버스로 연결되어 있으며, 순차적으로 연산을 수행하는 전통적인 컴퓨터 설계 기법. 현재의 컴퓨터가 대부분 폰노이만 아키텍처를 사용하며, 양자컴퓨터가 폰노이만 구조를 사용하지 않는다. 엔비디아의 그래픽 램 사용법도 폰 노이만 구조에서 조금 벗어나 있다.

  1. 초현실성, 다중 생활 경험을 위한 컴퓨팅과 센싱 조합
  2. 개인 바이탈 사인의 지속적인 자가 모니터링을 통해 사람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
  3. 친환경 전기의 발전, 저장 및 소비를 위한 지능형 에너지 인터넷 구축

전 세계적인 협력과 R&D가 중요

칼 송 사장


손루원 대표

국내에서는 칼 송(Karl Song) 화웨이 글로벌 대외협력 및 커뮤니케이션 사장과 손루원(孙鲁源) 한국 화웨이 CEO가 발표를 진행했다.

칼 송 사장은 신뢰와 연구개발에 대해 강조했다. 2020년, 대중 제재로 인해 화웨이 제품 납품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170여국 1500개 네트워크를 안정적으로 운영했고, 통신기기 부품을 제때 납품한 바 있다. 각 통신사들은 믿음을 갖고 화웨이를 기다려줬으며 그 결과 2020년 8914억위안(1367억달러)로 동기 대비 3.8% 성장하였고, 순이익 646억위안(99억달러)으로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사실 이 성장세는 화웨이 치고는 특별히 높은 편은 아니다. 2019년, 화웨이는 14% 성장한 바 있다. 칼 송 사장은 이에 대해 “3번의 제재가 타격을 입힌 것이 사실이다”라며 2020년의 낮은 성장세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화웨이는 “미국의 강점은 소프트웨어, 생산, 칩셋 제조이며 중국 업체들도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는데, 하나의 생태계가 만들어지려면 국가 간 협력이 필요하다”며 현재 화웨이 제재로 인해 중국에서의 반도체 칩셋 제공을 위해 많은 초기 투입량을 보장해야 하는데, 이경우 칩셋 가격이 30~65% 상승해 결국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즉, 상생과 협력으로 수급 문제를 돌파할 계획이지만, 무역 제재 역시 풀리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R&D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하고 있다. 화웨이는 매년 10% 이상의 매출액을 R&D에 투자 중이다. 특히 2020년에는 15% 수준까지 도달했다. 2020년 투자액은 총 1419억위안(약 218억달러)으로, 연간 수입의 약 15.9%를 사용했다. 지난 10년 간 누적 R&D비용은 7200억위안(약 1100억달러)에 달하며, EU의 2020년 산업 R&D 순위에서 3위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한국에서, 한국을 위해

손루원 한국 화웨이 CEO는 국내 업체들과의 협업을 강조했다. 한국에서 화웨이 누적 매출은 370억달러에 달하며, 통신사 외에도 다양한 기업과 협업 중이다. 특히 정부의 디지털 뉴딜과 함께 산업을 진행하려고 하고 있다. 또한, 통신사, 기업, 고객 등 3가지 영역에서 엔드투엔드 제품과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단말기 서비스 부문에서는 1+8+N 비즈니스 전략을 강화 중이다. 1은 스마트폰 등의 소비자 단말기, 8은 웨어러블 제품을, 나머지는 PC 등을 의미한다. 미국 제재가 풀리기 이전까지는 스마트폰보다는 웨어러블과 통신 장비에 집중할 것으로 밝히고 있다. 웨어러블의 경우 첨단 반도체가 필요하지 않다. 또한, 통신장비에 들어가는 반도체의 경우 문제없이 수급이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지적재산권 보호

화웨이는 5G 관련 최다 특허 보유 기업 중 하나다. 2020년말 10만 건 이상의 유효 특허를 갖고 있으며, 90% 이상이 발명 특허다. 5G 특허의 경우 현재 특허를 사용 중인 삼성과 애플 등과 특허 비용을 정산해야 하는데, 몇 기업은 협의 완료, 몇 기업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화웨이는 지적재산권, 특히 5G 특허 관련 비용을 투명하게 공개해 5G의 원가의 투명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사이버 보안 문제는 없는가

왼쪽부터 이준호 전무, 손루원 대표, 임연하 부사장, 화면 속 칼 송 사장


이어진 Q&A에서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보안 문제에 대한 화웨이의 입장을 밝혔다. 이 부분의 답변은 국내 사이버보안 전문가이자 한국 화웨이 CSO로 재직 중인 이준호 전무와 칼 송 사장이 모두 답변했다.

