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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TMI] 현실의 서달미와 한지평을 만나다

이 기사는 바이라인네트워크가 운영하는 팟캐스트  IT TMI의 11월 30일 방송 내용입니다.

[팟빵으로 듣기 주소: http://www.podbbang.com/ch/1771527?e=23895156]

남혜현: 안녕하세요. IT Too Much Information, IT TMI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고 있는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이고요,

심스키: 네 여러분 안녕하세요, 심스키입니다.

남혜현: 심스키님이 고대하던 그 코너입니다. 어서 섭외를 해오라고 저를 엄청 괴롭히시더라고요.

심스키: 그래서 오늘 두 분이 앞에 계신거죠?

남혜현: 네, 오늘 어떤 분을 모셨냐면요. 드라마 ‘스타트업’이 아주 절찬리에 방영되고 있잖아요? 실제로 서달미(배수지 분)와 한지평(김선호 분) 같은 역할이 현실의 문법에 맞는지, 얘기를 해보자, 그래서 현실의 서달미와 현실의 한지평 님을, 우린 라디오니까요(웃음) 모셨습니다. 전문 액셀러레이터 김영덕님과 푸드컬처랩의 안태양 대표님, 모셨습니다. 어서오세요!

일동: 안녕하세요!

남혜현: 자, 달미님과 지평님(웃음).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우선, 최근에 직이 바뀌었죠?

김영덕: 곧 백수이자 전문 액셀러레이터, 전 롯데액셀러레이터 상무 김영덕입니다.

남혜현: 반갑습니다. 저희 방송을 몇 번 들으신 분은 김영덕 상무님이 익숙하실 겁니다. 벌써 세 번째 나오셨죠. 그리고 안태양 태표님도 한 번 나오셨었어요.

안태양: 안녕하세요? 저희는 전세계에서 사랑받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K푸드 브랜드를 만들고 있는 푸드컬처랩 안태양입니다.

심스키: 그거 같아, 연예인, 아이돌 인사같아요(일동 웃음). 자, 이제 드라마 스타트업과 현실의 스타트업을 진짜 하시는 분, 투자하시는 분이잖아요? 드라마 스타트업과 어떤 게 같고 어떤 게 다른지 이야기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남혜현: 대화를 쉽게 하기 위해서, 어떤 장면을 좀 떠올려서 그게 맞나 저렇게 되나?이렇게 이야기를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혹시 기억에 남는 장면 있나요?

김영덕: 회장실에 가서 부수는 것(일동 아~)

심스키: 그 장면이 어떤 장면이냐면, 삼산텍이라는 스타트업 창업자(남자 주인공)가 당장 매출을 일으키기 위해서 대기업에 찾아가 솔루션을 납품을 하려고 하는데, 그 대기업의 회장이 솔루션을 사는게 아니라 아주 저가의 알바처럼 시키려고, “니네는 우리를 고객사로 이름만 올려도 되지 않으냐”며 갑질을 하려고 하니까 명패를 때려부십니다. 현실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장면이지만,

남혜현: 두 가지 이야기가 가능할 것 같아요. 하나는 실제로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대하는 자세가 그러한가. 같이 협업할 때요. 두 번째는, 가서 그렇게 때려부술 수 있는 환경이 되나(웃음).

안태양: 어, 때려부수면 바로 경찰서로 가지 않을까요?

심스키: 그래서 드라마에서도 소송을 당하죠.

남혜현: 관계 맺기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지네요

안태양: (김영덕 상무를 바라보며) 대기업에 계셨던(웃음)

김영덕: 대기업에 잠깐 몸 담았던 경험을 살려보면(웃음), 드라마라는 게 원래 과장을 해야 하니까. 현실에서 그 정도로 있는 일은 없죠. 그 다음에, 대기업의 진짜 높은 사람들은 그런 일을 안 하죠. 기술 탈취, 같은 것을 언론의 공격 대상이 될 만한 일을 혹시라도 오해가 생길까봐 대기업은 정말 조심하죠. 심지어는 정상적인 일조차 그런 거 때문에 잘 못하는 경우가 있어요. 생각을 해보면 매출 10조원 정도 하는 대기업인데 기술탈취 등을 통해서 100억원을 번다고 치죠. 100억원을 버는데 회장이 신문에 나와서 욕을 먹는다. 그러면 그 담당 임원은 줄줄이 다 날라가요.

심스키: 그런데도 불구하고 가끔 그런 일이 보도가 되고 이슈가 되긴 하잖아요. 그런 일이 벌어지는 건 왜 그럴까요?

김영덕: 실제로 조직 내에서 일하는 프로세스를 보면 담당자, 팀장, 부사장, 임원 이런 레벨로 쭉 가잖아요? 그 사람들마다 생각이 좀 다른거죠. 담당자 선에서는 실적을 내고 싶고, 실적에 압박을 받는 팀장 정도에서는 그런 일을 할 유혹을 가지고 있죠. 그런데 위로 가면 대외적 이미지에 대한 리스크를 훨씬 크게 보기 때문에 윗선에서 시킬 확률은 별로 없어요. 그런데 밑에서 하는 것을 콘트롤 못하는 경우가 되게 많죠.

심스키: 실무자한테 KPI 설계가 잘못됐다고 볼 수 있겠네요?

