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팔보다 쓰기 편하다? 미 증권가 관심받는 ‘스트라이프’

[뜨는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 온라인 결제 플랫폼 스트라이프

내년 상장 기대주로 주목받는 기업중 하나가 ‘스트라이프’다. 핀테크 기업인데, 블룸버그 통신은 이 회사의 가치를 최대 1000억달러(약 110조원)로 내다봤다. 이뿐 아니다. CNBC가 주관한 2020년 혁신기업에서 무려  1위를 차지했다. 소상공인이 쓰기에는 페이팔보다 편하다는 평가를 받는 스트라이프는 과연 어떤 기업일까.


페이팔의 아홉 단계를 세 단계로 압축했다


스트라이프는 온라인 판매자를 위한 결제 시스템을 API로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이다. 이 회사가 API로 매개하는 대상은 바로 결제(Payment)다. 온라인 판매자가 개별적으로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아니고서야 단순 판매자가 코딩부터 서버 설계까지 해나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스트라이프는 결제 API솔루션으로 판매자가 서버 구축에 겪는 어려움을 덜어주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했다. 결제 서비스와 연동되는 API 소스 코드를 자사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데, 판매자는 단 몇 줄로 구성된 스트라이프의 API를 복사 붙여 넣기 하는 방식으로 스트라이프의 결제 시스템을 끌어다 쓸 수 있다.

스트라이프의 결제 API 운영 방식은 ‘페이팔’과 비교하면  훨씬 단순하다. 페이팔은 온라인 결제 플랫폼계의 최강자이지만, 판매자가 페이팔 결제 시스템을 서비스에 연동하려면 최대 아홉 단계의 과정을 밟아야 한다. 하지만 스트라이프는 이 과정을 세 단계로 압축했다. 스트라이프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 후, API 소스 코드를 복사해 판매자 홈페이지에 붙여 넣으면 결제 시스템 적용이 끝난다. 단순함의 미덕이다.

스트라이프는 소비자에게도 편리한 결제 환경을 가져왔다. 페이팔로 결제하는 소비자는 별도의 페이지 창을 열어 구매 절차를 진행한다. 하지만 스트라이프는 단일한 결제 페이지에서 용무를 마친다. 소비자가 결제를 위해 입력해야 하는 개인정보도 판매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어, 결제 과정을 줄일 여지는 더 있다.

이용료를 낮춘 것도 경쟁력의 한 요인이다. 일반적인 카드사의 수수료가 건당 4~5%인데 스트라이프는 건당 2.9%+30센트를 수수료로 받는다. 자국 내 카드에 한해서는 수수료 인하가 발생하며 설치비나 월별 수수료 등 따로 감춰진 수수료가 없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스트라이프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며 플랫폼 확장을 거듭해왔다. 스트라이프의 부가 서비스인 ‘아틀라스’는 기업이 미국 밖에서도 미은행계좌를 개설하고, 전 세계에서 송금 결제를 받을 수 있게 한다. 또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구매 사기를 잡아내는 감지 시스템 ‘레이더’를 구축했다. 미국 내 인터넷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트라이프 ‘캐피탈’도 운영 중이다.

그러나 스트라이프는 여전히 배고프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측은 “여전히 우리는 초기 단계에 있다”라며 온라인 상거래 규모가 더 커져야 된다고 말한다.


아일랜드 형제가 만든 스트라이프’, 경쟁사 페이팔 창업자도 투자


스트라이프는 아일랜드 시골마을 출신인 패트릭 콜리슨과 존 콜리슨 형제가 만들었다.

콜리슨 형제는  지난 2008년 이베이와 아마존 판매자를 위한 거래 관리 프로그램인 ‘옥토매틱’(Auctomatic)을 창립하며 일찍부터 사업가 기질을 보여왔다. 이들은 옥토매틱을 캐나다 회사 라이브커런트미디어에 500만달러로 매각했는데, 당시 콜리슨 형제는 스무 살이 채 되지 않은 때였다.

