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은 배달 플랫폼 시장에 큰 변화가 일었던 해로 기억될 듯 보인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과 딜리버리히어로가 합병을 선언해서 공정위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고, 공공배달앱이 등장했다.

개인적으로 무엇보다 흥미로운 점은 쿠팡잇츠와 위메프오의 약진이다. 코리안클릭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으로 쿠팡이츠와 위메프오는 1년 전보다 4~6배 정도 MAU(월간 순방문자)가 성장했다. 이 기간동안 코로나19 특수에도 불구하고 2위 서비스인 요기요는 제자리걸음을 했고, 3위 사업자였던 배달통은 추락했다.

일반적으로 플랫폼 시장은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1위 사업자의 독점이 쉽게 고착화되고, 한번 고착화된 시장에서는 새로운 사업자가 성장하기 어려운 것이 일반적이다. 실제로 몇몇 대기업들이 배달 플랫폼 시장폼 노렸지만 의미있는 성과지표를 기록한는 곳은 없다. 그런데 어떻게 쿠팡과 위메프는 시장의 틈을 벌렸을까?


‘고객중심’ 쿠팡, 라이더는?


쿠팡은 아마존의 전략을 따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아마존의 핵심 가치는 고객 가치에만 집중한다는 것이고, 쿠팡은 이 전략을 따라혀 현재까지 성장했다. 쿠팡은 배달앱 시장에서도 마찬가지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일편단심 한집배달’

지난 6월 쿠팡이츠가 내건 이 슬로건은 쿠팡의 차별화 전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1명의 라이더가 1개의 주문만 소화하는 전략이다. 주문 1건이 고객에게 배달 완료되기 전까지 라이더(배달쿠리어)에게 새로운 주문을 매칭하지 않는다.

반면 타 배달앱은 라이더 1명이 여러 주문 건을 한꺼번에 배달하는 것이 가능하다. 여러 식당의 음식을 픽업하고 여러 집을 들리며 배달하다 보니 고객이 음식을 수령하는 시간이 지연될 수 있다. 또 이용자는 메뉴 준비 과정부터 배달까지 전 과정을 쿠팡이츠 앱에서 단계별로 확인할 수 있으며, 시간으로 라이더의 현재 위치도 파악 가능하다. 고객이 음식을 주문하면 최대한 빠르게 배달한다는 가치를 실현했다.

하지만 이 전략에는 단점도 있다. 배달 생태계의 일원인 라이더 입장에서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 라이더는 같은 시간 동안 더 많은 배달을 해야 수입이 늘어나는데, 한 번에 한 주문만 배달해야 되면 수입이 줄어들 수 있다. 라이더가 부족하면 쿠팡이 아무리 고객을 만족시키고 싶어도 배달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라이더 수급은 고객경험과 직결되는 문제다.

이 때문에 쿠팡은 라이더에게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쿠팡은 기본적으로 라이더에게 5000원을 지불한다. 여기까지는 음식점주와 고객이 나누어서 지불한다. 하지만 5000원이 넘어가면 차액을 쿠팡이 지불하는데, 악천후 등으로 라이더 수급이 어려운 날에는 건당 1만5000원까지 배달비가 올라가기도 한다. 이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는 쿠팡이츠 주문이 늘어날수록 손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과연 쿠팡은 라이더 수급이라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쿠팡의 논리는 여러 음식점을 들러서 기다렸다가 배달하는 것과 한 주문씩 배달하는 것이 시간적으로 큰 차이가 없으며,후자가 더 안전하다는 것이다. 타 배달앱의 경우 라이더가 이 음식점 들러서 기다린 후 음식을 받아서 다른 음식점에 들러서 또 기다렸다가 배달을 하면, 라이더가 급하게 배달을 해야 하는데, 한 주문씩 처리하면 음식점주와 고객이 만족하고, 라이더의 안전에 더 긍정적 영향을 끼진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업주 중심’ 위메프오, 고객은?


쿠팡이츠가 음식을 주문한 고객에 집중하는 전략이라면, 위메프오는 음식점주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차별화 전략으로 선택했다. 이를 위해 음식점주들이 배달앱에 갖는 가장 큰 불만인 수수료를 대폭 낮췄다.

위메프오는 업계 최저 수준인 5% 정률제 중개 수수료 정책을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2년 동안 수수료 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주문이 많아 위메프오에 지출하는 수수료가 많아지면 음식점주는 수수료 모델이 아닌 정액제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 이 경우 주당 8800원(VAT포함)만 내면 점주가 주문 건에 따라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전혀 없다. 매주 매출에 따라 점주가 직접 5% 정률제 수수료와 주당 8800원 중 자유롭게 정책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위메프오에 입점한 점주는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광고 비용도 없다. 기존 배달앱은 메인이나 검색 결과 상위권에 점포를 노출시키기 위해서는 광고가 필수적이다. 이에 반해 위메프오는 주문 건수, 리뷰 수, 평점, 할인 프로모션 등에 따라 자동 알고리즘으로 우선순위가 결정된다.

특히 위메프오는 서울시 제로배달 유니온 서비스에 참여키로 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제로배달 유니온은 수수료가 2%다. 이에 따라 서울시 소재 음식점들은 2% 수수료와 주당 서버 비용 중 유리한 모델을 택할 수 있게 됐다.

위메프오는 광주광역시 공공배달앱 우선협상대상자로도 선정됐다. 협상이 마무리되면 위메프오는 내년 4월부터 광주형 공공배달앱 시범 서비스를 시작으로 7월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하지만 위메프오가 앞세운 낮은 수수료 정책도 실제 이용자 수가 적으면 결국 무용지물이다. 점주를 위한 혜택도 이용자 수가 필연적으로 따라와야 주효한다는 점에서 딜레마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위메프오는 기존에 통용되는 불필요한 비용을 걷어내면 현재의 수수료 정책으로도 충분히 사업 운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유명인을 앞세워 공격적인 광고에 나서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플랫폼 운영에 필요한 시스템도 사람이 최소한으로 개입하는 자동화 구조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배달앱 업계에서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3사가 독식하고 있던 배달앱 시장에 쿠팡이츠와 위메프오가 뛰어들고 배달통이 쇄락하면서 ‘빅4’ 구도로 재편됐다는 평가다. 쿠팡이츠는 고객 중심 전략을, 위메프오는 점주 상생 정책으로 기존 서비스와 차별화된 방식을 들고 나오면서 무서운 속도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쿠팡이츠는 라이더 수급에 따른 비용증가라는 위험성을 안고 있고, 위메프오는 고객을 유인할 요소를 만들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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