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점 셀러도 모르는 ‘쇼피’의 글로벌 물류 이야기
쇼피(Shopee)는 동남아시아 대상으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판매를 하고 있는 한국 사업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마켓플레이스다.
알리바바그룹의 라자다(LAZADA)와 함께 동남아시아에서 양강 구도를 만들고 있는 마켓플레이스이기 때문이 첫 번째다. 채널이 만드는 트래픽의 파괴력이 있다. 쇼피에 따르면 2020년 1~3분기 거래액은 235억달러(약 26조원), 같은 기간 주문수는 17억8000만건에 달한다. 쇼피가 진출한 동남아시아 6개국(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및 대만의 성과를 합산한 것이긴 하지만, 그 수치는 한국 1, 2위를 다툰다는 네이버나 쿠팡 그 이상이다.
두 번째 이유는 한국의 글로벌 셀러 친화적인 정책이다. 일단 쇼피는 ‘수수료’가 저렴하다. 한국 판매자를 대상으로 쇼피 입점 수수료는 3%(결제 수수료 별도)다. 쇼피 마켓플레이스에 처음 입점한 판매자라면 3개월 동안은 수수료 무료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번거로운 글로벌 물류 역시 자체 서비스를 내재화해서 해결했다. 한국 판매자라면 경기도 김포, 동탄에 입지한 쇼피의 한국 집하 물류센터까지만 상품을 전달한다면 이후 동남아시아 현지 고객까지 물류는 쇼피의 네트워크가 처리한다.
이런 정책 덕분인지 쇼피에 입점한 한국의 글로벌 판매자의 숫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쇼피에 따르면 2020년 쇼피에서 진행된 4대 주요 할인 캠페인에서 국내 판매자들의 주문건수와 거래액 모두 2019년 대비 평균 4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쇼피의 물류 네트워크 및 역량은 한국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셀러 입장에서 쇼피에 입점한다면 글로벌 물류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쇼피의 한국 집하지에만 상품을 보내놓으면 어련히 쇼피코리아가 보장하는 리드타임 7~10일이 지나면 현지 고객이 받겠거니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보이지 않을 뿐 쇼피가 동남아시아에서 물류를 효율화하기 위해서 애쓰는 부분은 굉장히 많다. 이미 쇼피는 동남아시아에서 물류센터를 자산화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물류자회사인 쇼피익스프레스를 통해 라스트마일 물류 네트워크 또한 내재화하고 있다. 각 국가 특성을 고려하여 100여개에 달하는 현지 협력사의 네트워크를 조합해서 최적의 효율을 만들어내는 공급망관리(Supply Chain Management) 또한 신경 쓰고 있다. 쇼피의 물류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 판매자의 카테고리 확장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필먼트’ 서비스를 올해 본격화하고자 한다.
보이지 않는 쇼피의 물류가 궁금해서 쇼피코리아에서 물류를 총괄하고 있는 이준영 물류팀장을 만났다. 자체적으로 구축한 물류 네트워크를 자랑하는 라자다(LAZADA) 이상으로, 쇼피 역시 물류에 대한 관심이 각별함을 인터뷰를 통해서 느낄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이 팀장과 이야기를 나눠본다.
Q1. 물류팀이 다루는 업무 범위가 회사마다 제각각이다. 먼저 이준영 팀장님과 쇼피코리아 물류팀의 역할은 무엇인지 간략한 소개 부탁드린다.
지난해 9월 쇼피코리아에 합류했다. 그 전에는 한 글로벌 제조기업에서 SCM(Supply Chain Management), PI(Process Innovation), 특히 수요단의 예측(Demand Planning) 업무를 7년 정도 담당했다. 이후 컨설팅 회사에서 2년 정도 SCM과 물류 영역을 맡다가 쇼피코리아에 합류했다. 쇼피의 성장이 바깥에서도 확연히 보일만큼 빠르기 때문에, 열심히 새로운 것에 적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쇼피코리아의 물류팀은 쇼피가 운영하는 한국의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비즈니스를 확장하기 위해 필요한 물류 솔루션 개발과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크게 보자면 상품 검색부터 배송까지 쇼피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용자, 그러니까 바이어(고객)와 셀러(판매자)를 아우르는 끊기지 않고 매끄러운 경험을 제공하고자 노력한다. 쇼피의 기술력과 데이터를 접목해 긴밀한 통합 물류 인프라, 솔루션을 개발하고 효율성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심리스한 연결, 긴밀한 연결이다.