김영덕: 사실은 조직에서 수천 명이 일을 하면 그 안에서 사실은 이상한 사람들 꼭 있잖아요. 그리고 그게 다 통제되지도 않고. 드라마에서 나온 전형적인 갑질보다 더 심한 악랄한 방식은 작은 오너 회사들한테 훨씬 많이 있어요. 오히려아주

남혜현: 매출이 막 그렇게 크지 않고

김영덕: 중소기업, 중견기업이 오히려 스타트업에 갑질하는 경우들이 훨씬 많죠. 예를 들면 과거에 전통적으로 그냥 장사해서 돈을 벌었다거나 부동산으로 큰돈을 벌었다가 이런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옛날에 벤처기업 초기에도 투자한 다음에 회사가 잘못되면 협박해서 돈을 투자한 돈을 돌려받는 사례도 있고 그랬잖아요. 그런 것처럼 중소, 중견기업이 장사처럼 해서 돈을 번 사람들이 그런 스타트업 투자하거나 또는 관계를 맺을 때 좀 더 악랄하죠 그 사람들은 뭐 겁나는 게 없죠.

심스키: 그런 게 약간 언론이 해야 할 일인데. 언론은 주로 대기업을 감시하니까 작은 규모의 회사들은 언론에 감시에서 벗어나 있으니까 그런 일을 벌일 수 있는 거겠죠?

김영덕: 뭐 한 매출 100억원 200억원 하는 회사에 대해서 터뜨려봤자 뭐 사람들이…

남혜현: 관심도 많이 없을 수도 있고

김영덕: (드라마의) 그런 장면은 딱 그런 케이스에 많이 일어나요

심스키: 드라마에서는 재계 삼십몇위 회장이었어요.

남혜현: 안 대표님은 어떻게 보셨어요? 그 장면을?

안태양: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그런 경우들이 생길 수 있지만,

남혜현: 혹시 말씀하기 곤란하시면 내 친구 이야기라고 하고 얘기하셔도 돼요(웃음).

안태양: 거기서 그렇게 티를 낼 수는 없죠. 왜냐면 스타트업 씬이 워낙 그렇게 크지는 않아서 사실 한다리 건너면 다 알아요. 왜냐하면 투자자들도 알 수밖에 없고 엔젤 투자자도 VC도 서로 다 알고 스타트업도 다 아는데 거기서 제가 명패를 때려보셨다? 그 순간 저는 이제 회사를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해야 하는 거죠. 그러니까 사실은 그렇게 막 시원하게 막…

남혜현: 그런 욕구는 생겨요?

안태양: 이런 욕구는 생겨요. 진짜 잘 돼야겠다.

심스키: 잘 돼서 복수하리라.

안태양: 진짜 잘되는 게 복수다.

남혜현: 건강하시다

김영덕: 어, 그런데 사장실이나 이런 데 명패가 있나요?

심스키: (드라마에서) 명패가 그리고 나무같은 재질이 아니고 유리 같은 걸로 되어 있었어요.

김영덕: 그러니까 요즘 명패 있는 회사 잘 못 본 것 같은데요.

안태양: 대기업 회장님실에 들어가 본 적이 없어서(웃음)

심스키: 제가 약간 인상적으로 본 장면 중에 하나는 “이번 역은 샌드박스 역입니다” 이런 멘트가 나오면서 샌드박스라는 곳에 들어가더라고요. 그런데 일단 샌드박스가 전철역이 되려면 엄청 큰 회사여야 하잖아요. 전철역은 사기업은 해주지도 않는데 엄청 큰 회사여야 하고요. 그리고 샌드박스라는데 모두가 다 들어가고 싶어서 이렇게 약간 몸달아 있잖아요. 우리 현실에서 그런 액셀레이터가 가능할까요? 일단 액셀레이터가 뭔지부터 좀 설명해 주시고요,

김영덕: 엑셀러레이터는 옛날로 치면 인큐베이팅. 그러니까 도와주는 것과 투자를 겸하는 회사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간단하죠?

심스키: 네, 쉽게 설명해주시긴 했는데, 뭔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뭘 도와주는지요,

김영덕: 투자를 많은 금액을 하지는 않고 초기 기업인 경우에 회사 밸류에이션도 굉장히 낮아요. 한 5억, 10억, 20억원 범위내에서 수천만원, 많으면 1억원. 그런데 지분은 많이 가져가는데요, 낮은 밸류로 가니까요. 대신에 회사에 창업자가 초기 기업이니까 회사의 전략 비즈니스 자체의 설계나 또는 투자자를 섭외한다거나 이런 것들이 부족하잖아요. 그런걸 종합적으로 다 도와주죠.

남혜현: 그러면 창업자 입장에서도 액셀러레이터를 잘 골라야겠네요. 이 사람의 네트워크가 곧 내 자산이 되는 거잖아요.

심스키: 한지평을 내 사람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거잖아요.

안태양: 스타트업에서도 그런 거 있어요. 어느 엑셀러레이터 출신이냐도 되게 중요하고

남혜현: 후속 투자를 받거나 할 때도

안태양: 그러다 보니까 엑셀러레이터 들어가는 게 그냥 들어가고 싶다고 들어가지는 게 아니라 경쟁률이 굉장히 세요. 왜냐하면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는 누구나 들어봤지만 되게 막연하잖아요. 투자를 어떻게 받고 누구를 어디에서 어떻게 만나야 할지 모르니까. 사실 엑셀러레이터 같은 케이스가 스타트업 입장에서 치면 굉장히 잘 알고 계시는 전문가, 과외 선생님 같은 느낌이에요.

심스키: 그런데 내가 돈을 내지 않고 돈을 받으면서

남혜현: 지분 주잖아요(웃음).

