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테크는 기술 위주의 인터뷰입니다. 많은 제보 바랍니다.

테슬라가 카메라만으로 자율주행을 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자율주행차에는 여전히 라이다가 필요하다. 이유는 안정성 때문이다. 자율주행차는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를 주요 센서로 사용하고, 세 센서는 이미지를 디지털화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그러나 2D 카메라는 머신러닝을 아무리 해도 3차원 정보로 완벽 치환할 수 없다. 레이더는 전파를 활용하는 것으로, 움직이는 물체에 강점이 있지만 정지된 물체는 잘 탐지하지 못한다. 따라서 구글이 인수한 웨이모 등은 라이다를 탑재해 회전시키며 레이저 펄스를 통해 3D 데이터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놀랍게도 웨이모 등 자사 솔루션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회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차량 제조사는 라이다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지 않고, 라이다에 소프트웨어가 왜 필요하느냐는 인식까지 갖고 있다. 그런데, 거의 유일하게 라이다 전용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가 있고 더 놀랍게도 그 회사는 서울에 있는 청년 스타트업이다.

이미 많이 밝혀진 사실이지만, 미국에서 대학을 나온 이한빈 대표와 공동창업자들은 유다시티의 프로그램에서 만나 라이다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시작했고 그것이 기업화해 서울로보틱스가 됐다. 사실 그는 외국에서 온 한국계 외국인일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한빈 대표는 한국 국적을 갖고 있고, 가족은 모두 한국에 살며, 군대를 전역한 영어 잘 하는 한국인이었다. 서울로보틱스를 방문해 앞으로의 세계에서 라이다가 왜 중요한지를 묻는다.

왼쪽 위 이동하고 있는 사람이 이한빈 대표다

Q. 사실상 거의 유일한 라이다 소프트웨어 전문회산데, 벨로다인이나 퀄컴에도 소프트웨어가 없었던 것인가?

센서 회사가 만드는 소프트웨어는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소프트웨어의 필요성을 기업들이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센서 하드웨어 개발만 해도 충분히 어려워 소프트웨어는 이제 도입을 시작할 정도다. 카메라와 라이다는 크게 다르지 않은데, 사람 몇명을 붙인다고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꾸준하게 적용하고 공부하면서 업데이트해야 한다. 과거 라이다 성능 발전과도 연관이 있는데, 과거의 라이다는 복잡할 필요가 없었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

주: 자율주행차에 쓰이는 라이다는 현재 150~200미터까지 3D 센싱을 할 수 있는 상태다.

차량 주행 데모


Q. 현재 서울로보틱스의 소프트웨어인 센서(SENSR)는 사람과 사물 등을 분리할 수 있는 상태인가.

차량 종류와 자전거까지 세분화해서 이해할 수 있다. 교차로, 터널, 눈, 비 모두 라이다 소프트웨어가 해석할 수 있다. 더 깊은 인사이트들을 자율주행에서 구현할 수 있다.

 

Q. 라이다 센서 하드웨어는 벨로다인을 비롯한 여러 업체에서 만들고 있다. 이 모든 라이다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인가.

BMW의 티어 1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지정된 이유가 호환성 때문이다. 성능이 낮으면 낮은 대로, 여러 라이다를 쓰는 고급 라이다면 고급대로 성능을 맞춰서 구동할 수 있다. (그는 이것을 robust한 API라고 설명했다. 에러값에 영향을 덜 받는 짱센 API라는 뜻이다.)

 

Q. BMW와 티어 1이라니 굉장하다(티어가 낮아질수록 BMW와 직접 뭔가를 하기 어려워지며 보통 SW 기업은 티어 2를 지정해준다). 그러면 국내에서 사업을 하지만 처음엔 해외부터 접근한 것인가?

본사는 서울에 있지만 영업은 해외부터 시작했다. 소프트웨어 기업이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 이스라엘 업체들은 R&D는 모두 이스라엘에서 하지만 영업은 이스라엘에 업체를 세우는 동시에 유럽이나 미국에서 시작한다. 한국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Q. 말이 나와서 이야긴데, 펀딩 규모나 세일즈 면에서 미국이나 독일에서 창업하는 게 유리하지 않았을까?

개인적인 목표와 회사의 비전이 사실 뒤섞여있다. 개인적인 비전으로는 ‘한빈’ 이름은 한국을 빛내라는 의미로 지어주셨다. 한국에서도 이런 스타트업이 나와 한국을 빛내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다. 또한, 인재 풀을 양성하기에도 한국이 유리하다. 한국의 공학 전공자들의 수준은 전 세계 대비 실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실리콘밸리에서의 경험이 부족할 뿐이다. 라이다 소프트웨어는 당시 실리콘밸리에서도 구현할 수 있는 인재가 없었고, 따라서 인재를 교육하면서 해야 한다. 만약 실리콘밸리에서 인재를 키워나가며 창업했다면 미국 회사들에게 인력 유출 문제가 있었을 것인데 국내에서 창업하면 같은 문제가 없다.