Q2. 쇼피의 물류망은 한국과 글로벌을 아우른다. 글로벌 물류 이야기를 듣기 전에 한국에서 쇼피코리아가 판매자에게 제공하는 물류 서비스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
쇼피는 글로벌 셀러부터 배송대행지까지의 물류를 ‘퍼스트마일 물류’라고 부른다. 퍼스트마일 물류는 동남아시아 현지 고객으로부터 발생한 주문을 온라인 셀러가 접수하고 상품을 준비해서 송장을 부착하고 우리가 운영하는 배송대행지(집하지)까지 배송하는 프로세스를 아우른다. 현재 쇼피코리아는 경기도 김포와 동탄에 집하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두 군데 집하지에서 매일매일 판매자들이 제품을 취합해서 보낸다.
보통 쇼피 입점 판매자들의 퍼스트마일 물류 선택지는 세 가지다. 하나는 판매자가 알아서 쇼피코리아 집하 물류센터까지 주문 상품을 배송하는 방법이다. 대개는 집하 물류센터 인근에서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판매자 분들이 이 방법을 사용한다. 두 번째는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다. CJ대한통운이나 우체국택배 같은 택배 사업자들의 프로세스를 따라서 쇼피코리아의 집하 물류센터까지 주문 상품을 입고시키는 방법이다. 마지막 하나는 ‘쇼피 픽업 서비스’라고 이름 붙여진 서비스다. 쇼피의 물류 네트워크를 통해서 판매자의 상품을 쇼피 물류센터까지 집하해주는 서비스이다. 어떤 방식을 사용하든 주문접수 이후 집하지까지 4일 이내에만 도착하도록 하면 되는 게 우리 규정이다. 통상 2~3일 안에는 집하 물류센터로 주문상품 집하가 완료된다.
이 중 우리가 제공하는 물류 서비스는 ‘쇼피 픽업 서비스’다. 쇼피 픽업 서비스는 지난해 11월 한 차례 개편하면서 택배와 비교하여 훨씬 저렴한 비용 구조와 사용성을 만들었다. 자체적으로 택배와 요금을 비교해본 적이 있는데, 서울 기준으로 쇼피 픽업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우체국택배를 이용하여 동일 물량을 배송할 때와 비교하여 건당 물류 단가는 약 83% 저렴해진다.
쇼피 픽업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판매자들은 매일 오전 6시까지 픽업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픽업 차량은 당일 스케줄에 따라 판매자에게 방문 일정을 전달한다. 일정에 따라 당일 수거해서 당일 집하 물류센터에서 상품을 스캔하여 입고처리까지 완료하는 프로세스다.
요금은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판매자들이 주로 판매하는 상품들의 평균 부피중량을 고려했을 때 50개 정도의 상품이 들어가는 P.P박스(가로 50cm x 세로 70cm x 높이 55cm의 폴리프로필렌 박스, 이삿짐 싣는 파란색 박스를 생각하면 된다.) 하나당 서울 2000원, 인천과 경기 지역은 5000원이 부과된다. 최근 3개월간 하루 평균 주문량이 65건 이상인 판매자들에게는 픽업 서비스가 무료다.
