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Non-Fungible Token이 세상을 달구고 있다.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는 의미다. NFT 자체가 코인의 이름은 아니며, 토큰의 종류 중 하나다.

다른 암호화폐나 토큰은 대체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은 하드포크를 통해 비트코인 캐시로 전환된 사례가 있다. 원래의 비트코인에서 프로토콜 업그레이드를 위해 분기해 나가는 것을 포크(fork)라고 부른다. 하드 포크된 이후에는 원래의 암호화폐와는 무관하게 움직인다. 이더리움 역시 해킹 사태를 겪고 하드 포크를 한 이후 현재의 이더리움이 됐으며, 기존에 있던 이더리움은 이더리움 클래식으로 부른다. 즉, 이더리움이 하드포크를 한 후 이더리움의 이름을 가지며 대체됐고, 하드포크되지 않은 원래의 이더리움 블록체인은 이더리움 클래식이 됐다.

NFT는 다른 토큰들과 마찬가지로 이더리움 위에서 돌아가는 토큰이다. 그런데 하나하나가 모두 식별번호가 다르다. 따라서 다른 코인과 바꿀 수는 있지만 A로 불리는 NFT 1개가 다른 B NFT로 교체될 수는 없다.

이 NFT에 작품 ‘C’의 소유권을 기록한다고 해보자. 그렇다면 C의 소유권이 한 토큰에 기록될 것이다. 이후에는 C를 복사한 파일인 C’ 파일을 NFT에 올려봤자 먼저 기록된 C의 소유권이 NFT에 남아있다. 따라서 소유권을 훔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예술가들이 주로 NFT에 디지털 작품의 소유권을 업로드해 판매하는 것이다.

NFT로 소유권을 판매하는 이유는 이 작품들이 디지털 파일이기 때문이다. 실물이 있는 회화 작품과 달리 디지털 파일들은 완전히 동일하게 복사할 수 있다. 따라서 소유권을 주장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저작자는 특정 디지털 작품을 공개하기 전 NFT에 올려 진품에 대한 확인을 받고, 이를 NFT 플랫폼에서 거래하면 소유자 이전이 완벽하게 끝나는 셈이다.

NFT는 초창기 게임에서 사용됐다. 크립토 키티 게임은 가상의 고양이를 꾸미는 게임으로, NFT의 강점을 살려 어떤 고양이도 똑 같은 모습을 할 수 없게 설정했다. 어떤 고양이(크립토키티 드래곤)은 600ETH의 가격을 기록하기도 했는데, 현재 시세로 치면 11억원이 넘는다.

귀하신 몸이다

실제로 입양할 수 있는 고양이의 가격을 아득히 뛰어넘은 것이다. 국내에서는 카카오의 자회사 그라운드 X가 클레이(KLAY)를 출시할 때 크립토 키티와유사한 개념의 크립토 드래곤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각 NFT는 각 작품의 소유권을 증명할 수 있다. 따라서 많은 예술가나 지적재산권을 가진 업체들이 NFT를 활용 중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비플, 뉴욕타임즈의 칼럼, 농구선수 카드, 그라임스의 뮤직비디오, 잭 도시의 첫 트윗 등이 있다.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Beeple, 본명 마이클 윈클먼, Mike Winkelmann)은 자신의 작품 ‘Everydays-The First 5000 Days’의 소유권을 NFT에 올려 경매했으며, 이것은 6930만달러, 약 785억원에 거래된 바 있다. 비플은 이 거래로 인해 제프 쿤스, 데이빗 호크니에 이어 생존작가 중 세번째로 비싼 경매 기록을 갖게 됐다.


여러분이 보는 것은 785억원짜리 작품입니다

뉴욕타임즈는 NFT에 칼럼 하나를 올리고 ‘이 칼럼을 블록체인으로 구매하자(Buy This Column on the Blockchain!)’는 기사를 올려 경매를 진행했고 56만달러(약 6억3300만원)에 판매에 성공했다.

