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학회 “판호발급 시작됐으나 현실은 여전히 냉혹”

중국 정부가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에 외자판호를 발급한 이후 게임업계에서는 이 기회에 국내 게임사에 대한 판호 발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도록 민관이 협력해 중국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게임학회는 7일 성명을 내고 “판호발급은 시작되었지만 현실은 여전히 냉혹하다”며 “한국은 추가적인 판호 발급에 대한 지속적인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주장은 실질적으로 중국 정부가 한국에 대한 판호 규제가 철페된 것이 아니라는 현실에 기반한다. 학회에 따르면 지난 2일 중국 판호 발급 숫자는 총 42개다. 그중 한국에 내준 판호는 하나(한국계 인디개발자가 만든 ‘루시’를 포함하면 두 개)에 불과하다. 반면 일본은 13개, 유럽은 12개, 미국은 8개를 받았다.

중국 정부가 내자와 외자를 막론하고 판호 발급 수 자체를 줄이고 있다는 것도 우리 정부의 빠른 대응이 필요한 이유로 꼽혔다. 중국은 과거의 10분 1 수준의 판호를 발급하고 있으므로, 이번처럼 소수의 제한된 외자판호를 둘러싸고 각국이 서로 쟁탈전을 벌일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는 것이다.

관련해 학회 측은 ” 대기중인 한국 게임 판호가 자동으로 나오지는 않을 것이므로 한국은 지난 4년간 누적된 국가간 판호 차별을 제기해야 한다”며 “한국은 중국 게임의 진입에 아무런 장애가 없지만 한국 게임의 중국 진입은 판호로 막혀 있다는 점을 국내외에 강력하게 어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정부가 외자판호를 발급한 ‘서머너즈 워’

 

아울러 국내외 정세가 판호 발급에 영향을 미칠 것도 언급했다.

바이든 당선자 체제 아래에서는 미국이 동맹국을 협박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이 아닌 전통적인 한‧미‧일 동맹 중심의 외교로 선회할 것이 예상되는 것, 또  코로나로 인해 시진핑 주석이 방한해 한중간 ‘문화 교류의 전면화’를 선언하려고 했던 계획이 틀어지면서 중국 정부가 내년 1월 바이든 당선자 취임 이전 한국을 어떻게 달래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생긴 것 등을 감안해 적극적으로 판호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내년 대선정국에 들어서면 모든 관심이 국내 정치에 집중돼 상대적으로 판호나 게임 IT 산업에 대한 관심이 약화될 것을 우려했다. 정부가 많은 한중 현안 중 하나의 성과를 이룩했기 때문에 이에 만족하고 대응이 느슨해질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판호 문제는 해결이 안된 채 차기 정부로 넘어갈 것이고 차기 정부가 들어서면 담당 공무원을 대상으로 판호가 무엇인지에 대해 처음부터 설득해야 하는 난관이 있다는 것이다.

덧붙여 게임산업계 역시 판호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별회사가 부담스럽다면 집단적으로 노력하는 것은 중요하다는 것이다. 판호발급을 위한 민간과 정부의 협력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강조됐다. 한 건에 불과하지만, 이번 판호 발급 역히 복합적 국제정세에 더불어 국내 민관의 공동 노력의 산물이라는 이야기다.

학회는 성명을 통해 “현재의 미중무역마찰과 국제 정세는 판호 해결에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라며 “중국이 한국을 필요로 할수록 한국정부는 게임산업을 비록한 콘텐츠 산업에서의 불합리한 규제 철폐를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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