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라인 부족에 발 동동 구르는 ‘차량용 반도체 기업’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세계 자동차 시장에 큰 타격을 입혔다. 현대차는 울산공장을 중단했으며, 쌍용자동차도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그래도 한국 사정은 나은 편”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폭스바겐은 1분기 생산량을 10만대 감축했으며, 제너럴모터스도 지난 달 24일 감산을 발표했다. 당시 발표에 따르면, 2021년 연간 이익은 지난해에 비해 2조 3000억원 감소할 전망이다. 아우디, 닛산, 혼다 등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해 줄줄이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의 핵심은 ‘MCU’

일반적으로 차량 한 대에는 200개 이상의 반도체가 탑재된다. 하나의 부품이라도 빠지면 차량을 완성할 수 없다. 차량용 반도체의 종류는 크게 ▲구동계(Driver) IC ▲파워 IC ▲센서 ▲MCU로 나눌 수 있다. 그 중에서도 MCU(Micro Controller Unit)는 자동차의 두뇌와 같은 역할을 하며, 자동차 내 모든 전장에 적용된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균형의 주원인은 MCU칩이다. 차량용 반도체 제조업체 NXP 관계자는 “반도체는 단기간에 생산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니다”라며 “인포테인먼트 등의 반도체는 우리가 다룰 수 있지만, MCU 부문에서는 생산이 늦어져 큰 타격을 가져올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주요 차량용 반도체 생산업체의 이야기도 비슷하다. 한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수요가 늘었는데, 이는 자동차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며 “그간 재고를 많이 들여놓지 않았는데, 4~6개월 정도 예상 생산일자가 늦어지면서 수급난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TSMC의 역할이 관건

사실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이 자체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인피니언의 경우, 전력반도체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자체생산이 가능하다. 그러나 MCU는 외주생산이 많다.  KDB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MCU 생산량의 70%가 대만 TSMC사 파운드리에서 제조된다.

차량용 MCU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에는 생산 시 지정된 차량용 스펙(Automotive Qualification)을 고려해야 한다. 자동차 기술이 복잡할 뿐더러 여러 기능이 점차 추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람의 생명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무작정 MCU 생산라인을 증설한다고 해서 바로 부품을 적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삼성전자가 그간 주력하지 않고 있던 차량용 MCU 생산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결국, 차량용 MCU 수급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TSMC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TSMC 측은 이 같은 업계 목소리에 대해 “추가적인 답변을 드리기는 어렵지만, 용량 지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동차 고객과 긴밀히 협업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지난 1월 14일 진행된 2020년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에서 C.C 웨이 TSMC CEO는 “2020년 3분기에만 해도 고객들의 자동차 수요는 줄어들고 있었는데, 4분기에 급격하게 회복세를 보였다”며 “하지만 2020년 내내 다른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자동차 공급망에는 주력하지 못했는데, 자동차 공급망 수요가 반등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확연히 드러났다”고 전한 바 있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는 12일 삼성전자와 제너럴모터스를 비롯한 관련 기업과 반도체 부족 대응 방안 회의를 열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 주도권 확보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고 해석하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 youme@byline.network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