왠지 이런 행렬에 빠지면 안 될 것 같은 뱅크시의 작품 ‘Morons(바보들이란 뜻이다)’도 NFT에 올랐다. 그런데 뱅크시 본인이 올린 것이 아니었다. 뱅크시의 이 작품은 그림을 거래하는 경매장을 그려놓은 작품인데, 그림 안에 “이 쓰레기를 사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문장을 적어놓았다. 엄연히 실물이 있는 회화 작품이다.

이 작품은 경매에서 10만달러(1억 1310만원)에 팔렸는데, 문제는 이 작품을 구매한 이들이 유튜브 계정을 만들고 이 작품을 태워버리는 과정을 영상으로 공개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태우는 과정의 영상 소유권을 NFT에 올려 경매를 진행했고, 228.69ETH에 낙찰됐다. 당시 가격으로 한화 약 4억3천만원 정도의 소득이다.

YouTube video

BurntBansky가 Morons를 태워버린 이유는 “디지털화한 작품과 실물이 둘 다 존재한다면 작품 가치는 실물에 있지만, 실물을 없애버리면 진품의 가치는 NFT가 가진다”며 NFT 내에서의 소유권을 인정받기 위해 실물을 태워버렸다고 했다. 이 금액은 모두 자선단체에 기부된다고도 밝혔다. 구매자들은 뱅크시다운 작품을 뱅크시답게 처리해버렸다.

트위터의 창업자인 잭 도시는 자신의 첫 트윗, 그러니까 트위터 플랫폼 전체 중 가장 첫 트윗인 ‘트위터 설정 중(just setting up my twttr)’이라는 트윗 소유권을 NFT에 올려 경매를 진행했고, 약 290만달러(약 32억7000만원)에 판매에 성공했다. 잭 도시는 이 금액을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아프리카 사람들을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NFT는 예술작품이나 특정 콘텐츠 외에도 게임, 음원 등의 저작권 구매에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게임의 아이템을 게이머들이 구매하면, 아이템 소유권을 구매하는 것 같지만 실은 아이템의 특정 기간 동안(영구적 혹은 일시적) 사용권을 구매하는 것에 가깝다. 음원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만약 게임 회사가 아이템 판매를 NFT로 한다고 가정하면, 해당 아이템은 다른 아이템과 구별할 수 없는 자신만의 아이템이 되며 영원히 소유할 수 있게 된다. 게임 회사는 물론 이러한 아이템을 팔기 위해서는 동일한 모양이 아닌 각각 다른 형태의 아이템을 판매해야 소비자들의 납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는 음원 저작권을 개인에게 판매하는 ‘뮤직카우’와 같은 사이트가 있다. 원저작자가 저작권을 파는 경우 나눠서 구매할 수 있는 사이트인데, 이 저작권은 저작권협회의 보호를 받는다. 따라서 원 저작자처럼 저작권을 구매하는 사람이 노래방, 음원 사이트 등에서 저작권 관련 수익이 발생할 때 정산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만약 저작권협회가 불의의 사고로 인해 모든 데이터를 날렸다고 가정해보자(물론 그럴 가능성은 없다). 그렇다면 이들이 구매한 저작권도 함께 사라지게 된다. 반대로 특정 음악 ‘B’를 NFT에 올려 저작권을 판매했다고 가정한다면 저작권협회가 사라질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이러한 방식은 저작권을 타인이 사용했을 때 저작권 수익을 보장받지 못하므로 특별한 매력은 없다.


NFT는 환상적인 개념 같지만 사실 약점도 있다. NFT에 올리는 것은 작품의 소유권이지 원본 디지털 파일이 아니다. 원본 파일은 저 위의 비플 작품처럼 똑같이 복사할 수 있다. 만약 비플 작품 인수자가 소유권을 행사하기 위해 저 파일을 사용할 때마다 돈을 내라고 한다고 치자. 그러나 NFT 자체가 현행법 개념에 들어맞지 않으므로 소유권자는 법의 보호를 받기 어렵다.

그러나 아티스트, 칼럼니스트 등 모든 종류의 창작을 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수익 창출 방식이 생겨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다만, NFT 거품론이 대두하고 가격이 지나치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자들의 디지털 카지노’라는 오명을 받기에도 적합한 토큰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