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사이언티스트를 꿈꾸는 신한은행 영업점 직원들
코로나19는 은행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면 접촉이 꺼려지면서 지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줄었고, 인터넷뱅킹 사용이 늘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인터넷·모바일 뱅킹 등록고객 수는 1억6479만 명으로 전년 말 대비 3.5% 증가했다. 같은 시기 인터넷·모바일 뱅킹 이용 건수는 일평균 2억813만 건으로 25.5% 늘어났다.
일반적으로 지점에서는 방문 고객에게 맞춤형 상담, 금융상품 추천 등을 한다. 이를 통해 주거래 고객을 포섭할 수 있고, 다른 금융상품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 비대면 시대에 디지털 뱅킹도 중요하지만, 지점 방문 고객이 줄어드는 것은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 때문에 디지털 전환에 맞춰 은행의 영업도 달라져야 한다.
신한은행은 지점을 방문하지 않는 고객들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 9월 전담 부서인 디지털영업부를 신설했다. 디지털영업부는 최근 2년 내 영업점을 방문한 이력이 없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전담직원이 맞춤형 금융컨설팅을 제공한다. 디지털영업부가 어떻게, 그리고 왜 디지털 고객들을 공략하고 있는지 김태선 신한은행 디지털영업부 부장에게 물어봤다.
디지털영업부는 비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데이터 분석을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하는 영업점이다. 지난해 9월 개점한 이후, 올해 2월 디지털영업 2, 3부를 추가 개점했다. 서울 중부, 강남, 북부 등 9개 지역본부 소속 영업점 고객 가운데 최근 1년간 영업점을 방문한 적이 없는 약 78만 여명의 자산관리를 하고 있다.
고객은 신한은행 뱅킹 앱 쏠(SOL)의 ‘마이케어(My Care)’에서 맞춤 메시지, 금융 콘텐츠, 추천 상품, 금융 일정, 상담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김태선 부장은 “고객은 은행에 갈 필요가 없다”며 “마이케어를 통해 전담직원과의 일대일 상담을 포함한 대부분의 업무가 가능하고, 고객이 필요로 하기 전에 디지털영업부에서 먼저 고객을 케어 해드린다”고 설명했다.
디지털영업부는 비대면 채널의 한계를 넘기 위해 문자메시지나 푸쉬 메시지 등 전통적인 비대면 소통 수단뿐만 아니라 쪽지상담, 유튜브 동영상, 디지털데스크 화상상담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고 있다.
디지털영업부의 고객들은 모바일 활용도가 높다. 또 자발적으로 상품을 비교해 가입하고 혜택을 찾는다. 최근에는 이런 고객의 연령대가 40~50대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 신한은행 측의 설명이다.
김 부장은 “이 분들은 쏠이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드는 핵심 고객”이라며 “디지털영업부는 이러한 고객들의 금융서비스 접근성과 이용 편리성을 높이고 놓친 혜택이 없는지 다시 한 번 챙겨드리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쌓인 고객들의 거래내역, 디지털 행동 데이터(앱 로그), 자산 데이터, 오픈뱅킹 데이터 등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활용된다. 김 부장은 “예전에는 고객이 지점에 찾아왔을 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어봤지만, 이제는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필요한 것을 먼저 찾아 안내해드린다”고 말했다.
데이터는 디지털 영업부 직원들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지향하고 있는 근원이기도 하다. 김 부장은 “직원들은 데이터 분석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은행의 방대한 데이터를 심층 분석해 휴먼 터치 기반의 개인화 마케팅을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흥미로운 점은 디지털영업부는 신설한지 약 5개월 만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는 것이다. 케어고객 150% 증가, 수신 200% 증가, 여신 460% 증가했다. 이는 그동안 고객들의 디지털 니즈가 많았다는 것을 방증한다. 김 부장은 “은행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고객이 금융 니즈가 발생할 때 영업점과 동일한 수준의 종합금융상담과 휴먼터치 기반의 고객 서비스 강화가 필요하다고 봤다”고 전했다.
동시에 신한은행은 대면 점포 운영에 따른 비용을 절감하고, 기존 영업점 대비 소수의 인원으로 더 많은 고객과 계좌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하반기 부산, 호남 등 디지털영업부 두 곳을 추가 개점해 서비스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각 지역 본부별 특성에 맞는 마케팅을 추진하고 지역 본부 대면 영업점의 디지털 고객 케어와 마케팅 활동을 지원한다.
올해 디지털영업부는 고객과의 접점 범위를 넓히고 초개인화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 목표다. 김 부장은 “고객이 은행에 방문하지 않아도 전담 직원을 통해 금융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비대면 컨택을 늘려나갈 것”이라며 “디지털영업부만의 특화 상품과 마케팅 방식을 만들어 갈 것이며, 직원들의 데이터분석 역량 등 전문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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