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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비트 찍던 이들이 AI로 암 정복 나선 이유

‘암 정복’ 꿈 꾸는 AI 의료 스타트업 ‘루닛의 박승균 CPO 인터뷰

“우리는 좋은 문제를 풀고 있는가”

루닛은 ‘암 정복’을 말하는 스타트업이다. 스타트업은 통상 자신들이 가진 기술이나 아이디어로 세상의 문제를 풀기 위해 창업한다. 따라서, 어떤 문제를 다룰지 고민하는 것은 기업이 해야 할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확신이 비전을 만든다. 자신들이 좋은 문제를 풀고 있다는 확신이 생겼을 때 새로운 비전을 만들 수 있다. 예컨대 루닛은, 인공지능(AI) 기술로 도전할 수 있는 여러 영역 중 가장 가치 있는 분야로 의료를 꼽았고, 그래서 ‘암 정복’이라는 비전을 세웠다.

루닛은 왜 하고많은 분야 중에서도 ‘의료’를 자신들이 풀 수 있는 가장 좋은 문제라고 봤을가? 박승균 루닛 최고제품책임자(CPO)를 최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박 CPO는 루닛 공동창업자 6인 중 한 명이다. 학교에서 시스템 엔지니어링을 공부하면서 힙합 동아리를 했는데, 거기에서 만난 ‘비트 찍던 형’이 백승욱 루닛 의장이다. 이들이 만나서 랩만 한 것은 아니고, 당시에 공통적으로 흥미를 갖고 있던 인공지능 기술을 같이 연구하면서 창업도 함께 했다.

다만, 처음부터 의료 데이터 분석에 나선 것은 아니다. 인터넷에서 찾기 쉬운 의류 데이터를 모아 비슷한 옷을 찾아주는 기술을 만들었다가 크게 깨달았다. 옷의 문제는 옷을 잘 아는 사람이 푸는게 맞겠다는 것을. 루닛이 피봇을 결정하게 된 이유인데, 박 CPO에 따르면 이때 가장 고민한 것이 “우리가 풀 수 있는 가장 좋은 문제는 무엇인가”였다. 의학기술이 크게 발전한 것은 맞지만 암 정복은 아직 먼 미래의 일이다. AI 기술로 암을 극복하는 일을 당길 수 있다면? 이들은 충분히 해볼만한 일이고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판단했다.

의료로 업종을 변경(?)한 루닛은 이후 흉부와 유방암 판별을 위한 영상 분석 기술 개발에 매진했다. 흉부와 유방은 암 발병률이 높고, 또 분석을 시도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많은 영상 데이터가 있는 부위이기도 하다. 2013년 창업 후 7년간 나름의 성과도 올리고 있다. CB인사이트가 선정한 ‘세계 100대 인공지능 기업’에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루닛의 이름이 걸렸고, 또 엔비디아가 꼽은 ‘세계에서 가장 사회적 영향력 있는 5대 인공지능 스타트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 주요 병원들과 협업해 연구를 진행하면서 영상분석 솔루션을 출시했고, 글로벌로는 후지필름이나 GE헬스케어 파트너십을 맺고 자신들의 알고리즘을 판매했다.

흥미로운 점은 루닛이 의료에서 인공지능의 데이터 분석 도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의료 AI 기술은 대부분 오진율을 줄이는 것에 집중해왔다. 사진을 정확하게 판독해서 의사가 놓쳤을지 모르는 병변을 찾아내는 일이 여기에 해당한다. 루닛은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환자의 세포 분포를 추적해 면역항암치료제가 효과적으로 작용할지 여부를 미리 판단하는 데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면역치료제는 항암 치료 가운데서도 고가에 속하는데다, 환자 중에서도 체질이나 상태에 따라 맞는 이가 있고 안 맞는 이가 있어 미리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면 치료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데 의의가 있다.

