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리프트 향한 월가의 관심, ‘코로나 대처법’ 통했나

우버와 리프트를 향한 월가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한때 이용률이 80%까지 급감했지만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향후 백신 공급이 실적에 호재로 작용하게 될 만큼 승차 공유 업계가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일주일 사이에 미국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우버와 리프트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올렸다. 2일(현지시간), 코웬의 존 블랙리지 애널리스트는 우버의 목표 주가를 58달러에서 64달러, 리프트는 49달러에서 56달러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이어 바클레이즈의 로스 샌들러 역시 우버를 50달러에서 57달러로, 리프트는 40달러에서 49달러로 목표가를 높였다. 세계가 팬데믹 2년 차에 들어선 만큼 두 회사도 실적을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승차 공유 업계를 향한 긍정적인 신호는 이미 지난 3분기에 보인 호조세에서 감지된 바 있다. 우버의 3분기 매출액은 38억달러(약 4조2500억원)로, 전년에 견줘 약 30% 증가했다. 아직까지 손실이 더 많은 상황이지만,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실적이 회복될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리프트 역시 최악이었던 지난 2분기와 비교하면 이용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리프트의 이용자 수는 1250만명으로 2분기(870만명)에 비해 44%나 늘었다. 리프트의 존 짐머 최고경영자(CEO)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회사 경영에 순풍이 불어오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업계는 우버와 리프트의 코로나19 대응 전략이 이 같은 상승세에 큰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4월, 양사의 승차 예약률은 각각 80%와 75%씩 주저 앉으며 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흐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돌파구 마련에 힘썼는데, 월가가 목표가를 상향 조정하면서 성장 기점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핵심 재편 사례 중 하나는 우버의 신사업 매각이다. 지난해 12월, 우버는 자율주행 사업부(어드밴스드 테크놀로지 그룹, ATG)를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로라’에, 에어택시 사업부(엘리베이트)를 항공 스타트업인 ‘조비 에비에이션’에 연달아 매각했다.

당시 우버의 다라 코즈로샤히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에게 베팅할 ‘거대한 비전’이 사라졌음을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 앞에 놓인 다른 비전, 즉 배달과 수송에서 리더가 될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미래 모빌리티’ 투자에 박차를 가했지만 당장의 수익성을 기대하기에는 여력이 없다는 취지다.

우버는 신사업을 포기하는 대신 배달 서비스 키우기에 나섰다. 자사가 보유한 ‘우버 이츠(Uber Eats)’를 띄우기로 한 셈인데, 그동안 우버의 배달 앱은 적자에 허덕였다.

하지만 팬데믹으로 대규모 배달 수요가 만들어지면서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 우버 이츠의 매출은 지난해 2분기부터 차량공유 사업을 넘어섰다. 3분기에는 11억4000만달러(약 1조2750억원)로 급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190%가 증가한 수치다.

연이은 인수로 몸집도 키웠다. 지난해 7월, 경쟁 업체인 ‘포스트메이트(Postmate)’를 26억5000만달러(약 2조9640억원)에 인수하며 단숨에 배달 업계 2위로 올라섰다. 최근에는 술 배달 스타트업 ‘드리즐리’를 11억달러(약 1조2200억원)에 사들이며 이번에는 영역 확장을 시도했다. 이미 칠레의 식료품 배달 스타트업인 ‘코너샵’을 인수해 지난해부터 북미 서비스를 시작한 만큼, 선두 추격에 고삐를 당긴다는 분석이다.

코즈로샤히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버 이츠는 경이로운 성장을 하는 중”이라면서 “드리즐리 인수는 고객들에게 더 많은 품목을 배송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승차 공유 업계의 다른 축인 리프트는 ‘파트너십’ 관계를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

지난해 4월 런칭한 ‘에센셜 딜리버리(Essential Delivery)가 한 예다. 운전자들이 식품과 의약품, 위생용품 등을 비영리단체나 정부기관에 배달하는 서비스인데, 아마존과 협력하고 있다. 리프트의 광범위한 운송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배달에도 강점을 보인다는 취지다.

아울러 JP모건(JPMorgan Chase), 앤섬(Anthem Inc) 등과 파트너십을 맺으며 백신 보급 과정에도 적극 뛰어들었다. 리프트의 존 짐머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우리의 이동 시스템을 대규모로 동원하여 지역사회를 도울 수 있는 기회”라면서 “의료 서비스가 필요한 자들에게 닿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배달 사업보다는 승차 공유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리프트는 우버와 달리 자체적으로 보유한 배달 앱이 없다. 그동안 확보해 둔 현금이 많아 재정이 탄탄한 터라, 차량 공유 사업을 강화하는 편이 장기적인 경쟁에 유리하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리프트는 대변인을 통해 “승차 공유 사업이 음식 배달보다 훨씬 더 좋은 시장 기회”라면서 “둘 사이에는 시너지 효과가 미비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관건은 다음 주에 있을 실적 발표다. 업계에서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승차 공유 업계 전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 경제 전문지인 배런즈는 “경제가 팬데믹에서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사람들이 야외 활동을 많이 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우버와 리프트는 투자자들의 관심 속에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통과된 ‘주민발의안 22’의 영향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다. ‘주민발의안 22’는 플랫폼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대우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으로, 업계의 막대한 홍보비가 들어간 법안이다. 이런 이유로 바클레이즈의 로스 샌들러 애널리스트는 리서치 노트에서 “백신이 공급되면 리프트가 몇 분기 동안 우버를 앞설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두 회사의 비용 부담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이호준 인턴 기자> nadahoju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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