심스키: 드라마상에서는 창업지원금으로 1억을 주고 그다음에 공간을 엄청 좋은 공간을 제공해주더라고요. 6개월 동안.

남혜현: 통상 이런 조건인가요.

김영덕: 그렇지는 않죠. (지분 없이 투자만 하는 경우는) 정부 지원에서는 그런 프로그램들이 있어요. 그냥 유일하게 삼성C랩 같은 경우에 그냥 1억원을 주는.

심스키 : 오, 그냥 줘요? C랩은 1억을?

김영덕: 삼성 C랩은 그래서 선발할 때 인기가 되게 많아요. 지원금을 주고 삼성C랩의 공간을 1년 동안 주고, 삼성 건물의 구내식당을 무료로 제공하죠.

심스키: 그런데 삼성C랩은 내부에서 육성하기 위한 것 아닌가요?

김영덕: 외부도 합니다. 삼성과 협업이 가능하거나 또는 그렇게 꼭 제한적이지는 않아요. 좋은 스타트업을 뽑아서, 저희(롯데 액셀러레이터)가 투자한 회사도 삼성C랩에 나중에 들어간 경우가 있는데 1년 동안 굉장히 좋은 밥을, 좋은 오피스에서 1억원을 받고 잘 성장해서 고맙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삼성이 1년에 수십조원 이익을 내는 회사라서 그걸 굳이 지분을 받아야 되느냐 이런 사회공헌 활동으로서 굉장히 적극적으로 하는 것 같아요

남혜현: 기업이 하기에 적절한 사회공헌인 것 같아요.

안태양: 실제로는 그렇게 1억 원을 지원하는 정부 지원자금이 있어요. 그게 이제 청년사관학교인데, 지분을 주는 것은 없고 최대 1억원과 1년 동안 오피스가 나와요.

심스키: 제가 기억나는 장면이 하나 있는데 우리 상무님이 전에 출연하셨을 때 정부를 비판하면서 투자가 아닌 이런 지원 사업은 없어야 한다,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김영덕: 그건 사실은 바람직하지 않죠. 무상지원은 맥락상. 제가 조금 까칠하기는 한데(웃음),

기업 생태계라는 게 자본주의 시스템이잖아요. 그런데 무상으로 주는 건 사실 사회주의 시스템이잖아요. 이 맥이 잘 안 맞는 거죠. 물론 (스타트업을) 키워야 하기는 하는데, 점점 과해지는 거죠. 시장에 왜곡이 일어나니까. 그러고 나서 액셀러레이터한테 투자도 하라고 하는데, 그러면 1억원을 공짜로 주는 데가 있고, 지분을 줘야 하는데가 있으면 당연히 공짜로 주는데로 가죠. 그러면 투자 생태계 자체가 정상화되기 힘든 거죠. 노이즈가 되죠.

심스키: 그러면 국내에 엑셀러레이터를 하는 회사들이 많이 있나요?

김영덕: 많이 있죠. 등록한 게 300개 정도 돼요. 진짜 활동하는 곳은 반 이하에요. 엑셀러레이터를 육성하기 위해서 그 관련한 법들도 만들고. 그래서 등록하면 혜택이 있는 것처럼 많이 했는데 실제로 등록해놓고 활동할 의지도 없고 능력도 안 되는 회사들이 많죠.

남혜현: 그런데 왜 등록을 하는 거죠?

김영덕: 정부의 그런 운영 프로그램에 지원해서 수주하고 그걸로 운영비를 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이 생기니까 등록을 많이 했죠.

심스키: 벤처캐피탈하고 엑셀러레이터하고는 좀 많이 다른가요?

김영덕: 보육 기능이 있는 게 엑셀러레이터고 벤처캐피털은 엄밀하게 말하면 보육 기능이 없는 거죠. 돈만 투자하는 게 원칙인데 외국 같은 경우는 벤처캐피탈이 투자한 다음에 도와주는 전문가들을 내부화해서 도와주는 게 있어요. 전형적으로 구글벤처스 같은 곳의 홈페이지에 가보면 전문가가 한 수십 명 있어요. 최고의 엔지니어 또는 기획자 이런 사람들이 투자한 회사에 도와줘요.

심스키: 해외에도 엑셀레이터가 좀 많이 있을 거잖아요. 해외에서 제일 유명한 데는 어디에요?

안태양: 저는 작년 실제로 엑셀레이터를 들었어요. 뉴욕에 있는 ERA요. 더 유명한 곳들도 많은데 저희는 뉴욕을 선택했으니까 ERA로 했죠.

심스키: 와이콤비네이터 이런 데가 유명하죠?

김영덕: 500스타트업.

남혜현: 한국에 있는 스타트업들도 다른 나라에 있는 엑셀러레이터로부터 투자를 많이 받나요?

안태양: 많이 쉽지는 않아요. 투자를 받으려면 우선, 원하는 것들 중에 하나가 그 나라에 회사가 있어야 하는데 거기 가서 회사를 설립하는 것도 쉽지 않고 회사를 설립하고 그냥 둘 수는 없잖아요. 누군가는 가서 있어야 하니까. 사실 그 돈을 받는 것보다 그걸 운영하는 돈이 많이 들 수도 있고요. 그리고 아직 회사가 엄청나게 크게 성장하지 않은 케이스에는 대표가 어느 공간에서 빠져버리면 사실 힘이 떨어질 수도 있거든요. 한국에 있을지 미국에 있을지도 결정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고. 미국이 (투자)금액적인 부분에서는 더 큰 건 맞지만 들어가는 생활비나 이런 게 훨씬 비싸니까, 받는 금액이 많은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쓰는 속도감이 더 빠를 수 있어요.

