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 플랫폼이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

IT업계를 중심으로 팬덤과 커뮤니티를 결합한 팬덤 플랫폼 시장에 대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 2000년대 이전 아이돌 가수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팬덤 문화가 IT 플랫폼을 만나서 온라인을 기반으로 확장했다. 팬덤은 아티스트의 앨범과 음원, 콘서트 티켓 판매뿐만 아니라 IP 기반의 콘텐츠, MD상품 기반의 커머스 등 다양한 비즈니스 영역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의 브이라이브,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위버스, 엔씨소프트의 유니버스 등이 규모 있는 팬덤 플랫폼으로 꼽힌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국내 10대 트렌드 중 하나로 ‘팬덤 경제의 부상’을 꼽았다. 과거 아이돌 문화라고만 여겨졌던 팬덤 현상이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적용되면서 새로운 문화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며 진화하고 있다는 게 현대경제연구원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기업은 소비자를 하나의 자산으로 인식하는 등 소비자에 대한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며, 팬덤 경제를 성장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현대경제연구원은 조언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국내 팬덤 시장 규모 추정. 총 시장규모는 7조9000억원으로 이 중 일반 소비자 시장은 7조1800억원, 라이트팬 시장은 6000억원, 코어팬 시장은 970억원으로 빅히전망했다. (자료: 빅히트엔터테인먼트, IBK투자증권 가공)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26일 떠오르는 팬덤 플랫폼의 성공 요인과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온라인 간담회를 주최했다. 정재호 산타 이사가 진행을 맡은 이 자리에는 학계(김치호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와 팬덤 플랫폼 업계(안태현 스타리 대표, 오태근 팬심 대표)에서 패널들이 참석하여 서로의 의견을 공유했다.

팬덤 플랫폼 역시 플랫폼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충분한 숫자의 소비자(팬덤)와 공급자(아티스트 및 크리에이터)를 모아야 플랫폼이 활성화 된다. 결국 두 주체를 모두 모아야 되지만, 초기 플랫폼은 두 주체 중 어느 주체를 모으는 데 집중할 것인지 고민한다.

‘팬심’은 이 중 공급자를 모으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공급자가 움직이면 팬들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팬심은 더 많은 공급자가 쉽게 플랫폼에 가입할 수 있도록 공급자가 수행해야 하는 절차를 최대한 간소화했다. 팬심은 팬들이 좋아하는 셀럽(유명 인사)에게 쉽게 ‘선물’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인데, 셀럽들은 플랫폼에 회원가입만 하고 공지만 걸어두면 할 일은 끝난다. 이후에는 별달리 특별한 행동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셀럽의 주소로 팬들이 보낸 선물이 전달되는 구조다.

오태근 팬심 대표는 “공급자인 셀럽을 유인하는 데 있어서 이들의 기회비용을 낮추는 데 집중했다”며 “셀럽들은 대부분 많이 바쁘고 시간당 비용 또한 높다”며 “공급자인 셀럽을 플랫폼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이들의 기회비용을 낮추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팬심은 현재 약 1만명의 셀럽들이 이용하고 있다는 오 대표의 설명이다.

비즈니스 측면의 리스크 관리에 대한 이야기도 공유됐다. 우리는 예전부터 사회적 물의를 만들고 팬심을 잃은 크리에이터, 아티스트들을 왕왕 봐왔다. 플랫폼 입장에서 ‘팬심’을 읽지 못해 회원들이 이탈할 수도 있는 위험을 관리할 수 있을까.

안태현 스타리 대표는 “리스크는 다분히 존재하고, 사실 플랫폼 입장에서 컨트롤하지 못하는 부분도 많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 때문에 스타리는 사업 초기부터 최대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 요인에 잘 대응하고자 고객 서비스에 많은 투자를 했다고 한다. 안 대표는 “(팬덤 플랫폼은) 아티스트, 아티스트가 소속된 매니지먼트회사, 아티스트의 팬들, 팬들과 아이돌 사이에 있는 우리 같은 플랫폼, 네 개의 주체가 연결된 구조이기에 그 중 어느 하나의 주체가 화가 난다면 모든 관계가 어그러질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우리는 항상 밸런스를 잘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팬심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생태계를 구축하고 단단한 토양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고 밝혔다. 오 대표는 “혹여 문제가 생겨 특정 셀럽의 팬들이 이탈하더라도 플랫폼에서 또 다른 매력적인 셀럽을 추천해주고 팬들이 찾아갈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고자 한다”며 “만약 이탈의 신호가 감지된다면 통계적으로 이런 상황이라면 핵심 팬들이 이탈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신호를 셀럽에게도 전달함으로 셀럽도 안정적인 활동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줄 수 있다고 본다. 우리 플랫폼에 있다면 높은 만족도로 팬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을 꾸준히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팬덤 플랫폼의 성공요인은 ‘팬심’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김치호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팬덤 플랫폼의 성공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팬들의 마음을 사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팬덤 플랫폼이 팬들이 원하는 부분을 적절히 서포트함과 동시에 팬들의 의견을 받아서 아티스트나 셀럽 영입 등 운영에 반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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