 

Q. 투자 면에서는 국내 창업이 부족하지 않았나?

기업가치 산정을 미국보다 적게 해주는 경향이 있다. 앞으로 투자 새 라운드가 나오면 어느 정도의 글로벌 가치를 인정받는지 두고 볼 생각이다.

 


Q. 퀄컴, 벨로다인, BMW 등 현재 포트폴리오 대부분이 해외 업체에 치중돼 있는데 드디어 국내 업체 만도와 손을 잡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국내 업체 역시 특이하게 해외에서 만났다. 라이다 소프트웨어를 하는 회사가 없으니 국내 업체들도 주로 해외부터 찾아보기 때문이다.

 

Q. 만도와는 어떤 협업을 하게 되는 것인가. 만도는 사실 자동차 부품 회사에 가까운데.

만도는 앞으로 자율주행차 관련 부품을 생산할 계획이 있고 라이다 역시 출시할 것이다. 이 라이다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를 우리가 담당한다.

 

Q. 우스운 질문인데 만도와도 영어로 대화하나(서울로보틱스는 직원끼리 영어로 소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인터뷰를 하러 갈 때 사상 최고로 긴장했다. 물론 이한빈 대표는 한국말을 잘한다.)

대화는 한국어로 하고 계약 사항을 정확하게 하기 위해 계약서는 영어로 작성한다.

 

Q. 만도와의 협업은 어느 정도를 바라보고 있나.

라이다 대중화 시기에 맞춰 5년 동안 계획을 세우고 있다. 만도는 하드웨어를 열심히 만들고 그 높은 수준에 맞춰 소프트웨어를 작성하는 것이다. 국내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직접 업무협약을 맺고 동등한 관계에서 기술을 발전시켜 나간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Q. 그런데 사실 서울로보틱스도 하드웨어를 하고 있지 않나.

LPU(LiDAR Processing Units)로 부르는 라이다 전용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이유는 쉬운 라이다 적용을 위해서다.

 

Q. 자율주행차용으로 만드는 라이다가 굳이 쉽게 적용될 필요가 뭐가 있나?

자율주행차 외에도 물류,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대부분에 앞으로는 라이다가 사용될 전망이다. 특히 스마트시티 고객들이 5분안에 라이다 설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LPU를 라이다에 꽂고 컴퓨터에 꽂으면 필요한 정보들이 금방 나타난다(아까 그 짱센 로버스트한 API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자체는 동일하지만 공항, 리테일, 횡단보도 등 다양한 곳에 적용 중이다. 현재 라이다를 도입하고 가장 기뻐한 고객은 기차 교차로였다. 기차가 지나갈 때 사람이나 자동차 등이 있는지를 알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추후에는 칩 수준으로도 만들 수 있다. 소프트웨어가 더 발전할 수 없을 때까지 발전하면 LPU 박스를 칩으로 만들어서 판매할 예정이다. 물론 그렇게 되려면 몇만대씩 팔려야 하드웨어 회사에 요청할 수 있을 것이다. 제조는 앞으로도 계속 아웃소싱할 것이다.

 

Q. 요즘 사람이 없을 때나 차량이 없을 때는 보도 신호나 좌회전 신호가 안 나오는 게 라이다로 하는 것이었나?

무게 센서를 사용하는 제품도 있다. 다만 이 제품들은 콘크리트를 뜯어서 센서를 매립해야 한다. 그런데 이 제품 수명 주기가 1년이라 1년마다 콘크리트를 뜯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라이다를 사용하면 라이다 부품만 갈아주면 된다.

 

Q. 궁극적으로 자율주행을 하려면 스마트 시티가 함께 가야 할 텐데 차량이나 신호등 등 C-ITS에 필요한 모든 라이다 소프트웨어 호환성을 보장할 수 있나?

처음부터 스마트 시티를 염두에 두고 개발했기 때문에 모든 라이다 센서 종류에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았다. 당연히 호환성을 보장할 수 있다.

 

Q. 스마트 시티 적용은 테스트를 진행 중인가?

미국 미시건 주와 테네시 주에서 라이다를 통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스마트 시티용으로 적용하면 차량들의 움직임을 위나 아래 여러 각도로 파악할 수 있다.

 

Q. 이것이 완벽하게 진행돼야 자율주행에도 도움이 되겠다.

커넥티비티까지 완벽 지원돼야 완전한 자율주행이 될 것이다. 자율주행이 아닌 교통정체에도 도움이 된다. 스마트 신호등으로 부르는 신호등들에 라이다 센서가 들어가 있고 사람을 인식해서 신호를 유기적으로 바꾸는 건 이미 한국에서도 진행 중이다(주: 서울로보틱스의 제품은 아니다).