픽업 서비스에 대한 반응은 꽤나 좋다. 현재 쇼피코리아에서 처리하는 글로벌 판매자의 퍼스트마일 물류 중 70%가 픽업 서비스에서 발생한다. 아마 국내에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를 위한 당일 픽업 서비스를 물류 파트너사와 협력하여 플랫폼 전체 주문 범위(Coverage)를 감당하면서 시스템으로 체계화해서 운영하고 있는 곳은 쇼피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당일 픽업률은 현재 98% 이상이고, 물리적인 아웃라이어(이상치)를 제외하면 100%에 가깝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 픽업 서비스를 만드는 데 많은 고민이 있었다. 이커머스 판매자들의 행동방식과 상품의 부피, 중량을 고려하여 몇 대의 차량을 운영하여 고객 접점의 타임라인을 관리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런 과정을 데이터를 기반으로 접근해서 효율화를 하고 있다.
Q3. 글로벌 판매자 입장에서는 고객 주문에 따라 상품을 취합하여 쇼피코리아 한국 물류센터까지만 보내면 그 이후의 물류는 더 이상 신경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판매자에게 보이지 않는 이후 동남아시아 현지 고객까지의 물류 프로세스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글로벌 물류를 이야기하기 전에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한국에서 상품이 나가기 위해서 거치는 또 다른 과정이 있으니 ‘수출 통관’이다. 쇼피코리아는 한국무역협회 산하기관인 KT넷과 협력하여 판매자의 전자상거래 수출 신고를 간소화하는 ‘유트레이드허브(uTradeHub)’를 지난해 연계했다. 판매자들이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로 조금 더 편하게 접근하기 위해 취한 조치다. 이로 인해 수출 신고에 필요한 항목이 대폭 줄고 전산 신고 처리도 가능해졌다. 기존에는 개인 판매자가 전자상거래 수출 신고를 진행할 때는 그 복잡성으로 인해 관세사를 활용해야 됐는데 이런 번거로움이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로 들어오는 진입장벽이 된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수출통관을 마치면 국제물류 및 동남아시아 현지 배송이 이어진다. 국제물류의 경우 쇼피가 진출한 7개 국가 전지역에 100여개가 넘는 항공운송, 해운, 육상운송, 3PL 파트너의 네트워크를 연결한다. 예를 들어서 쇼피의 물류 파트너인 싱가포르 물류스타트업 ‘닌자밴’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지역 물류를 담당한다. DHL익스프레스와도 협력하고 있는데, 이 곳은 태국의 물류를 담당한다.
쇼피는 물류 협력사의 네트워크를 쇼피의 물류 인프라 및 시스템과 통합하여 판매자들이 배송을 보다 쉽게 관리하고 추적할 수 있도록 했다. 물류 플랫폼 SLS(Shopee Logistics Service)가 그 역할을 하는데, 100여개의 물류 파트너 중에서 최적의 연결은 쇼피가 알아서 해주는 개념이다. 한국 물류업계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4PL을 생각하면 되겠다.
SLS는 현재 5개 지역에 다수의 환적 물류센터(Transfer Center)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체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물동량 중 95%를 처리하고 있다. 지난해 11.11 쇼핑데이 등 주요 캠페인 기간 동안에는 하루 10억개가 넘는 물량을 SLS가 처리했다. 총 78개 이상의 라우팅을 쇼피가 진출한 모든 국가에 제공한다.
쇼피 물류 서비스의 강점은 ‘현지화’다. 쇼피의 물류 파트너사들은 현지 정책과 운영 환경에 익숙하여 현지화 된 양질의 물류 서비스를 제공 가능하다. 예컨대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의 경우 COD(Cash On Delivery)가 필요하다거나, 도서지역으로 구성된 광범위한 배송 범위와 같은 지리, 문화적인 특이점이 있다. 이런 부분을 가장 잘 알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은 현지의 파트너사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들과의 긴밀한 협력과 공급망 구성이 결국 최종 물류 서비스의 품질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외에도 쇼피는 라스트마일 물류 서비스를 내재화한 ‘쇼피익스프레스’를 운영한다. 쇼피익스프레스가 있기 때문에 11.11 쇼핑데이와 같은 대규모 할인 이벤트에 맞물려 폭증하는 수요를 보다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쇼피는 2021년 2분기까지 싱가포르와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전 지역의 고객에 도달할 수 있도록 쇼피익스프레스의 배송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빠뜨릴 수 없는 것은 CS다. 동남아시아 고객들은 이커머스를 처음 경험한 이들이 많다. 온라인쇼핑을 처음 경험한 고객 입장에서는 당연히 이 제품이 나에게 오는 것일까, 한국에서 온다고 하는 데 정말 한국에서 오는 것일까 의구심을 품는 이들이 나온다. 실제로 동남아시아 고객들로부터 매일매일 들어오는 문의들이 있다. ‘상품 보냈어?’, ‘상품 어딨어?’, ‘정말 오고 있는 거 맞아?’와 같은 유형이다.