남혜현: 드라마를 보면 주인공 서달미가 서류심사를 통과해서 샌드박스에 가서 퀴즈를 맞추고 CEO가 된다,

심스키: 그 장면이 어떤 장면이냐 하면. 삼산텍이라는 회사가 있어요. 열심히 AI 비전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인데, 기술만 있고 제품화는 안 됐고 투자만 열심히 받은 회사예요. 또, 서달미라는 캐릭터는 비정규직으로 일하다가 창업을 하겠다고 결심을 했고요. 두 곳 다 샌드박스라는 회사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 상태에서 서류 심사에 둘 다 통과했어요. 그 안에서 팀을 짜서 해보라고 했는데, 서달미가 퀴즈를 맞춰서 CEO를 하고 삼산택의 구성원들이 개발자 역할을 하면서 한 회사가 되는데, 이 삼산텍은 뭐 이룬건 없지만 그래도 몇 년 간 기술도 만들어 온 회사고, 서달미는 발표 잘 해서 갑자기 CEO가 되는 케이스인데, 이런게 가능한 일인가요?

김영덕: 멋진 스토리인데?

안태양: 그 스토리의 로직은 해커톤이에요. 해커톤도 여러 가지 방식 중에 하나가 거기에 개인이 가서 팀을 꾸리기도 하고, 리더가 잡히면 리더가 나와서 발표를 해서 나는 이런 회사인데 팀원을 모집하기도 하는 게 해커톤인데.

액셀러레이팅은 이미 회사가 다 꾸려져 있는 상태에서 가는 거죠. 그래서 그 영상을 실제로 그날 봤는데, 굉장히 꿈 같은 내용이에요. 그렇잖아요. 내가 3년 동안 대표였는데 내가 그걸 못 맞췄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이 갑자기 대표가 되고 이런 거는 사실 회사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죠.

남혜현: 이 드라마가 초기에, 스타트업 드라마라기보다 스타트업에서 연애하는 드라마라는 비판도 많이 받았잖아요?

안태양: 리더가 되는 과정도 사실은 엑셀러레이팅을 한다는 건 이미 회사가 그래도 기본 골조는 좀 잡았다, 그러니까 아직 제대로 시멘트를 바른 건 아니지만 골조는 만들어진 회사가 액셀러레이팅에 가는 거지 갑자기 갑자기 “오늘 나는 스타트업을 해야겠다, 액셀러레이터에 갈거야” 이렇게 되진 않는 거죠.

심스키: 드라마에서는 그렇게 해커톤을 해서 우승을 하죠. 그래서 샌드박스에 입주를 해요. 입주 후에 처음으로 나오는 신이 뭐냐 하면 지분 싸움을 해요. 삼산텍은 이미 있는 회사잖아요. 원래 있는 멤버들과 새로 합류한 서달미가 지분을 나누는데요, 사람이 늘었으니 지분을 N분의 1로 나누자, 이렇게 되는 거예요. 이렇게 얘기가 되니까 벤처투자자인 한지평 팀장이 와서 “이렇게 하면 안 된다.”라고 말해요.  “많은 지분을 한 사람에게 몰아야 한다”고 말을 하는데요. 서달미가 지분을 갖느냐 마느냐 같은 것을 갖고 에피소드가 나오는데요, 왜 지분을 한 명한테 몰아야 하나요? 다 같이 고생을 했는데 말이죠.

김영덕:  동업을 하면 좀 싸우잖아요.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게 지분이 너무 분산돼 있으면 나중에 되게 불확실해져요. 회사가 어디로 갈지 몰라. 그래서 가능하면 회사의 핵심, CEO한테 절대 지분이 좀 더 모여 있으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좀 더 안전한 투자가 되죠. 경영권의 안정이 핵심적이죠.

안태양: 잘 생각해 보시면, (창업 멤버들이 지분을) 20%씩 나눴어요. 나중에 정말 나쁜 마음을 먹고 세명이 뭉쳐. 그러면 이 지분 구조가 달라질 수 있는 거예요. 명확하게 똑같이 갖고 있으니까 어떤 사람이 나쁜 마음을 먹고 너랑 나랑 셋이서 합칠래? 뭐 이렇게 되면 균형이 깨져버릴 수 있으니까.

심스키: 그런 경우 사실 많지, 현실에서.

안태양: 많죠. 엄청 많죠.

김영덕: 많은 시나리오가 있죠. 4명이 창업했는데 중간에 “나는 하기 싫어” 하고 지분을 그냥 들고 나가. 20% 지분을 가지고 나간 외부의 주주가 있는데 마음에 안 든다고 딴지를 걸고 사사건건 시비를 걸 수 있죠. 그래서 실제로는 공동창업자끼리 헤어질 때 동업자 계약 같은 걸 미리 해놓는 게 좋죠. 나갈 때는 지분을 원래 샀던 가격에 내놓는다든지, 또는 어느 정도 밸류가 높아졌으면 서로 합의하는 가격에서 기존 구주를 동업자한테 넘기고 간다는 계약을 명확히 하는 경우가 있죠. 그걸 안 해놓고 그냥 했다가 분쟁이 나서 회사가 깨지는 경우도 있어요.

