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급난 예상되는데… 삼성전자는 반사이익?

2021년 반도체 수급난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D램 및 반도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슈퍼사이클을 예측한 것인데, 일각에서는 이 여파로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고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신임 CEO는 지난 4일 진행한 실적 콘퍼런스에서 “반도체 부족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기관 VLSI리서치는 지난 2월 3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판매가 4주째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D램, 파운드리 OSAT는 수급 부족 수준이며, 모든 카테고리가 타이트(여유없음) 이상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크리스티아노 암몬 CEO는 반도체 수급 부족과 관련해 “코로나19 이후 수요는 증가했지만, 칩 주문이 대부분 아시아에 있는 소수의 공장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반도체 위탁생산라인인 파운드리는 대부분 아시아에 분포해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0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대만 TSMC가 54%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삼성전자가 17%로 2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와 대만 UMC가 각각 7%, 중국 SMIC가 5%를 차지했다. 대만과 한국에 생산 라인이 집중돼 있는 것이다.

실제 반도체 부족 여파는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가 전 세계 공장 4곳에서 감산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자동차 관련 반도체 부족이 원인이다. 생산라인에 주어지는 부담도 크다.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시간) “독일 경제부총리가 대만경제부 왕메이화 장관에게 문제 해결을 위해 도움을 요청했다”며 “왕 장관은 TSMC를 찾아가 생산량을 늘릴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생산 담당자들도 무작정 생산라인을 늘리기에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우선 코로나19 여파로 현재 수요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이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당장 설비를 증설할 경우 향후 비가동의 부담을 안을 수 있다”며 “지난 슈퍼사이클의 주요 동력이었던 업체들이 이전만큼 부품을 구매하지 않고 있으며, 기존의 수요를 대체할 새로운 신시장도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미 주요 반도체 공급업체가 정해져 있는 것도 원인이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는 시장 주요 플레이어가 크게 변하지 않는다. 메모리 반도체 선두기업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SK하이닉스이며, 파운드리 선두기업은 ▲TSMC ▲삼성전자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반도체 공급 부족이 슈퍼사이클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KIET 산업연구원에서는 “반도체는 장기적인 추세로 산업이 성장하고 있는 측면에서 2021년 세계수요도 보다 긍정적일 것”이라며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은 코로나19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삼성증권은 현 상황을 토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상향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목표가는 양사의 과거 평균 멀티플에 2STD를 더해 삼성전자는 10만원, SK하이닉스는 16만원으로 상향했다.

투자업계에서는 반도체 수급 부족의 여파로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업계 및 언론은 TSMC가 애플과 AMD, 인텔 등의 주문량에 대응하면서 추가 주문 시 생산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TSMC에서 처리하지 못한 주문은 7나노 이하 공정이 가능한 또 다른 생산라인인 삼성전자로 넘어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은 “TSMC의 CAPA 상황에 따라 신규 고객들이 삼성전자를 추가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1월 28일 실적 콘퍼런스를 통해 “3년 내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현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기업은 ▲NXP ▲TI ▲르네사스 ▲글로벌 파운드리 등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인턴기자> 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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