셀러들이 이렇게 다발하는 현지 고객의 질문 모두를 직접 소화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 때 쇼피의 CS채널을 활용 가능하다. 쇼피는 내부적으로 한국 담당 CS팀 인원을 상당히 확충했고, 물류 전담 CS팀 역시 따로 만들었다. 더불어 쇼피의 물류 파트너사에서도 전담 CS 인원을 운영하고 있다. 여타 글로벌 마켓플레이스와 같은 경우 CS 응대에 대한 셀러들의 불만이 상당한데, 우리는 CS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고 본다.
Q4. 동남아시아 6개국과 대만의 물류를 쇼피가 모두 처리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동남아시아는 서로 다른 여러 군도 국가로 구성됐다. 물류 측면에서 연결의 효율을 만들기 어려워 보인다. 쇼피는 어떻게 효율을 만드는가. 혹시 수요가 밀집된 지역에 한정하여 서비스 지역을 제한하는 운영을 하고 있는가.
먼저 말씀드리자면 쇼피는 진출한 모든 국가의 도서지역을 포함한 전국 단위 배송을 하고 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지 많은 분들이 궁금해할 것 같다.
첫 번째 노하우는 ‘협력’이다. 앞서 말씀드렸듯 쇼피는 현지 3PL 업체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쇼피가 중축에서 그 연결성을 지원한다. 말씀 주신 것처럼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지리적으로 매우 넓다. 여기 더해 국가마다 각기 다른 물류적인 특성이 있다. 쇼피는 시장별 특성과 물리적인 범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다양한 3PL 실행사들과 긴밀한 인프라와 시스템의 연계로 효율성을 만든다.
물론 도서지역의 경우 배송속도가 일반적인 경우보다 느리긴 하다. 일반적인 한국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물류 리드타임이 7~10일이라면 도서지역은 12일 정도를 생각해주면 된다. 일례로 이스트 말레이시아의 사바(Sabah) 지역에 있는 코타키나발루는 현재 한국에서 바로 가는 화물기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곳은 일단 웨스트 말레이시아로 먼저 항공운송을 하고, 그 곳에서 국내기로 환승을 해서 이스트 말레이시아로 다시 배송하는 식으로 물류망을 짠다. 쇼피가 이런 운영이 가능한 이유는 파트너사의 물류 네트워크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효율화를 위한 핵심 포인트가 있다면 거점화 분산 전략이다. 하나의 거점을 만들어서 특정 범위를 통합하고, 나머지 지역은 분산화 하는 것이다. 이게 굉장히 어려운데 물류비와 리드타임 관점에서 통합의 범위를 최적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쇼피의 물류망 최적화는 지금도 지속적인 숙제로 고민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쇼피에서 진행한 거점화 분산 전략은 ‘말레이시아’에 DFTZ(Digital Free Trade Zone)를 구축한 것이다. DFTZ는 글로벌 물류를 위한 보세창고인데, 어떻게 보면 한국 인천의 GDC(Global Distribution Center)와 유사한 개념이다. 글로벌 셀러는 이 곳에 재고를 전진 배치한 후 쇼피 마켓플레이스에 들어갈 SKU(Stock Keeping Units)를 물리적으로 분산시키는 운영을 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 DFTZ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광대한 배송범위를 가지고 있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앞으로도 쇼피는 거점화 분산 측면에서 최적의 물류센터 입지를 지속적으로 탐색할 것이다.