심스키: 그런데 같이 고생한 사람인데 한 사람한테 가면 고생하고 (지분을) 조금만 갖는 사람은 좀 너무 억울하지 않나요?

김영덕: 벤처캐피탈들이 그런 얘기를 많이 해요. 대표 지분이 가능한 50%를 넘었으면 좋겠다고요. 그런데 사실 제가 볼 때는 그건 투자자 관점에서 그런 거고 말씀하신 대로 동일한 역할이면 사실은 정당하게 N분의 1로 하는 게 맞는 거죠. 그런데 대신에 그걸 주주로서의 권리를 위임할 수는 있죠. 아니면 아까 말한 대로 동업자 계약, 주주 간 계약을 명확하게 해서 이게 나중에 이탈이 일어났을 때 지분들이 밖으로 새나가지 않게끔 하는 장치들을 잘해놓으면, 그래서 초기에 변호사나 전문가의 조언을 듣는 게 중요해요.

안태양: 그리고 일의 배분이 명확하게 똑같을 순 없어요. 어쨌든 대표라는 직업을 갖는다는 건 더 많은 책임과, 또 앞에 나서야 하고 또 해야 할 것들이 많고요. 그래서 N분의 1이 되기 쉽지 않죠.

남혜현: 드라마를 보면 투자 팀장인 한지평 님이 되게 까칠하게 나오는데 실제로도 그렇게 VC 분들이 까칠한가요?

안태양: 되게 복불복인 것 같은데 제 입장에서는 한지평 팀장이 그렇게 까칠하다고 느끼지 않았어요. 그냥 정말 팩트를 얘기하는 거예요. VC 분들은 제 친구나 가족이 아니니까 가장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얘기를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걸 제가 개인적으로 받아들이면 그분이 되게 까칠한 사람처럼 보이는 거죠.

심스키: 대인배!

안태양: 왜냐하면 VC는 어쨌든 롤이 명확하잖아요. 그 롤도 명확하고 목적성도 명확하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 되는 이야기를 했고. 그런데 그걸 제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라고 하기 시작하면 사실 회사를 운영할 수가 없는 거죠. 저는 보면서 정말 맞는 얘기였어요. 개인적으로 비난하거나 힐난을 하는게 아니라 “지분은 이렇게 나누면 안 돼”라거나 “너네한테만 너무 좋은 계약서에는 뭔가가 있다”라거나, 이런 얘기는 현실적인 거예요. 저라면, 그런 분은 지분을 주고서라도 모셔오고 싶을 것 같아요.

일동: 오~

안태양: 사실 누가 그런 이야기를 하겠어요. 왜냐하면 인간이라는 존재는 다 욕먹기 싫잖아요 그런데 그분은 진짜 자기가 욕먹을 각오를 하고 그렇게 얘기를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너무 당연히 맞는 내용인데 이게 그렇게 나쁜 건가? 이런 생각이 들기는 하더라고요, 저는.

심스키: (드라마 속) 삼산텍의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되게 듣기 싫어하죠(웃음).

안태양: 스타트업의대표나 공동창업자, 혹은 C레벨에 들려면 그건 당연히 겪어야 하는 일이고 당연히 들어야 하는 얘기라고 생각해요.

김영덕: 업계에 실제로 그렇게 소통하는 방식이 아주 직설적이고 굉장히 시크한 분들이 있는데 소통의 스타일이에요. 스타일인데, 사실은 좋게 좋게만 얘기해줬는데 나중에 회사에 별로 도움이 안 돼, 그런게 사실은 극단적 사례 중에 하나죠.

안태양: 좋은 말 해줬는데 그게 회사에 전혀 도움이 안 되면 결론적으로는 그게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있거든요.

남혜현: 그날의 내 감정만 괜찮은 거군요.

심스키: 저는 그런 생각도 해 보거든요. 벤처캐피탈에서 도와주는 분들이든 액셀러레이터에서 도와주는 분들이든 창업자는 아니잖아요? 자기는 그냥 월급쟁이잖아요. 그런데 창업자는 훨씬 더 크고 많은 생각을 하고 있을 테고 비전도 더 많은 걸 그리고 있을 텐데 월급쟁이가 가서 그 사람의 생각을 재단을 해서 옳네 그르네 하는게 과연 그 생각의 그릇이 같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안태양: 물론 회사는 창업자가 제일 잘 알아요. 그런데 또 한편으로 창업자는 회사만 아는 걸 수도 있어요.

남혜현: 오늘 되게 멋있어요!

안태양: 왜냐하면 결정을 하셔야 해요.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내가 내 회사만 할 거면 사실은 스타트업이라고 말할 수는 없어요. 왜냐하면 투자를 받고 이런 과정을 거치고 J커브를 그리고 이런 걸 할 수 없는 거니까. 스타트업을 한다는 건 결론적으로 외부의 자본을 받고 외부를 잘 봐야 하거든요. 그런데 저는(창업자는) 회사만 알잖아요. 그러니까 외부를 알 수는 없어요. 물론 VC분들은 말씀하신 것처럼 대부분 어느 회사의 직원이긴 하지만, 저희보다 더 많은 창업자들을 하루에도 수십명씩 만나거든요. 그러니까 그분들의 말에 일리가 있기는 있어요. 저는 제 회사만 생각하다 보면 진짜 제 회사에만 빠져버리더라고요.

심스키: 시야가 좁아지는 거죠.

안태양: 그리고 왠지 막 제가 세상을 구할 것 같아요.(일동 웃음) IPO를 할 것 같고 그렇지만 현실은 아닐 수도 있으니까. 까 그런 부분들을 잘 재단해 주시는 건 맞아요.