루닛은 내년을 성장을 위한 도약의 해로 보고 있다. 기술 개발 부분에 있어서도 그렇지만, 내년 말 상장도 계획하고 있다. 루닛이 의료 AI 기술로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그길로 가는 과정에서의 전술과 전략은 어떻게 잡고 있는지 등을 박승균 CPO에게 물었다.

박승균 루닛 제품총괄담당(CPO). 루닛 공동창업자 6인 중 한 명이다.

루닛이 흉부와 유방암에 집중하는 이유


인공지능 기술을 가지고 피봇을 결정하려 했을 때 여러 다른 선택지가 있을 것 같은데, 왜 의료였나?

우리가 가진 AI 기술로 정의된 문제를 훌륭하게 풀 수 있는 분야인가, 또 마켓의 기대치가 크면서 점점 성장하고 있는 분야이냐, 이 두 가지의 관점에서 봤다. 당시에, ‘증거 중심(evidence-based) 의료’가 관심을 받고 있었고, 데이터 기반의 AI 기술이 솔루션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봤다. 당시에 (공동창업자인) 백승욱 의장이 “세상을 이롭게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했다. 처음엔 낯 뜨거웠는데(웃음) 동감이 됐다. 여전히 그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의료가 그런 가치에도 부합하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유방과 흉부(폐) 암에 집중했다

선택과 집중을 하지 않으면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 수 없다는 강한 믿음이 있다. 우리가 가진 기술력으로 암을 극복, 정복해보자는게 목표다. 그중에서도 암 발병률이 높은 부위가 흉부와 유방이었다. 그래서 이 부분에 집중해서 문제를 풀고자 했다.

[box type=”bio”] 루닛이 만드는 기술은?

‘암 정복’이라는 큰 목표를 갖고 흉부와 유방에 특화해서 인공지능 기반 정밀 진단과 치료에 핵심을 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방사선 영상을 정밀 분석해 암 세포로 추정되는 종양을 찾아내는 것과 면역 항암치료제가 효과를 볼 수 있는 케이스를 구별하는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인공지능기반정밀진단

루닛 인사이트 CXR(Lunit INSIGHT CXR) / 흉부 엑스레이 진단 보조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루닛 인사이트 MMG(Lunit INSIGHT MMG) / 유방암 진단 보조 인공지능 소프트웨어ᅠ

인공지능기반정밀치료

루닛 스코프(Lunit SCOPE) / 항암치료제에 대한 반응을 AI로 예측하는플랫폼 [/box]

병원에서는 다방면의 기술을 확보한 회사와 협업을 선호할 수도 있지 않나? 그런면에서 특정 분야의 기술에만 집중하는 것은 불리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완벽한 걸 추구하려고 한다. 결국에는 현장에서 더 의미있게 쓰이려면 더 정확해야 한다. 그걸 가능하게 하는 알고리즘이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계속 집중을 하고 있다. 확장도 계속 하겠지만 흉부와 유방암에 집중해서 거기에 맞는 제품 라인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갈 것 같다.

지금은 병원과 협업하지만, 처음에는 데이터를 모으기 어렵지 않았나?

알파고 이후에는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늘었지만, 루닛 창업(2013년) 초기만 하더라도 딥러닝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도가 높지 않았다. 당시만해도 데이터를 주면 우리가 가진 기술로 같이 문제를 풀 수 있다고 하는 말에 병원의 반응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그런데 그때에도 재미있겠다며 한 번 해보자고 한 연구 파트너들이 있었다.

처음부터 만족스러운 결과를 낸 것은 아니고, 파일럿 스터디를 하면서 점차 개선된 모습을 보였더니 병원 연구진들도 만족해했다. 그 결과들을 보면서 본격적으로 해보자고 이야기가 나왔고,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모으면서 연구가 확장됐다. 이후에는 알파고가 나오면서 사람들의 관심도 늘었고, 병원에 연결해 데이터 소싱과 연구 이야기를 하기 조금 더 수월해진 측면이 있다

병원이나 글로벌 기업들과도 협업을 한다. 특히 후지필름, GE헬스케어 등과 협업이 인상 깊다. 이 회사들이 선보이는 솔루션에 루닛의 기술이 들어간 사례다. 이런 협업은 어떻게 이끌어냈나?