Q5. 이커머스 물류 특성상 언제든지 주문량이 폭증하여 물류센터 처리량에 과부하가 올 수 있다. 쇼피코리아 물류팀은 물량이 폭증하는 상황에서 주문일 기준 소비자까지 7~10일의 목표 리드타임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실제로 9.9절, 10.10절, 11.11절, 12.12절과 같은 쇼핑데이 및 현지 프로모션 행사가 겹치면 많을 경우 주문량이 10배까지 증가한다. 이 때 쇼피코리아 물류팀은 약속한 리드타임을 준수하기 위해서 현지 팀과 매주, 쇼핑데이가 겹친다면 매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실시간 데이터를 취합하고 예측 물동에 반영한다. 쇼피코리아 물류팀은 예측 물동을 바탕으로 마일스톤을 세우고 우리의 물류 실행사들과 공유한다. 물량 폭증이 예측됨에 따라 더 필요한 자원과 운영 리소스를 길게는 2주 정도 전부터 선행해서 파트너사와 함께 준비한다.
지난 12.12행사를 기준으로 말씀드리자면 이 시즌 동안 쇼피의 물동 예측 정확도는 평균 80%를 기록했다. 요일별 주문 패턴과 상품별 부피중량을 예측해서 반영한 결과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예측 정확도는 너무나 중요하다. 예측량에 따라서 항공기의 공간을 부킹하는 등의 준비과정이 후행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노하우가 있다면 ‘데이터’다.
Q6. 쇼피가 운영하는 현지 창고에 3자 판매자에 재고를 미리 입고, 보관해둔다면 동남아시아 현지 고객에게 한국에서 집하해서 배송하는 것과 대비해서 훨씬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쇼피는 아마존과 같은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 없는가.
쇼피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이미 운영하고 있다. 정확히 아마존 FBA(Fulfillment By Amazon)의 그 모델을 생각하면 되는데, 이름은 FBS(Fulfillment By Shopee)다. 쇼피의 풀필먼트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쇼피가 상품을 선매입하는 방식이다. 또 다른 하나는 쇼피가 물리적인 물류센터 공간을 제공하고 보관료와 물류처리 비용을 받는 형태다. 이 중 ‘선매입’ 같은 방식은 아무래도 쇼피가 재고 부담을 가져가다보니까 선정 기준이 까다롭다. 쇼피에서 지속적으로 판매된 스테디 셀러 상품임이 검증돼야 선매입 형태의 풀필먼트 이용이 가능하다.
한국 판매자에게도 풀필먼트는 열려있다. 풀필먼트는 대량의 물량으로 규모를 만들어 쇼피 물류센터로 미리 보내고 동남아시아 현지에서 유통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물류비는 당연히 절감이 된다. 물론 한국 판매자 대상의 풀필먼트는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다. 현재는 규모가 큰 몇몇 브랜드 셀러만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쇼피코리아가 달성해야 할 목표 중 하나가 풀필먼트다. 쇼피도 한국 판매자 대상의 풀필먼트를 공격적으로 할 것이다. 쇼피는 한국 판매자 대상의 풀필먼트 서비스를 집하지와 연결되는 통합된 요율로 만들 예정이다. 앞서 언급한 말레이시아 DFTZ는 한국 판매자를 풀필먼트 서비스로 유치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컨테이너 선복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다. 쇼피 입점 판매자들에게 물류 측면에서 경제성과 효율성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아직 여러 가지 복합적인 준비가 더 필요하기에 활성화 시점은 조율하고 있다. 컨테이너 상황이 조금 나아진다는 가정하에 LCL(Less than Container Load) 단위로 화물을 받아 처리할 수 있는 풀필먼트 프로세스를 구성할 것이다. 쇼피의 강점은 ‘셀러 프렌들리’이고, 우리 물류 시스템에도 그 사상은 반영된다.