심스키: 다음 장면이, 뭐가 생각나냐 하면 두 가지가 약간 겹치는 것 같은데요. 삼산택이 새로운 회사가 되기 전에 제품도 없고 서비스도 없는 상태에서 AI 기술만 몇년을 개발을 해요. 그러니까 최초 투자자인 아버지가 엄청 화를 내고

남혜현: 너, 언제 돈 벌어올거냐!

심스키: 또 서달미 씨의 아버지가 원래는 창업을 하려고 준비를 하다가 돌아가셨는데. 그 과정에서 처음에 서비스를 만들어서 투자를 받으려고 하는데 투자심사역이 “수익모델을 지금 달면 수익이 날 것 같은데 수익 모델을 왜 안 다냐”라고 하니까 이분이 “지금은 수익 달 때가 아니고 이용자를 더 넓힐 때다”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남혜현: 그 드라마에서 투자사 대표가 “창업 초기에 바닷물을 먹으면 안 된다. 아무리 목이 말라도”라고 표현을 했거든요.

심스키: 그런데 일반인들이 볼 때는 아니 돈을 벌면서 해야지 돈도 안 벌고 이용자만 넓히는 일을 왜 하는 건가, 이런 생각이 좀 들기도 하더라고요.

김영덕: 그건 사실 정답이 없어요. 저는 창업자 출신의 투자자였으니까 그런 케이스의 질문들을 많이 받는데, 그건 정말 케이스 바이 케이스예요. 어떤 회사는 수익 모델을 만드는 게 좋겠다고 조언해드리기도 하고. 또 반대로 어떤 회사는 좀 더 넓혀라.

그건 진짜 그걸 고려하는 요인들이 너무 많아요. 회사의 현재 상태도 있고 그다음에 회사가 들어가 있는 시장과 경쟁자 여부, 수익 모델을 붙였을 때 단기 성과인지 장기 성과인지. 또 단기 성장에만 도움이 되고 장기성장에는 저해가 되는 것은 아닌지. 하나를 선택해서 하나를 잃는 게 대부분이라서 정답이 없어요. 그 시점에서 선택을 했는데 예를 들면 유저를 늘리는 쪽으로 집중했다가 회사가 망한 경우도 있고 수익 모델을 먼저 붙여서 하다가 호랑이가 안 되고 조그만 고양이가 되버리는 회사도 되게 많고요. 그거는 당장 수익모델을 붙이라는게 잘못 했다거나, 또는 그 반대라거나 그렇게 말할 수 없는 사안이에요.

안태양: 상무님 말씀이 진짜 맞는 게 솔루션 개발이면 3년 솔루션을 개발을 할 수 있어요. 이게 어떤 식으로 갈 거냐에 따라 다를 수 있고. 당장 바로 수입 모델이 나오는 건 사실 스타트업의 형태가 아닐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당장 뭘 넣어서 뭘 팔고 이렇게 하는 건 사실 자영업자 형태가 더 비슷하고. AI 솔루션이나 혹은 뭔가 플랫폼을 만들고 유저를 끌어들인 이 모든 과정은 어쩌면 당장 수입모델은 될 수 없을지언정 향후에 엄청난 폭발력을 가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이건 정말 복불복인 것 같아요.

김영덕: 변수가 너무 많아요. 외부 환경, 정세, 기후 까지. 일반론을 가지고 나한테 적합한 선택을 찾는 건 불가능한 거죠. 그래서 사업이 재미있죠.

남혜현: 그런데 너무 머리가 아플 것 같아요.

안태양: 스팩터클해요.

김영덕: 실제로는 최선의 선택은 불가능해요, 그 순간에는. 그래서 내가 현재 알고 있는 정보와 판단을 가지고 결정을 하는 거죠.

심스키: 운의 영역이라는 거네요.

김영덕: 주어진 정보, 정보를 최대한 많이 모으고 그걸 현명하게 판단하는 건데 운의 영역이 반드시 있는 거죠. 왜냐하면 세상이라는 게 그런 거잖아요. 그런데 운의 영역을 최소화하는 것들이 합리적인 경영자가 해야할 일이죠. 그래서 열심히 공부하고 조사하고 주변 사람들의 의견들을 최대한 들은 다음에 그걸 종합적으로 결정해야 하죠. 옆에서 누가 훈수 둔다거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 그냥 훈수로만 들어야죠.

심스키: 그런 말을 들은 것 같아요. 똑같은 요인인데, 어떤 기업에서는 성공의 요인이 되고 어떤 기업에서는 실패의 요인이 된다고요.

남혜현: 다음 장면인데요, 데모데이하는 장면이 나왔어요.

심스키: 투자를 받고 석달쯤 열심히 일을 해서 솔루션이든 뭐든 만들어서 투자들 앞에서 발표를 하는 장면인데요, 데모데이라는 게 뭔가요?

김영덕: 데모데이가 사실은 선을 보이는 거죠. 데모데이의 목적은 엑설레러이팅 과정에서 성취한 것을 투자자들에게 보이는 게 첫 번째죠. 그래서 투자를 받아내는 거죠.

심스키: 데모데이가 중요한 행사인가요?

김영덕: 굉장히 중요하죠.

남혜현: 실제로 데모데이를 통해서 투자가 일어나는 케이스들이 많은가요?