GE가 직접 루닛의 제품을 팔기도 하고, 루닛과 연동하는 프로젝트를 구성해서 그 플랫폼을 판매하는 것도 있다. 우리는 글로벌을 중심으로 보고 있고, 스케일아웃을 하려면 파트너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파트너가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하면 저희 제품이 더 널리 퍼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파트너십을 공고히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 GE는 서범석 루닛 대표가 CMO일 때부터 굉장히 오래 커뮤니케이션을 해왔다. 학회에 가면 GE 부스에 가서 루닛을 소개하기도 했고, 지인을 통해 끊임없이 연락을 했다. 이후에 GE 쪽에서 루닛이 어떤 제품을 갖고 있는지 보고 싶다고 해서 직접 본사에 가서 피칭을 했다.

검증 요구는 GE 뿐만 아니라 후지필름도 요청한 것이다. 당신들 제품을 가져다 팔려면 이 제품이 정확한지 여부를 믿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각 회사에서 먼저 데이터셋을 준비해놓고 제품을 검증해본 후 내부 회의를 거쳐 협력을 결정했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GE나 후지필름 측에서 루닛 제품의  퍼포먼스를 마음에 들어 했다. 그때부터 논의를 본격화했고, 어떤 형태의 파트너십이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인지 고민을 많이 했다.

루닛을 알게 된 계기가, CB인사이트에서 뽑은 촉망받는 인공지능 기업에 루닛이 이름을 올렸다는 뉴스를 봤을 때였다. 어떤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보나? 또 루닛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은 어떻다고 평가하나?

논문을 많이 쓴다. 자마 온콜로지 같은 국제 암 학술지등에 루닛의 AI 기술 연구와 관련한 논문이 게재됐다. 임상 논문을 많이 쓰는 것은 AI가 어떻게 쓰여야 하고 얼마나 좋은 효과를 가지는 지를 알리는데 도움이 된다. 우리 기술을 우리 스스로 입증하고 증명하기 위한 방안으로 저널을 많이 쓴다.

어떤 경우에는 저널을 보고 연락이 오는 경우도 있다. 파트너들에게도 논문을 공유하면 좋아한다. 관련 내용을 학회 등에서 발표하는 것 자체가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루닛은 북미 최대영상의학회인 RSNA에 5년 연속 참가했다). 기술력을 입증하는 부분으로서 연구성과를 발표하면서 AI 리서치 팀에서 뿌듯해 하기도 하고.


새로운 도전, 항암제 효과 여부를 검증한다


‘스코프’는 사진으로 병변을 찾는 걸 넘어 치료를 돕는 기술이라는 것이 흥미롭다. AI가 풀 수 있는 문제의 영역이 아예 다른 국면으로 넘어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사람의 체질이나 병의 진행 상황이 모두 다른데 어떤 항암치료제가 그 사람한테 맞는지 여부를 어떻게 AI로 검증할 수 있을까?

증거 중심 의료는 사람의 체질과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데이터나 임상 기반으로 판단을 내리지 않나?  이것도 동일하다. 체질과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데이터 기반으로 제너럴라이제이션(generalization, 일반화)을 한다. 만약 A라는 데이터가 오면 A에 맞는 치료를, B라는 데이터가 오면 B라는 치료를 하도록 데이터를 통해 그 기반을 만드는 거다. 그런 부분을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는 방향으로 가려는 거다.

예를 들어서, “이 사람이 폐암이다”라는 진단은 그동안 쌓인 수많은 폐암 사진을 바탕으로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이 사람의 폐암에 저 항암제가 맞는지에 대한 데이터는 많이 없지 않나? 그걸 검증하는 증명 기술이 가능한가? 