Q7. 마지막으로 쇼피코리아의 2021년 전략적 목표는 무엇인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쇼피코리아 물류팀의 역할은 무엇인가.
2021년 쇼피코리아의 전략 방향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 번째는 쇼피 입점 판매자의 편의성 증대다. 두 번째는 쇼피 입점 판매자의 카테고리 확장이다. 세 번째는 쇼피 입점 판매자의 지역 확장이다. 세 번째 방향에 대해 첨언하자면 현재 쇼피 입점 한국 판매자들은 대부분 서울과 경기권에 집중돼 있다. 이런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전국 팔도에 있는 판매자들까지 쇼피에 입점하도록 만들고자 한다.
쇼피코리아의 이 세 가지 전략 방향을 지원하는 측면에서 쇼피코리아 물류팀의 목표를 공유 드리겠다. 먼저 쇼피 입점 판매자의 편의성 증대 측면에서는 세 가지를 계획하고 있다. 아직 논의 중인 단계라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관세청과 협력하여 전자상거래 수출신고를 더욱 간소화하고자 한다. 궁극적으로는 셀러가 쇼피 셀러센터에서 수출신고를 동시에 할 수 있게끔 만들고 싶다.
가시성 또한 편의성 측면에서 우리가 만들어야 할 방향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현지까지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화물추적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국내에서는 택배 가시성 정보를 제공하는 업체들과 협력하여 쇼피 플랫폼에 연계하기로 했고, 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현지에서는 수입통관 이후 라스트마일 업체들의 실시간 트래킹 가능 범위를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편의성 측면에서의 세 번째 계획은 글로벌 판매자의 오랜 고민인 ‘국제 반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동남아시아에서 글로벌 이커머스 반품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힘들다. 힘든 이유는 ‘높은 비용’ 때문이다. 사실 물류 관점에서 보자면 정방향 배송과 역물류 프로세스는 똑같다. 나간 순서 그대로 역순으로 밟아서 다시 돌아오면 된다.
문제는 규모의 경제다. 한국에서 나갈 때는 여러 판매자의 여러 상품이 함께 나가서 ‘규모의 경제’를 만들 수 있지만, 역물류에서는 아니다. 이 때문에 비용 부담이 있다. 또 하나의 어려움은 동남아시아 물류 인프라의 한계다. 한국까지 상품이 오다가 훼손, 망실 등의 이슈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다. 이 문제를 쇼피의 인프라를 활용해서 해결하려고 한다.
두 번째 ‘쇼피 입점 판매자의 카테고리 확장’ 측면에서는 한국 판매자 대상의 해상운송과 풀필먼트 서비스를 오픈할 것이다. 현재 쇼피코리아는 모든 아웃바운드 국제물류를 항공운송으로 처리하고 있는데, 여기에 ‘해상운송’ 옵션을 추가하고자 한다. 해상 선적을 하게 되면 운송비의 규모의 경제가 실현 가능하고, 기존 항공운송에 있어서 제약이 있거나 금지된 카테고리 또한 배송할 수 있다. 특히 가전제품, 가구 같은 부피 큰 카테고리를 아우르는 확장이 가능하다. 이것은 2021년 한국 판매자 대상의 풀필먼트 서비스 활성화 꼭지와 맞물려 진행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쇼피 입점 판매자의 지역 확장 측면’에서의 계획도 있다. 현재 서울과 경기, 인천 등지에서만 제공하고 있는 ‘쇼피 픽업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쇼피의 한국 물류 파트너사들과 크로스도킹 시스템을 구현하는 한 편에서는 국내 택배업체들과 협업 프로젝트를 기획할 것이다. 전국 픽업 서비스 확장을 위해서는 결국 먼저 전국망을 가지고 있는 로컬 파트너와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궁극적으로 대한민국 전국 1일내 집하 및 선적을 목표로 네트워크를 구성할 계획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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