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생산라인 증설하는 GM, 미소 짓는 LG화학
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이하 GM)가 전기자동차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두 번째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GM이 2040년까지 전기자동차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LG화학과 손잡고 배터리 생산라인을 증설한다”고 보도했다. 최종 정소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테네사주에 건설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세부사항은 2021년 상반기 중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전기차 사업 팔 걷는 미국, GM에겐 골든타임
GM은 ‘2020년 GM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통해 “전기자동차 생산을 위해 2025년까지 270억달러(한화 약 30조원)를 투자할 것이며, 인력도 3000명 가량 채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전기자동차 및 친환경 사업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다. 더 버지(The Verge), 월스트리트저널 등을 비롯한 외신에서도 이번 배터리 공장 설립과 관련해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 전기자동차 생산량 늘리기에 팔을 걷었다”고 말했다.
그 배경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친환경 정책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전기자동차 세제 혜택, 전기자동차 제공업체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 관련 공약을 다수 내세웠다. 이에 따라 친환경 사업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관련 시장도 확장되고 있다. GM 또한 이를 노리고 친환경 정책을 부랴부랴 마련하고 있다.
현재 미국 전기자동차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1위를 달리고 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 2월 미국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테슬라는 69%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현재 GM을 포함한 미국 자동차 빅3 기업이 적극적으로 전기자동차 사업에 투자하면서, 시장 구도가 바뀔 수도 있다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2020년까지만 해도 미국의 전기자동차 보급은 부진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미국 전기자동차 판매량은 29만대를 기록했으며, 2019년 대비 28.4% 하락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급격하게 시장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추후 시장점유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2025년에는 110만대, 2030년에는 400만대의 전기자동차를 미국 내에 보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LG화학, 미국 전기차 배터리 패권 쥐나
GM의 두 번째 배터리 공장 설립 소식이 전해지면서, LG화학의 주가도 상승했다. LG화학의 주가는 5일 최고가 92만 2000원을 기록했으며, 전일 대비 4.51% 상승한 90만 4000원으로 마감했다. LG화학이 미국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현재 배터리 시장에서 1, 2위를 달리고 있는 기업은 중국 CATL과 LG화학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에서 CATL은 24%, LG화학은 23.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 2월 24일(현지시각)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 배터리, 희토류, 의료품 4가지 공급망을 100일 동안 검토하라”며 행정명령을 내렸다. 그 목적이 중국 견제라는 의견이 우세한데, CATL 또한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기에 미국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함께 K배터리 기업으로서 미국 시장을 노리고 있던 SK이노베이션은 최근 LG와의 영업비밀 침해소송 공방전 끝에 패소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SK이노베이션에 대해 10년 간 수입 금지 명령을 내렸다. 10년 간 배터리 셀, 모듈 등의 부품을 미국에 수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존 고객사였던 포드, 폭스바겐에도 각각 4년, 2년 뒤면 제품 공급을 중단해야 한다. SK이노베이션과 거래가 중단된 기업은 다른 새로운 배터리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LG화학은 2012년 처음 미국 현지 공장을 설립했다. 이번에 GM 제2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게 되면 세계에 총 7개의 생산 기지를 확보하게 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인턴기자> youm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