김영덕: 굉장히 많죠. 엑셀러레이터는 데모데이에 모든 역량을 다 집중해요. 데모데이 하루를 위해서 6개월이나 3개월을 쓰는 거예요.

남혜현: 갑자기 데모데이가 되게 다르게 느껴져요.

김영덕: 데모데이에는 우리가 6개월 동안 얼마나 제품 완성도를 높였고, 시범적으로 마케팅이나 세일즈를 했는데 그 성장률은 어떻게 되고, 그래서 우리의 사업 모델은 이것이고, 하는 것을 굉장히 정교하게 만들어서 투자자들한테 공개할 만큼 완서도를 높여야 하니까 사실은 창업자들이 되게 힘들어해요. 이 과정에서 떨어져 나가는 곳들도 많아요.

안태양: 실제로 서울에 있는 엑셀레이팅 데모데에는 꼭 한번 가보시라고 추천을 해요. 진짜 수준이 달라요. 왜냐하면 그 데모데이는 그 액셀러레이터의 얼굴과 이름도 함께 가는 거기 때문에 굉장히 준비도 철저하게 하고요. PT 같은 거 보면 정말 진짜 노력 많이 했겠구나 생각이 많이 들고 그래서 정말 볼만해요.

심스키: 다음 얘기를 나누자면, 이 드라마에는 삼산텍 말고도 인재컴퍼니라는 회사가 나오는데 여기에 저는 좀 더 관심이 있거든요. 투자사에서 인재컴퍼니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알고 실력도 있는데 왜 하는지는 아직 모르는 것 같다”는 평가를 해요. 이 말이 어떤 의미일까요?

안태양: 그거는 정말 진짜 전형적으로 스타트업에 관련된 책에 나올 내용이에요. 저는 사실 인재 컴퍼니가 더 스타트업스럽다고 느끼기는 했어요. 그러니까 사업이라는 본질은 돈을 벌어야 하는 비즈니스라고 생각을 하니까요. ‘왜’를 찾는 건 되게 중요하죠. 그런데 지금 아주 초기 단계에서는 앞으로 가야 하는데 나는 이 사업을 왜 하고 있을까, 나는 세상에 도움이 되는 걸까를 고민하는 게 맞나라는 생각도 했어요.

심스키: 또 다른 에피소드에서, AI 기술에 의해 해고 당하는 노동자가 나와요. 인재컴퍼니 대표가 “어디에서 행패를 부리세요”라고 말을 하니까, 샌드박스 대표가 “당신은 이걸 행패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말을 하더라고요. 자신은 이걸 리스크라고 본다는 거죠.

남혜현: 타다 같은 경우도 그랬죠?

김영덕: 타다 같은 경우가 투자자 입장에서는 규제가 풀리겠지, 또는 이 회사가 규제를 회피해서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투자했는데 안 된거잖아요? 이러면 큰 리스크죠. 그래서 첫 번째 묻는 게 당신 규제를 회피할 수 있나요? 규제가 바뀔 것 같나요? 이런 얘기를 반드시 물어봐요. 리스크 체크하는 거죠.

심스키: 규제라는 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범주 안에 있을 텐데 이 드라마에서 나온 그 상황은 해고 노동자들이 회사에 찾아와서 시위를 하고 비즈니스를 막고,

남혜현: 타다 같은 경우에도 일자리와 관련해서 택시기사님들이 강하게 반발하셨는데,

심스키: 그래서 사회 문제가 되고 이러는 경우가 있잖아요. 스타트업은 이런 문제에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까요?

김영덕: 리스크 존재하니까. 사실은 사업을 할 때 여러 가지 제약이나 속도를 못 내는 경우가 많죠. 실제로는 (투자에도 기업가치 산정에) 그런 것들을 다 감안하고 있죠.

안태양: 거기서 포인트는 이거였어요 인재 컴퍼니에서 만든 프로그램이 경비원을 3분의 1로 줄인다. 3분의 2가 해고된다는 얘기죠. 그러면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느냐, 하는.

김영덕: 실제로 그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잖아요. 이미 정부에서 하는 스마트 팩토리 사업이 그런데, 민노총에서 반대하지 않는 걸 보면 신기하잖아요. 사실은 치팅이죠. (노동자의 일자리가) 줄지 않을 거라고 얘기하는 건. 그런데 이게 딜레마가 뭔가 하면 그렇다고 우리가 안 하면 누가 하냐, 외국 회사들이 하죠. 국제적으로 우리가 폐쇄된 경제를 가지고 있으면 안 해도 되죠. 그런데 그게 어쩔 수 없으니까 제가 볼 때는 노조나 이런 데서도 반대하지 못하는 게 글로벌하게 일어나는 일들이라서. 어쩔 수 없죠.

심스키: 드라마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나와요. “택시가 처음 도입될 때 인력거꾼들이 반대 시위를 했다. 지금까지 택시가 없었으면 우리는 아직 인력거를 끌고 타고 다녀야 한다. 이런 세상을 원하느냐. 우리가 AI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그런 거다. 미래에는 훨씬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것이지, 지금 당장의 고통이 있어도 참아달라 ”이런 뉘앙스로 얘기하고요. 그러니까 아버지는 “미래를 반대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속도는 조절해 달라. 속도가 천천히 가야 우리 같은 사람도 적응을 하지 갑자기 바뀌면 우리는 어떻게 사냐”라고요. 되게 중요한 아젠다 두 개가 맞서고 있는 것 같아요.

