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주가 급상승, 2021년 K배터리 비상할까

한국 배터리 기업, 일명 K배터리 3사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기준 LG화학과 삼성 SDI는 나란히 역대 최고가를 돌파했고, SK이노베이션은 22% 가까이 급등하면서 2021년 첫 증시의 주인공으로 부상했다. 이들의 하루 동안 늘어난 시가총액만 11조원 이상이다. 이렇게 주가가 오르는 것은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오랜 적자 끝에 기지개 켜는 K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배터리 사업의 영업이익을 총 5500억원으로 전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9년까지만 해도 모회사인 LG화학의 적자부서 중 하나였으며, 당시 이익은 -4543억원이었다. 2020년 1분기에도 배터리 사업 영업이익은 -520억원이었다. 하지만 2020년 4분기에는 2780억원을 기록하며 환골탈태의 모습을 보여줬다.

삼성 SDI도 마찬가지다. 삼성 SDI의 2019년 4분기 영업이익은 201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증권업계 전망에 따르면, 2020년 4분기에는 1900~2100억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처음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중대형 배터리 부문이 흑자로 전환해 수익 증가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삼성SDI의 중대형 배터리 부문은 늘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4분기에 전기차 배터리를 포함한 중대형 배터리 부문이 처음으로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 SDI는 3분기 실적발표 당시 전기차 배터리의 손익분기점 달성이 근접했다면서, 새해에 전기차 배터리 단독으로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또한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계속해서 배터리 부문에서 적자가 나고 있다. 하지만 적자 폭이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2020년 1분기에는 1049억원 적자가 났으나, 2020년 3분기에는 989억원 적자로 세 자릿수대로 접어들었다.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을 비롯한 증권사들은 SK이노베이션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으며, 지난 2020년 11월에는 삼성SDI를 제치고 세계 4위를 기록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당장 흑자 전환을 하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지만, 꾸준히 영업 손실 폭을 줄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CATL의 영향력을 비집고 들어가다

2019년까지만 해도, K배터리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우선 전반적으로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에 대한 기대가 지금처럼 크지 않았다. 게다가 패권을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이 쥐고 있었다. 당시 세계 배터리시장의 26%를 점유하고 있었으며, 중국에서는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었다. 국내 언론 보도에 따르면, CATL의 2019년 연간 순이익은 최대 49억1100만위안(한화 약 8278억원)로, 2018년 대비 45%가량 급증했다. 당시 LG에너지솔루션 모회사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손실을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2020년도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한국 배터리 기업이 대폭 성장했다. SNE 리서치는 “코로나 여파로 대부분 국가와 기업이 역성장했으나,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언급했다. 현재 LG화학과 중국 CATL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선두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친환경 정책과 전기차 시장은 정비례?

국내 배터리 산업이 기지개를 켤 수 있던 이유는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이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친환경 정책을 속속 내놓으면서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 유럽에서는 올해부터 차량 한 대당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95g/km를 넘으면 1g/km당 95유로(한화 약 13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미국 또한 마찬가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환경 규제 철폐를 주장해 왔지만, 이번에 당선된 조 바이든 대통령 후보는 친환경 정책을 강조해 왔다. 바이든 대통령 후보는 2050년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투자를 단행하고, 전기차 인프라를 확장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청정에너지와 기후변화 대응 인프라에는 임기 동안 2조달러(한화 약 240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저탄소 인프라 건설과 전기차 생산과 관련된 일자리를 대폭 확장하고, 신재생 에너지 전환도 유도할 방침이다.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Deloitte)는 코로나19가 향후 3년 동안 경제에 영향을 미치더라도, 향후 10년간 전기차 시장은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이 중국과 경제전쟁을 벌이는 것은 국내 배터리 산업에 기회로 작용한다. 세계 배터리 시장 1위를 기록하고 있는 CATL은 중국 기업이라는 디스카운트 요소를 갖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 전쟁으로 인해 북미 진출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국내 기업에 기회요소가 될 것이며, 2021년 벽두부터 국내 배터리 3사의 주가가 뛰어오르는 배경이 되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인턴기자> youme@byline.network

관련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