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물류에서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사용하면 좋은 것은 해운업계 관계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물류의 오랜 숙제인 ‘가시성(Visibility)’을 개선할 수 있게 된다. 사물인터넷이라면 종전 EDI(Electronic Data Interchange) 기반의 사람이 일일이 수기로 상황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환경에서는 확보하지 못했던 ‘실시간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이라면 항구부터 항구까지의 제한된 트래킹만 가능한 위성 데이터 기반 AIS(Automatic Identification System)의 한계도 넘어설 수 있다. 해상을 넘어서 육상의 도어투도어 트래킹이 가능하다. 단순 위치 정보뿐만 아니라 온도, 습도, 진동, 컨테이너 개폐 여부 등 ‘화물상태’ 모니터링도 함께할 수 있다.

하지만 사물인터넷 기술은 국내 해운업계에 널리 퍼지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효율’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사물인터넷 단말기를 컨테이너에 붙이는 것은 공짜가 아니다. 꽤나 많은 비용이 든다.

화주사의 가시성에 대한 니즈가 충분한 것은 업계 관계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해운선사가 사물인터넷 기술에 대한 비용을 선제 투자해서 화주 영업으로 비용 이상의 효율을 만들 수 있을지 확신은 충분치 않다.

남성해운의 도전

대한민국의 중견 선사 남성해운이 사물인터넷의 불확실성을 개척하는 도전에 나섰다. 자사 컨테이너 196대(11일 기준)에 사물인터넷 단말기를 부착하고 데이터 기반 운영 효율을 검증하는 테스트를 지난 1월 18일 시작한 것.

사물인터넷 단말기 개발사 ‘에스위너스’, 수출입 물류 플랫폼 ‘밸류링크유’가 남성해운의 파트너사로 함께한다. 에스위너스는 남성해운 컨테이너에 부착하는 사물인터넷 단말기를 개발, 제공한다. 밸류링크유는 단말기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트래킹 및 분석 시스템을 남성해운에 제공한다. 남성해운은 실단에서 사물인터넷 데이터를 활용한 운영 효율성을 검증한다. 3사는 이번 프로젝트 기간 동안 사물인터넷 단말기를 장착한 컨테이너 규모를 총 350대까지 확장, 운영할 계획이다.


남성해운은 이번 프로젝트로 ‘무브먼트 자동화’의 현실화를 기대한다. 여기서 무브먼트라고 하면 선박 입출항, 화물 반출 등의 구간별 이벤트를 말한다. 기존에는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일일이 사람이 해당 상황을 수작업으로 시스템에 기록해야 했다. 하지만 사물인터넷 적용 이후에는 이벤트 기록 과정을 자동화함으로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남성해운측 판단이다.

남성해운은 컨테이너 자산관리 효율화 측면에서도 사물인터넷이 활용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 남성해운은 중국 등지에 오랫동안 머물고 있는 컨테이너를 사물인터넷 알람 기능을 통해서 적시에 발견하고 종국에는 컨테이너 회전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정휘석 남성해운 플랫폼 영업팀장은 지난 1월 프로젝트 운영 개시 이후 가시적인 성과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선사는 사물인터넷 도입 이후 무브먼트 자동화 측면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며 “이 외에도 향후 사물인터넷 도입이 확대된다면 비저빌리티 도어투도어 가시성을 영업 측면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한계를 넘어서

3사의 사물인터넷 프로젝트는 이제 막 시작점이다. 현재는 물류 프로세스 각 구간 전환 상황의 무브먼트 자동화가 적용되지는 않았다. 무브먼트 자동화를 목표로 데이터를 축적하면서 운영 효율을 고도화 하는 단계다.

테스트 과정에서 개선 사항 또한 발견되고 있다. 예컨대 특정 지오펜스(지리적 영역에 대한 가상 경계)나 상황에서 사물인터넷 정보 수신 정확도가 떨어지거나 통신이 단절되는 등의 이슈가 발생하고 있다. 사물인터넷 또한 통신 장비이기 때문에 근처에 기지국이 없는 지역을 지난다면 데이터의 단절은 발생하기도 한다.

문제를 일부 해결하기 위해서 사물인터넷 데이터 제공 측인 밸류링크유는 AIS 데이터를 병행하는 방식을 시스템에 사용한다. 사물인터넷 단말기에 데이터를 임시 저장해놨다가 통신이 재연결되는 지역으로 가면 데이터가 재연결되는 식이다. 해상운송 상황에서는 사물인터넷의 데이터 수집이 끊기는 구간에서 AIS를 병행 사용하여 데이터를 수집한다.


채용재 밸류링크유 빅데이터 분석팀장은 “해상구간에서 다단 적재되거나 언더덱(선창내에 적재된 화물) 상황에서 통신 수신이 끊기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어서 개선이 필요하다”며 “선사, 대리점, 터미널, 운영업자 간 책임간 역할에 대해서도 정비가 필요하다. 현재는 선사 위주로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 향후 터미널 운영사 등 더 많은 참가자들이 프로젝트에 함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더 많은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 검증 또한 필요하다. 예를 들어서 크레인에서 야드에 있는 트럭으로 컨테이너가 적재되는 상황에서의 ‘진동’은 어느 정도인지와 같은 특정 상황에 대한 데이터의 수치를 정립해야 한다. 그래야 상황에 따른 데이터 리포트의 정밀도를 높일 수 있다.

사물인터넷 단말기의 배터리 지속시간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 남성해운이 테스트하는 운송구간은 전체 사이클이 60일 이내 마무리되는 구간이 대부분이라 당장의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향후 극동이나 남미 항로를 운항한다면 늘어나는 운항시간에 맞춰 단말기 배터리 시간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채 팀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컨테이너 무브먼트라고 표현하는 ‘이벤트’ 정보가 발생했을 때 수기 데이터가 아닌 사물인터넷 데이터를 자동 생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부가적으로 화물 품질이나 보안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는 온도, 습도, 진동, 도어 개폐 여부 등 센서 정보를 받을 수 있어 엔드투엔드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항구의 상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은 개발하고 있는데, 추후 항구별 전체 선박 대비 자사선 비중, 요일별 기항 분포 등을 시스템에서 보여줄 예정이다. 항구 혼잡도나 특정 요일에 특정 항구에 선박이 집중되는지 확인하여 운영 효율화에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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