이준호 전무는 “화웨이에는 2300명 이상의 보안전담 인력들과 세계 각국의 CSO들이 일하고 있는 글로벌 보안조직이 있으며, 이 조직의 수장은 영국 MI6 CIO 출신의 존 서포크(John Suffolk)”라고 밝혔다.

이 전무에 따르면, MI6는 미국의 CIA나 우리나라의 국정원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존 서포크는 2011년에 글로벌 보안 및 개인정보보호책임자(GSPO)로 화웨이에 합류했다. 존 서포크는 화웨이에 어떤 마음으로 조인했는지 묻는 질문에 “내 조국 영국에 화웨이의 장비가 들어오는 걸 멈출 수 없다면, 내가 직접 회사에 들어가 보안에 문제가 없도록 체계를 직접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답변했다고 이 전무는 전했다.

이 전무는 “백도어는 중국을 포함 모든 나라들의 문제”라며 현 시점에서 화웨이의 백도어 문제가 부각되는 건 정치적인 문제가 더 크다고 밝혔다. 특히 “엔지니어링 관점에서 볼 때 모든 화웨이 제품에 백도어를 탑재한다면 이렇게 싼 가격에 제품을 제공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밝히며 “짧은 시간 내 완전한 기술적 증명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칼 송 사장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화웨이 제재 이유의 증거를 말하지 않았다”며 제재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통신장비를 제공하는 업체의 국가들과 백도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협약을 할 의향도 있다”며, “통신 장비를 판매하는 화웨이가 백도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자살 행위와 같다”고 백도어 의혹을 부인했다. 즉, 화웨이나 미국 정부 모두 백도어에 대한 기술적 증명은 불가능하다고 밝힌 셈이다.

화웨이는 보안 이슈 해소를 위한 노력으로 공통평가기준(CC), 네트워크장비보안보증제도(NESAS) 등의 보안인증을 취득했다. CC인증 테스트 12개 항목에서는 다른 업체보다 9개 항목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화웨이는 매년 R&D 비용의 5%를 사이버 보안에 투자하고, 제품 출시 전 보안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GSPO가 신제품의 론칭을 즉시 거부할 수 있는 권리 제도(NO-GO)도 시행 중이다. 작년에는 15개의 제품에 대해 NO-GO 권리가 시행 됐다.

화웨이는 국영 기업이 아닌가

화웨이는 중국 정부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 이에 대해 칼 송 사장은 “화웨이와 중국 정부와 관계는 한국과 삼성의 관계와 별 다름없다”며, 화웨이는 100% 민영 회사라고 밝혔다. 또한 화웨이 지분의 0.9%만을 런 정페이(Rén Zhèngfēi) 창업자가 갖고 있으며, 나머지 지분은 모두 직원들에게 제공했으며, 이사회는 100명이 한표씩을 의결하는 구조로 설정돼 있으므로 정부는 화웨이의 비즈니스 컨트롤을 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화웨이의 미래 전략

화웨이의 전략을 요약하면, 통신장비와 그에 따른 솔루션 제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통신장비와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제공을 위해 부품 수급을 해야 하는데, 이 부품 수급을 미국에 의존하지 않고 한국, 유럽 등 여러 국가의 기업들과 함께 연구해 스스로 헤쳐나가겠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화웨이는 R&D 비용을 점차 늘려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고, 5G에서 나오는 여러 파생 서비스, AI나 자동차 부품 등에서도 성장 동력을 키울 것으로 발표하고 있다. 전 세계 판매량 1위를 위협하던 스마트폰은 부품 수급 문제로 인해 현재 주력 산업부에서 밀려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 화웨이의 경우 국내에 협력 파트너를 보유하고 있으며, 손루원 대표는 임기를 마치기 이전 국내 R&D 센터 구축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