항암치료제 중에서도 면역항암제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면역항암제를 할때는 바이오마커를 쓰는데, 실제 약을 투여할 때 염색을 해서  PD-L1(면역 세포가 비정상 세포와 구분할 수 있도록 정상 세포에서 발현되는 단백질)의 분포를 보고 예측을 한다.

저희가 하려는 거는 세포의 존재 분포(Ontological distribution)를 보려고 하는 거다.  면역세포가 암세포 주변에 있어야 면역항암제를 투여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 이를 확인하려면 각각의 슬라이드를 살펴야 한다. 그런데 각 슬라이드 하나의 이미지가 10만 바이트가 될 정도로 매우 커서 사람이 모두 확인해 분석하기 어렵다. 딥러닝 기술로 데이터 전체를 분석하면 면역세포의 분포를 통해 면역항암제가 투여 됐을 때 정말 효과가 있겠는지 여부를 입증할 수 있는 거다.

암 세포 주변에 면역세포가 있어야 면역 항암제 치료가 효과가 있다는 가설 아래, 실제 세포의 분포 여부는 데이터로 확인하고 분석할 수 있으니 그걸로 검증하겠다는 이야기인가?

세포 분포에 대해서도 데이터가 필요하다. 그것도 예측을 해야 한다.  특정 항암제를 투여했을 때 응답이 있는지 아닌지에 대한 데이터가 있고 그걸 기반으로 학습을 한다. 그렇지만 아직 이 분야의 데이터가 레디올로지(Radiology, 방사선학) 만큼 풍부한 것은 아니다. 딥러닝은 이걸 풀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고 다양한 기법을 확보하려고 한다. 세포를 추적하고 세포의 분포를 찾아내는 부분에서는 딥러닝 기술을 쓰고, 다른 영역에서는 그 외의 다른 테크닉을 쓰려 한다.


의료 AI의 미래


의료 분야 AI 기술에도 최근 트렌드가 있을 것 같다

페더레이티드 러닝(Federated learning)이 있다. 여러 업체들이 준비를 많이 하고 있는 기술이다. “여러 병원에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한 곳에 모으기 어렵다”는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다. 이 데이터를 하나로 모아서 학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인데, 결국에는 각 로컬(개별 병원)에서 학습을 하고 거기에서 나온 파라미터(수치 정보)나 부산물을 가운데에서 공유를 하는 거다. 그리고 다시 그 데이터를 배분해 학습하고 다시 공유한 후 배분을 반복한다. 즉, 다른 곳에서 학습하지만 한 곳에서 학습한 것이나 마찬가지의 효과를 누리는 걸 말한다.

AI 학습을 할 때 결국 중요한 것은 퀄리티다. 얼마나 다양한 분포의 다양한 특성을 가진 데이터를 갖고 있느냐가 그 퀄리티를 만든다. 따라서, 한 사이트에서 학습한 것은 다른 사이트에서 검증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그런 제약을 풀기 위해 다양한 사이트의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페더레이티드 러닝은 그런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다.

기술적으로 어려운 부분은 없나?

여러개의 사이트가 있으므로 당연히 여러개의 서버가 존재한다. 각각의 멀티 사이트 서버를 하나의 서버로 연결해줘야 하는데 그러려면 통신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져야 한다. 보안이 철저한 부문에서 이 학습을 위해 포트를 뚫어줘야 하는데 그런 것에 대한 제약이 있다.

기술도 기술이지만, 의료 정보를 한 서버로 모으는데 법적인 규제가 있을 것 같은데

개인 데이터를 가져오는 건 유출이기 때문에 위반이다. 개인 데이터가 아니라 학습된 의미있는 파라미터만 가져오는 거는 다른 이야기다. 협업을 해 이 기술을 구축해나가야 한다.

AI 기술 기업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이 우수한 엔지니어다. 조금 무식한 질문인데, 딥러닝이라는 것이 컴퓨터가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우수한 연구진은 이 과정에서 어떤 일을 하나?

