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아이폰의 세번째 버전인 아이폰 3GS가 등장할 때까지 프리미엄 피처폰인 뉴초콜릿이나 프라다폰2 등을 선보이고 있었다.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었는데, 롤리팝 폰은 전국적인 히트를 하기도 했다. 다만 초콜릿폰이나 프라다폰 등은 풀 터치가 가능한 피처폰으로, 스마트폰과 비슷한 외형을 갖고 있어 비교적 스마트폰으로의 빠른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그런 일은 없었다.

뉴 초콜릿폰

프라다폰 2

롤리팝 2

노키아, 윈도폰, LG, 삼성전자까지 모두 아이폰 인기에 대응을 못 하고 있던 당시, LG전자도 손을 놓고 있던 것은 아니다. 2010년대 초창기부터 스마트폰을 내놓긴 했다. 초기 등장한 LG 스마트폰은 옵티머스 Q나 Z 등으로, 시장의 큰 반응을 이끌어내진 못했다. 또한 쉽고 편한 갤럭시나 아이폰에 비해 옵티머스나 베가 등의 이름은 직관적인 이해는 어려웠다.


제품의 흥행과는 별개로 옵티머스 2X의 광고가 눈길을 끌었다. 듀얼코어 CPU를 최초로 탑재했다는 의미로 2개의 칩을 탑재한 듯한 광고를 사용했는데, 듀얼코어에 대한 이해가 적은 상황에서 적절한 광고였다. 사실 듀얼코어나 쿼드코어 모두 칩셋은 하나다. 이후 쿼드코어 제품의 이름은 옵티머스 4X가 된다.

옵티머스 II LTE


옵티머스 LTE II 부터는 LG폰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옵티머스 4X의 LTE 지원 모델로, 초창기부터 LTE를 지원하기 시작했으며, 1GB에 불과한 다른 제조사들과 달리 2GB의 램을 채용하며 많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프라다폰의 직각 디자인을 계승한 멋진 디자인이 좋은 평가를 이끌었다. 인터페이스 역시 쿠키폰에서 사용하던 피처폰 천용 터치 인터페이스를 버리고 LG UX 1.0을 채택했다.

옵티머스 G

쿼드비트

‘회장님폰’으로 불리던 옵티머스 G부터 LG폰은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이때부터 LG 스마트폰의 전성기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드디어 LG 스마트폰을 본궤도에 올렸다는 평을 받은 옵티머스 G는 당시 LG그룹 회장의 이름을 따 구본무폰으로 불렸다. 매우 얇은 G2 터치 하이브리드 터치스크린, 퀄컴 스냅드래곤 S4 Pro(쿼드코어), 1300만화소 카메라 등으로 많은 주목을 받은 바 있으며, Q메모, Q보이스,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Q슬라이드, 활자를 인식해 보여주는 Q트랜스레이터 등 소프트웨어 면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결국 옵티머스 G는 미국 컨슈머리포트 2012 베스트 스마트폰에 선정됐다. 갤럭시 S III나 아이폰 5를 제친 결과다. 옵티머스 G의 하드웨어는 구글이 설계하는 스마트폰 넥서스 4에 동일하게 사용되기도 했다. 해상도를 높인 옵티머스 G Pro와 같은 파생 모델도 출시됐으며, 다소 어려운 옵티머스 네이밍을 버리고 LG G2로 2세대 네이밍이 정해지는 계기가 된다. 번들 이어폰의 황제였던 쿼드비트도 옵티머스 G5부터 제공됐다.

옵티머스 Vu 2

비슷한 시기 옵티머스 뷰, 뷰2도 등장했었는데, 스마트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4:3 해상도를 탑재한 제품이었다. 스마트폰의 크기(5인치)지만 아이패드와 동일한 화면비를 탑재하며,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동시에 쓰고 싶은 사용자들이 사용했다. 문제는 다른 안드로이드 앱들이 이 해상도를 지원하지 않고, 안드로이드 태블릿 앱은 전무하다시피 한 시기였으므로 앱 호환이 거의 안 되던 문제가 발생했다. 해외에서는 최악의 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갤럭시 라운드

LG G Flex

2014년에는 커브드 스크린을 탑재한 G 플렉스가 출시됐다. 커브드 스크린 제품은 삼성전자가 먼저 갤럭시 라운드로 데뷔시켰지만, 위아래로 구부러진 G 플렉스의 사용성이 더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세로로 통화를 할 때 더 편리하다는 평가였다.