안태양: 어려운 얘기인 게, 되게 이상적인 얘기예요. 천천히 가면서 서로 적응도 하고. 그런데 회사가 그렇게 천천히 간다면 생존이 될까? 그런 거죠. 우리가 천천히 간다고 다른 곳들도 다 천천히 갈까? 이러려면 전 세계가 다 같이 우리 천천히 갑시다 해야 하는데요. 그래서 천천히 가다보면 저희는 언젠가 그것(외국회사)에 잡히거나 없어져버리는 상황이 생기겠죠.

김영덕: 우리나라 산업 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에요.

남혜현: 다른 부분에서의 보완책이 있어야겠어요

김영덕: 사실은 재정이 그런 일을 해야 하는 거죠. 그래서 스타트업을 지원할 게 아니라. 사람들한테 사회안전망을 제공하거나 재교육을 시키거나요.

그런데 아까 마차에서 차로 재교육을 말하는데, AI는 사실 전환이 불가능해요. 사람이 필요 없어져버리기 때문에요

남혜현: 그렇다고 개발자가 되느냐. 그것도 어려운 일이잖아요.

김영덕: 영화 윌리 있잖아요. 윌리가 우리의 미래상을 보여주고 있어요. 사람은 이제 즐겨야지. 그래서 보면 사람들이 출산을 안 하는 이유도 그렇게 봐요. 세계적으로 산업이 고도화된 나라들은 다 출산율이 떨어지잖아요. 왜냐하면 그 사람이 사람의 수요가 없어졌어. 옛날 농경시대에는 자녀를 열명씩 두는 게 재산인데 지금은 사실은 일자리가 없는데 사람이 계속 늘어나면 사회적 비용이 계속 증가하는 쪽으로 가기 때문에 이건 어떻게 보면 우리가 현명하게 판단하는 것일 수도 있어요.

심스키: 그런데 사람이 줄어버리면 시스템이 유지가 안 되잖아요. 우리 국민연금은 누가 내줄까요?

김영덕: 로봇이에요. 지금 로봇이 노동자를 대체한다면 로봇이 세금을 내는 거죠. 그걸 제가 볼 때는 사회적으로 그 합의를 끌어내는 게 맞죠.

심스키: 제리 양인가요? 미국 대선에서 AI 개발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동시에 기본소득 같은 사회적인 시스템을 정리하는 걸 계속 주장을 하더라고요.

김영덕: 제가 볼 때는 이게 사회주의나 자본주의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서 현실화되는 상황이에요.

남혜현: 이제 마지막으로 두 분 얘기를 한 마디씩 듣고 좀 정리를 할까 하는데 괜찮을까요?

안태양: 제일 기억 남는 게 11화에서 계약서 얘기가 있었어요. 계약에 너무 기쁜 나머지 계약서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아서 결국 회사가 찢어지는 상황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스타트업에 그런 일들이 굉장히 많아요. 사업을 고려하시는 분들은 계약서를 철저하게 검토하셔야 해요.

처음에 변호사 비용이 되게 부담스럽게 느껴지실 수 있는데 향후에 문제가 생기면 변호사 비용보다 최소 10배 이상의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차라리 좋은 변호사님께 자문을 구해서 꼭 계약서를 검토하고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부분을 잘 만들어놓으시는 게 되게 중요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 한지평 씨가 말한 게 맞아요. 만약에 계약서가 너무 나한테 유리한 것만 잔뜩 써 있다, 그러면 한 번 더 체크해 보셔야해요. 세상에 한쪽만 유리한 계약서는 없는 것 같아요.

남혜현: 상무님도 마지막 얘기 멋있는 거 해주세요. 아니, 재미있게 해주세요.

김영덕: 드라마에서 보면. 매회 사건 사고들이 터지잖아요. 실제로 사업하면 매일 매일이 사건 사고죠. 어제도 제가 창업자분들하고 화상 강의를 하면서 얘기를 나눴는데 창업자는 전생에 무슨 큰 죄를 지었길래 맨날 이 고민 속에서 이렇게 스트레스받아야 하냐고요. 매일매일 고난과 힘든 일이죠.

물론, 재미있게 할 때도 있죠. 드라마에서도 보면 밤새 회의하면서 아이디어 내고 이럴 때 너무 재미있잖아요. 그리고 막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빨리 회사 가서 동료들한테 얘기하고 싶은 끓어오르는 경험을 저도 해본 때가 있는데, 그런 즐거움은 찰나지 찰나. 매일 문제가 터지잖아요. 그래서 제가 이런 비유를 들어요. 어른이 되거나 또는 내가 창업자가 된다는 건

고민거리를 주렁주렁 달고 매일매일을 사는 거랑 비슷해요.

남혜현: 아, 저는 진짜 못할 것 같네요.

김영덕: 꽤 성공한 사업가들을 보면서 되게 부럽다 이렇게 생각하는데 사실 (그들안에) 돌덩어리가 10개는 있어요. 내공이 생겨서 버텨내는 거죠. 초보 창업자한테 만약에 성공한 창업자의 고민거리를 딱 던져주면바로 사표 내고 나갈 거예요. 과정 자체가 굉장히 힘들고 쉽게 풀리지 않는 문제인데, 그 어려움이 클수록 어느 정도 성취를 했을 때 그 기쁨이나 성취감, 짜릿함은 사실은 비할 바가 없죠.

안태양: 그렇죠.

남혜현: 정말 대단한 일을 하시는 분들입니다. 저희 오늘 많이 배웠고 즐거웠습니다.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심스키: 여러분.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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