데이터를 준비한 후 학습해 퍼포먼스를 보여달라고 요구하면 (대체로) 잘 한다. 그런데 연구를 한 번 하는게 아니라 개선시켜야 한다. 단순하게 “이렇게 좋은 알고리즘을 가져다주세요”라고 주문하면 우수한 연구진의 역량을 끌어내긴 어렵다. 우수한 연구진이 일을 잘 하게 하려면 좋은 문제 정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서, “특정 질병에 대해 가짜 음성이 많이 뜨는데 어떤 장비에서 어떤 문제가 있어서 그렇다.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처럼 정확하게, 잘 정의된 어려운 문제를 주면 우수한 연구진과 아닌 사람의 차이가 생길 거라고 생각한다. 우수한 연구진에게 이런 문제를 주면 주어진 시간 내에 굉장히 훌륭하게 풀어낸다.

그런 우수한 연구진을 확보하기 위해서 루닛은 어떤 당근을 준비했나?

제가 생각하기에 두 가지다. 우리 회사는 정말 다니기 좋다는 인식을 주고 싶다.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 재택이 자유롭고 복지가 크다. 자유로운 의사결정도 중요하다. 피드백을 주고받는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흘러가야 하는데, 100명이 넘는 규모에서도 그런 정신을 유지하고 싶다.

다른 하나는 뚜렷한 비전 셋팅이다. 각각의 부서마다 내가 이 회사에서 어떤 걸 성장시키고 싶어하는건지, 또 어떤 걸 출시할지 등에 관해 가슴 뛰는 비전을 만들면 우리 회사를 선택할거라고 생각한다. (면접) 인터뷰를 하면서 많이 느꼈던 건데, 우리가 풀고 있는 문제에 대해 인터뷰이들이 많이 좋아한다. 의료쪽이면서, 사람의 생명과 관련되어 있는 부분이라 세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런 문제를 푸는게 뿌듯하고 보람차다는 동기가 부여되는 것 같다.

인공지능이 의료 현장에서 현재, 그리고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보나?

의사가 하는 일과 인공지능이 하는 일은 일단 영역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인공지능은 정확도와 효율성 개선에 포커싱이 되어 있다. 보조하는 역할이다. 우리가 가진 로드맵에서 비전은 “암을 극복하자”는 목표다. AI 기술이 발전해서 빠르게 암을 찾아내고 더 나아가 환자가 가진 위험도를 미리 예측해서 기존에는 데이터가 없거나 영상 이미지의 한계 때문에 할 수 없었던 일을 데이터를 통해 극복하는 것이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이다.

지금까지 병원에서는 AI를 진료를 위한 학습도구로 생각해왔다. 그런데 만약 의사보다 뛰어난 결과를 가져오는 AI 도구가 나온다면, 병원에서 그에 대한 거부감을 갖게 되진 않을까?

처음에는 거부감이 있던 거는 맞다. 언론에서 AI가 마치 의사를 대체한다는 식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보도가 있어 거부감이 있다. 그런데 AI에 대한 의사들의 이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AI가 업무의 흐름 안으로 들어왔을 때 더 편하게 진단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점차 AI를 활용하자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고 있다.

루닛의 비전과 향후 계획에 대해 말해달라

우리 비전은 ‘퍼펙팅 인텔리전스, 트랜스포밍 메디신(Perfecting Intelligence, Transforming Medicine)’이다. 기술의 정확도를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거다. 또, 결국에는 흉부와 유방암에 집중해서 여기에서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을지를 연구한다. 엑스레이 영상 분석에 있어서도 끊임없이 제품을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상장 준비는 어떻게 되나?

내년 말쯤으로 예상된다. 그에 앞서 지금 시리즈C 규모 펀딩을 진행 중이다. 재무적 투자 말고, 실제로 기술이나 유통 부문에서 협력할 수 있는 곳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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