자율주행차가 아닌 일반 자동차에 LPU를 탑재하면 기차의 사례처럼 안전을 보장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Q.  라이다 소프트웨어만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데, 대기업이 이 시장에 갑자기 진입하면 어떡하나?

라이다 소프트웨어는 1. 성능, 2. 정확도, 3. 로버스트 API가 중요하다. 모든 점이 인재의 영향을 받는다. 우리는 2017년부터 소프트웨어를 제작해왔고 정확도 면에서 강점이 있다. 몇년 정도 앞서고 있다고 생각한다. LPU를 판매하면서 생태계까지 만들고 있으니 대기업도 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다.

 

Q. 테슬라는 라이다를 안 쓰기로 선언했는데, 열리지도 않은 라이다 시장이 앞으로 위축되지는 않을까?

완전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라이다가 꼭 필요하다. 최소 5년 동안은 라이다가 최고의 센서가 될 것이다. 그 이후에는 테슬라가 하는 것처럼 카메라나 레이더가 최고의 센서가 될 수도 있다. 테슬라는 지금 수준의 오토파일럿 레벨 2~3 사이에서 움직이다 더 발전한 레이더인 이미징 레이더가 나오면 이미징 레이더로 갈아탈 생각일 것이다. 그리고 테슬라는 소프트웨어 등도 직접 만들어 쓸 것이다.

 

Q. 2017년이면 라이다 센서가 몇천만원씩 할 땐데 라이다가 저렴해질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나.

라이다는 기본적으로 카메라와 동일하다. 가격도 저렴해지고 대량생산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은 이미지 센서기 때문이다. 만도 역시 양산 준비 중이다.

 

Q. 만도가 그렇게 대단한 회사였단 말인가?

만도는 레이더를 후발주자로 시작했는데도 전 세계 점유율 탑5안에 들어가는 회사다. 라이다는 현재 양산으로 상용화한 회사가 하나뿐이므로 출시 시작부터 탑2나 탑3가 가능하다. 5년 내 만도와 함께 현대차에 라이다 센서를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Q. 스마트 팩토리 역시 대응하고 있겠다.

해외 대기업과 일하고 있다. 스마트 시티나 팩토리 모두 준비 중이다. 해외에서는 공장 전체를 로봇화하고 있다.

 

Q. 국내 산업과 함께 발전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아직은 아쉬운 측면이 있다. 유럽이나 미국은 몇조원 단위를 투자해 고로봇화 제조(High Robotization Manufacturing)로 발전 중이다. 국내 업체는 아직까지 ROI가 언제 나오나 하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

 

Q. 처음부터 해외 대상으로 일했으니 국내 기술 스타트업에게도 조언해줄 수 있는 요소가 많을 것 같다.

기술은 좋은데 비즈니스와 세일즈, 마케팅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이스라엘은 브랜딩이나 마케팅 등을 유럽이나 미국에서 배워와서 그들보다 더 잘한다. 중국 업체들은 잘 못하지만 미팅을 많이 잡고 열심히 한다. 그러나 국내 업체들은 기술만 좋고 이런 면에서는 조금 부족하다. 한국 밖 세상이 한국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해 조금 더 알면 좋겠다. 해외 업체들은 한국 업체나 중국 업체를 비슷하게 바라본다. 그런데 기술 면에서 강점이 있으니 마케팅과 브랜딩을 조금 더 열심히 하면 훨씬 훌륭한 뭔가가 나올 수 있다.

 

Q. 앞으로 서울로보틱스와 이한빈 대표의 목표는 무엇인가?

라이다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으로서 소프트웨어 점유율 1위를 하는 것이 목표고, 개인적으로는 정말 한국을 빛내는 것이 목표다.

 

Q. 점유율 1위 달성은 얼마나 걸릴 것 같나?

기존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 회사가 끼워판 것이므로 2021년에 달성할 것으로 본다.

 

서울로보틱스는 이상하게도 해외에서 더 주목을 받는 회사다. 워싱턴포스트도, 블룸버그도 서울로보틱스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린 바 있다. CCTV 대신 라이다로 둘러쌓인 무서운 회사를 나오며 든 생각은, ‘서울’의 이름을 단 유니콘이 나올 수도 있겠다는 것이다. 그만큼 서울로보틱스의 소프트웨어는 가볍고 범용적이며 라이다가 필요한 거의 모든 곳에 대비가 된 상태였다. From Seoul with Love, 그의 이름처럼 서울로보틱스가 한국의 이름을 빛내주길 바란다.

이한빈 대표(중앙 좌측 모자 착용자)와 팀원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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