이후 콜리슨 형제는 각각 MIT와 하버드에 진학하며 우수성을 인정받았지만 이내 학교를 그만뒀다. 훗날 이들은 대학시절 결제 시스템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을 목격, 코딩과 설계의 어려움이 문제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스트라이프 창업을 결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콜리슨 형제는 개발자에 친화적이며 동시에 즉시 설치 가능한 결제 플랫폼 ‘스트라이프’를 세웠다. 불과 10줄이 채 안 되는 코드로 결제 플랫폼을 제공했던 스트라이프의 초창기 버전은 단순함으로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의 코너 위트 핀테크 전문가는 “온라인 상거래가 가속화되고 스트라이프가 신흥 시장으로 확장해 나가는 것을 감안할 때, 스트라이프는 이커머스 운영자들의 ‘통행료 징수원’으로서 자리를 잡았다”라고 평가했다.

스트라이프의 잠재력은 세계 벤처투자자들도 지갑을 열었다. 사업 초기에는 페이팔 창업자인 피터 티엘과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투자자에 이름을 올렸다. 페이팔을 설립했던 피터 티엘은 “페이팔이 가진 문제점은 스트라이프와 비교했을 때 너무나 명확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세콰이어 캐피탈과 안드리센 호로위츠, SV 엔젤 등 실리콘밸리 유명 VC들도 스트라이프의 후원자로 참여해왔다.


1000억달러 도는 스트라이프, 내년 IPO 나설까


스트라이프의 기업 가치는 지난 4월 기준 360억달러(약40조원)로, 세계 최대 비상장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달 스트라이프의 향후 기업 가치를 700억달러(약77조원)에서 최대 1000억달러(약110조원)로 내다보기도 했다.

마켓브리지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결제 처리 솔루션 시장 규모는 2020년 744억달러(약82조원)에서 2025년 1207억달러(약134조원)로 매년 10%의 성장세를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회사 측에 의하면  전 세계 수백만 사업체가 스트라이프의 결제 API솔루션을 사용 중이며 구글과 세일즈포스, 우버, 줌, 도어대시 같은 유명 기업들도 고객사로 있다.

스트라이프는 아직까지 기업공개에 나서지 않아 자세한 매출 규모는 알 수 없다. 다만 악시오스, CNBC 등 복수의 외신은 코로나19로 비대면 시대가 열리면서 온라인 결제 시스템인 스트라이프도 코로나19 수혜를 입은 기업 중 하나라고 보도한 바 있다.

현재 스트라이프는 결제 시스템을 넘어 디지털 뱅킹으로 사업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스트라이프는 골드만삭스 및 시티은행과 협력해 은행 계좌 생성 등 기업 대상 뱅킹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직불카드, 현금 관리 서비스, 은행 계좌 서비스 등 본격적인 은행 서비스로 진출할 뜻을 내비쳤다.

한편 스트라이프가 계속해서 사업 확장에 대한 의지를드러내자, 자금 확보를 위해 내년 IPO에 나서는 것아니냐는 시장의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스트라이프는 지난 8월 제너럴모터스(GN)에서 디비야 수리야데바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영입했다. 또한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 기업 영업을 총괄했던 마이크 클레이빌을 최고매출책임자(CRO)로 들여온 바 있다.

포브스는 이러한 행보를 두고 “대기업 출신 임원을 채용하는 것은 기업공개(IPO)를 앞둔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막바지 준비 단계”라고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스트라이프는 기업용 고객관리 소프트웨어(CRM) 1위 업체 세일즈포스와의 파트너십을 발표했는데, 통상 기업공개 전 대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신용도를 끌어올리는 투자 전략이라는 평가가 많아 ‘스트라이프가 기업공개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에 무게가 쏠렸다.

다만 스트라이프는 현재까지 기업공개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존 콜리슨 스트라이프 회장은 세일즈포스와의 파트너십이 기업공개를 암시하는 것아니냐는 질문에 “당신이 그런 지적을 한 첫 번째 사람은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시장에 나설 계획이 없다. 우리는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이호준 인턴 기자> nadahoju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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