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합작법인 만든다는 마그나는 어떤 회사일까

LG가 마그나 인터내셔널(Magna International)과 전기차 관련 합작 법인을 설립한다. LG가 먼저 자동차부품(VS) 사업본부 일부를 물적분할해 통해 법인 설립 후 마그나 인터내셔널(이하 마그나)이 지분 49%를 인수하는 조건이다. 합작법인 명은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이다. 통칭 엘지 마그나로 불린다.

우선 마그나는 국내에도 진출해 있는 자동차 부품사다. 캐나다에서 가장 큰 회사 중 하나이며, 북미 자동차 부품 업체 중 최대의 업체다. 따라서 북미 완성차 회사, GM, 포드, FCA(크라이슬러), 테슬라 등은 물론 BMW,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등 유럽 회사에도 부품을 납품한다. 2019년 전 세계 기준으로는 보쉬, 덴소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매출 기준으로는 보쉬에 이어 2위다. 매출 대부분은 북미와 유럽에서 나온다.

생산하는 부품은 본격적으로 많다. 섀시, 바디, 트림, 공기역학 설계, ESS, 파워트레인, 트랜스미션, ADAS, 자율주행 시스템, 콘솔, 조명, 좌석 시스템, 사륜구동 시스템 등 자동차에 필요한 대부분의 것을 만들고 판매한다. 특히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자동차용 후방 카메라를 처음으로 만들어낸 회사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더 중요한 건 마그나가 차량 제조도 겸하는 회사라는 것이다. 차량 제조사들은 대부분 스스로 생산을 하지만, 자회사에 라인이 갖춰져 있지 않거나 생산 설비가 부족한 특정 차량의 생산을 원할 경우 마그나의 자회사인 마그나 슈타이어(Magna Steyr)에 위탁을 맡길 수 있다. 마그나 슈타이어는 연 20~25만대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다. 즉, 세계 최대의 자동차 계약 제조업체다.

지금까지 생산한 제품은 벤츠의 1996~2006년까지 생산된 모든 E-클래스 4Matic 모델, 골프 컨트리, BMW X3, 크라이슬러 300C, 지프 그랜드 체로키 WH, 푸조 RCZ, 애스턴 마틴 래피드, 미니 페이스맨, 미니 컨트리맨 등 상당수의 차량을 제조해왔다. 특히 4륜구동이나 전륜구동 부품의 경우 벤츠, 스포티지, 싼타페 등에 납품해오기도 했다.

이렇게 제조와 부품 설계 역량을 모두 갖춘 마그나의 목표는 자율주행차나 전기차 제조 시장에 더욱 깊숙히 진입하는 것이다.

마그나는 이미 라이다나 레이더 등 자율주행과 관련된 부품과 모듈을 모두 생산하고 있으며, 관련 사업도 전개 중이다. 따라서 솔루션 역시 만들고 있다. 자율주행은 각 센서가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것이 특성인데, 이러한 부분에서 강점이 있다. 마그나는 1990년부터 하이브리드 콘셉트 카와 전기차를 만들었으며, 각종 오토쇼에서 마그나의 콘셉트 전기차인 MILA EV를 매년 선보이고 있다. MILA EV는 전기 파워트레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등을 탑재할 수 있는 콘셉트 전기차다. 2010년대에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의 컴포넌트를 제조 및 판매한다.

https://youtu.be/z9GFsmsL9hQ

또한, 포드 일렉트릭 포커스 등의 전기차에 대응하기 위해 마그나 슈타이어에서 배터리팩 역시 생산하고 있었으나 이 부문은 삼성 SDI에 2015년 매각됐다.

즉, 마그나는 배터리 팩을 제외한 대부분의 차량 제조 수요에 응대할 수 있는 기업이다. 그런 마그나가 왜 LG와 협력을 해야 할까?

마그나의 과거 CTO이자 차기 CEO인 스와미 코타기리(Swamy Kotagiri)는 2015년,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자동차에서도 점점 소비자가전 영역이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다가올 자율주행이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한국 IT 기업과의 협력을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 결실은 배터리를 직접 제조할 수 있고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1위 업체(LG에너지솔루션) 의 모회사이자 전자장비도 생산할 수 있는 LG와의 협력이 된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마그나가 향후 자동차 산업에서 폭스콘과 같은 존재가 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합병 이후 전기차계 폭스콘은 엘지 마그나가 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전기차 제조는 내연기관 완성차와 다르다. 설계 및 생산 조립을 굳이 양산차 업체에서 하지 않아도 된다. 반도체 설계사(팹리스)처럼 설계만 직접 하고 생산은 다르게 만드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내연기관 자동차 역시 가능하다). 따라서 두 기업은 전기차용 파워트레인을 대량 생산하고, 대량 생산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 생산 부품은 모터, 인버터, 차량 충전기, 구동 시스템 전체 등이다. 이 대량 생산한 부품을 판매하거나, 파워트레인과 전자장비, 섀시 등의 외장 부품 역시 함께 파는 것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2024년에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의 전기차 역시 직접 생산보다는 현재의 아이폰처럼 설계 및 위탁 생산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엘지 마그나는 인천에 본사를 두며, 물적분할된 그린사업 부와 관련 임직원 1천명이 인천으로 이동해 재직할 예정이다.

LG에게는 판로를, 마그나에게는 초대량 생산을 가능케 하는 인상적인 합병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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