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AR) 글래스들이 하나둘 시장에 나올 채비를 마무리하고 있다.

“오케이 구글!” 한마디로 멋지게 작동되며 AR 글래스의 멋진 시조새가 될 뻔했던 구글의 ‘구글 글래스’는 사생활 침해 우려 때문에(어쩌면 디자인마저 별로여서?) 결국 개인의 손에 닿지 못했다. 산업 현장에서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AR 글래스를 만들겠다는 업계의 ‘시도’가 꺾이지는 않았다. 스마트폰을 ‘들여다 봐야만’ 했던 환경은 AR 글래스를 쓰면 획기적으로 바뀐다. 아무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바로 시야에 보이는 내 주변이 모두 스마트폰 화면으로 바뀌는 것이다. 게다가 AR 환경까지 연결된다면!

지난 2019년 아마존이 먼저 ‘에코 프레임’이란 제품을 내놨다. 겉보기론 그냥 평범한 안경이다(영화를 많이 봐서일까, 왠지 알려지면 안 되는 안보관련 ‘요원’이 쓰는 것 같은 검은 뿔테처럼 느껴지긴 한다). 하지만 그럴 리가. 마이크와 스피커가 내장돼 있다. 아마존의 인공지능(AI) 비서 알렉사(Alexa)와 연동된다. 스마트폰 없어도 안경만 쓰고 있다면 알렉사를 통해 음악을 켜고 일정도 확인하고 비우고 나온 집 관리도 가능하다. 그러나 AR 디지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장치까지는 아니었다. 스마트 글래스 정도였던 것.

페이스북은 내년쯤 AR 글래스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출처=레딧)


페이스북이 내놓겠다는 AR 글래스는 현재까지 알려진 대로는 아마존 에코 프레임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글래스가 ‘생각을 읽게 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만큼 기대가 크다.

페이스북 리얼리티 랩(Facebook Reality Labs) 수석 과학자 마이클 어배쉬는 이렇게 말했다. “AR이 진정한 유비쿼터스(ubiquitous)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원활하면서도 상시 활용 가능한 기술이 필요합니다. 즉, 이용하기가 매우 직관적이어서 몸의 일부가 되는 수준이 되어야 하죠””

페이스북은 그래서 생각하는 것이 바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지름길(기술)을 찾는 중이다. 말하자면 사용자가 하루종일 쓰고 있을 AR 글래스가 생각을 읽는 것처럼 원하는 작동을 수행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2년 전 전기 근육 신호를 이용해 가상의 손을 제어하는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CTRL-랩스(CTRL-Labs)를 인수했다. CTRL 랩스는 센서가 가득찬 손목밴드야말로 기존의 마우스와 키보드 설정, 터치스크린, 어떤 형태의 물리적 장치도 필요 없이 기계와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해 왔던 업체다. 페이스북은 손목밴드와 글래스 두 가지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글래스만 쓰고 사용자들이 현실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오갈 수 있도록 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어디에 있든 상관없이 상황에 맞게 인식되는 AI를 통해 주변 세계를 탐색하고 다양한 정보도 얻을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은 사라질 것이라고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말한 적이 있다(그럼 글래스 쓰고 페북 하게 되나?).


완전한 형태의 AR 글래스를 보려면 시간은 좀 걸릴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뇌, 척수와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단계의 HCI를 구현해야 하니까. 페이스북은 올해 중간 단계로 에실로 룩소티카의 레이밴 브랜드와 제휴, 일부 기능을 장착한 글래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AR 기능은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존 행크 나이언틱 최고경영자(CEO)가 트윗으로 AR 글래스로 추정되는 제품의 일부를 공개했다.

좀 더 빠르게는 나이언틱(Niantic)의 AR 글래스가 선보일 것 같다. 존 행크 나이언틱 CEO는 지난달 트위터를 통해 AR 글래스가 개발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쪽 면만 보인 글래스엔 스피커가 달려 있고 나이언틱의 로고가 쓰여 있다. 행크 CEO는 이와 함께 AR OS 엔지니어링 부문을 이끌 사람을 뽑겠다고도 밝혔다.

애플도 이르면 내년 AR 헤드셋을 먼저 선보이고 이후 AR 글래스를 내놓을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먼저 선을 보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PC맥은 애플이 오는 6월7일(현지시간)부터 11일까지 열리는 연례 행사인 세계개발자대회(WWDC) 예고를 했는데, 세 장의 이미지(영상)에서 사람들은 맥북을 경외하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고 또 기본적으로 다 안경을 쓰고 있다면서 WWDC에서 AR 글래스가 공개될 것이란 ‘합리적 추론’을 했다.

오는 6월7일(현지시간)부터 열리는 애플 세계개발자대회(WWDC) 예고. 글래스를 쓴 사람이 맥북을 경외하듯 쳐다보고 있다.

애플 분석가로 유명한 밍치 궈는 내년까지 애플이 소니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AR-VR 헤드셋으로 기술 분야에 첫 진출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궈는 제품 가격을 약 1000달러로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과 페이스북, 나이언틱의 사례를 간략히 소개하면서 이 밖에도 스냅챗의 모회사 스냅이 ‘스펙터클’이란 이름으로 카메라가 달려 있는 AR 글래스를 개발 중이며, 알파벳도 지금은 기업 고객을 주 대상으로 하고는 있지만 다시 구글 글래스를 개인용으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윤경 선임기자> s914@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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