LG G5


모듈식으로 출시된 LG Friends

Hi-Fi Plus with B&O PLAY

사실상 LG폰 기술력의 정점은 G5였다. 최초의 모듈형 제품이며, 하단을 분리한 다음 카메라 셔터, 하이파이, 360 카메라, VR HMD 모듈 등을 부착해 사용할 수 있었다. 이중 뱅앤올룹슨과 함께 제작한 하이파이 플러스는 가성비 최고의 DAC으로 평가받았다. 스마트폰을 고음질 음원 플레이어인 DAP로 만들어주는 모듈이다. 외관 면에서도 패밀리룩을 계승하면서 모던한 형태를 하고 있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또한, 다른 제조사와 달리 멀티 카메라의 서막을 열었던 제품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모듈이 G6와 호환되지 않는다는 발표로 인해 초반의 관심은 빠르게 수그러든다.

LG G6 ThinQ

G시리즈는 G6를 기점으로 완전히 동력을 잃어버린 상태가 된다. 인공지능을 강조하려 ThinQ의 이름을 달았지만 인공지능에서는 아마존이나 구글이, 스마트폰에서는 삼성과 애플이 앞서나가고 있었다. LG에게 남은 것은 백색가전뿐이다. 따라서 백색가전과의 연동 기능을 최대화하기 위해 제품명에도 ThinQ를 사용하게 된다. 옵티머스 이후로 제품명이 또다시 복잡해진 셈이다. G시리즈는 G7, G8에 이르기까지 자신감 없는 무난한 제품만을 나열했으며, 매번 소프트웨어 최적화가 문제가 됐다.

LG V20

대신 V시리즈가 착실하게 떠오르게 되는데, 화면, 음질, 카메라를 강조하는 모습으로 ‘사용하기 좋은 폰’과 같은 칭호를 얻었다. 멀티 카메라 탑재는 당시 전 제조사의 화두였지만 DAC 탑재의 경우 LG보다 과감한 결정을 하는 곳은 드물었다. V10부터 듀얼 DAC을 과감하게 탑재해 DAP에 준하는 음질을 들려준다는 평을 받았으며 V20부터는 쿼드 DAC을 탑재하기에 이른다. 사실상 스마트폰이 DAP를 대체하기 시작한 물건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DAC은 음원의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로 변환해주는 장치로, 수가 늘어나면 각자 잡음을 잡아내고 그 평균값을 낸 뒤 잡음이 가장 적은 음원 값을 만들어주는 장치다.

추후 G시리즈도 DAC과 멀티카메라를 탑재하고, V시리즈도 AI ThinQ 기능을 적극 탑재하며 두 제품간의 차이가 사라진다.

LG VELVET

LG WING

LG의 스마트폰 사업부(MC사업부)는 계속해서 적자를 내고 있었는데, 타계책으로 벨벳, 듀얼스크린, 윙을 시도했다가 대부분의 시도가 실패하는 처참한 결과를 안게 된다.

LG는 이후 CES에서 롤러블 폰 티저를 공개하며 많은 기대를 받았다. LG는 이미 롤러블 TV를 선보여 대호평을 받은 바 있다. 유사한 아이디어로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다면, 폴더블 폰보다 더 편리하며 완전한 디자인이 출시될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LG는 스마트폰용 롤러블 OLED를 만들지는 않으므로 수익성 측면에서 불리한 경향이 있었으며, 몇 년에 걸친 MC사업부의 적자로 인해 자신감을 잃은 상태였다.

LG가 사라지면 국내 스마트폰은 갤럭시와 아이폰밖에 남지 않게 된다. 두 브랜드는 저가 라인업도 갖추고 있긴 하지만 선택권이 줄어든다는 건 아쉬운 결정이다. 그러나 LG 역시 계속 사업을 이어가기란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 선택을 존중하며 마지막 인사를 전한다. 굿바이 LG 폰.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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