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플랫폼 택시 타입1(플랫폼 운송사업)’의 허가 기준이 나왔다. 쟁점이 됐던 면허 총량의 상한성은 설정하지 않았고(개별 심의단계에서 허가와 대수 판단), 기여금은 매출의 5%나 운행횟수 당 800원, 허가대수 당 월 40만원 중 선택하도록 했다.

국토교통부는 ‘모빌리티 혁신위원회’가 마련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의 하위법령 개정방안 등 정책 권고안을 3일 확정, 발표했다. 지난 5월 출범한 위원회는 다섯달 동안 총 13차례 회의와 의겸 수렴을 거쳐 운송플랫폼 사업의 세부 제도화와 택시제도 개선안을 준비했다고 국토부 측은 설명했다.

운송플랫폼 사업의 쟁점은 역시 총량과 기여금이었다. 이 논의는 애초 ‘타다 베이직’으로 대표됐던 새 모빌리티 서비스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서부터 촉발된 논쟁이었다. 기존 택시와 갈등을 겪는 서비스를 사회가 어떻게 충돌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가 쟁점이었는데, 완만한 안착을 위한 방안으로 면허 총량의 제한과 기여금 납부가 거론된 것이다.


개정안의 구체적 내용


확정된 권고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출처=국토부

허가기준

– 플랫폼(호출․예약, 차량 관제, 요금 선결제 등 가능), 차량(13인승 이하 차량 30대 이상), 차고지, 보험 등 서비스 제공 및 이용자 안전을 위한 최소 요건을 규정하도록 하는 한편,

– 향후 별도 허가기준(국토부 고시)을 통해 새로운 운송수요 창출과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 소비자 보호 및 종사자 관리 등을 위한 세부 기준들을 구체화하도록 권고.

– 차종, 영업시간, 부가서비스(유아, 환자 등 이동 특화, 출퇴근․등하교 서비스, 외국인 등 관광서비스, 안마기 등 물품 구비 등) 등 차별화 가능


출처=국토부

기여금

– 매출액의 5%를 기본으로 하되, 운행횟수 당 800원, 허가대수 당 40만 원/월 중 사업자가 선택 가능

– 허가 차량이 총 300대 미만인 사업자(중소기업법 상 중소 기업이면서 7년 이내 창업기업인 경우 적용)들은 납부비율을 차등화하여 부담이 완화되도록 했으며, 100대 미만 사업자는 2년 간 납부유예도 가능하도록 권고

– 수납된 기여금은 고령 개인택시의 청장년층 전환, 고령 개인 택시 감차, 종사자 근로여건 개선 등의 목적으로 사용되며, 향후 수납규모에 따라 3년 주기로 기여금 수준, 활용방안 등을 재검토

출처=국토부

 

타입2와 타입3 관련

– 플랫폼과 택시가 결합하여 차별화된 서비스를 기반으로 브랜드 택시가 활성화되도록 가맹 사업자의 플랫폼을 통해 운송계약이 이루어지는 플랫폼 가맹사업(Type2)에 대해서는 다양한 요금제가 가능하도록 하고, 사업구역도 시범사업을 통해 광역화를 추진하는 등 핵심규제를 개선

– 특정한 플랫폼 사업자에 의한 플랫폼 가맹사업(Type2) 독점을 방지하고 플랫폼 간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법인택시 회사가 사업자 단위가 아닌 차량 단위로 가맹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권고


국토부는 위원회의 제도개선 권고안을 반영, 내년 4월까지 하위법령 개정을 진행해 제도 를 본격 시해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측은 “코로나19 상황에서 택시업계에 대한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는 등 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가운데 업계 간 갈등과 불신을 해소하고 상생안을 마련했다는 점이 권고안의 가장 긍정적 측면”이라고 자평했다.


모빌리티 스타트업은 환영하지 않았다


그러나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이 권고안을 그다지 환영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권고안 발표와 동시에 성명을 내고 “이번 권고안이 혁신과 소비자를 위한 경쟁은 실종되고 허가와 관리만 남은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혹평했다.

모빌리티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부담만 커진데다, 사실상 권고안에 새로운 내용이 없다는 것이 이유다. 해당 법안이 마련된 목적이 플랫폼 운송사업을 신설하고 이용자 중심의 모빌리티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면 ‘타입1’을 활성시킬 수 있어야 하는데 기여금 수준은 과도한데다 총량을 정해주지 않아 사업의 예측가능성마저 떨어트렸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새로운 대안 제시가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 8월 코스포 측은 자체 보고서를 발간, 기여금 수준이 운행횟수 당 300원을 넘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미 다수 기업이 해당 법안의 통과 이후 택시를 활용한 사업으로 방향을 돌린 와중에 타입1에서는 스타트업만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기여금이 너무 높게 설정되면 새로운 사업 모델이 나오기 어렵다는 것이다.

코스포 측에 따르면 국토부는 그동안 타입1 활성화를 위해 규제샌드박스로 사업자를 모집하고 허가를 내줬지만 그 결과는 파파(300대 허가), 고요한M(100대 허가) 수준에 그쳤다. 반면 기존 택시를 활용한 타입2는 지난해 2개 브랜드 1699대 수준에서 올 9월말 기준 5개 브랜드 2만2158대로 1년도 채 되지 않아 13배 성장했다.

코스포 측은 “이는 곧 타입1은 비현실적인 규제로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반면, 오히려 큰 규모의 사업자들은 기존 택시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반증한다”고 강조했다.

권고안에 따라 국토부의 입법 방향이 확정 될 경우, 결국 ‘타다’와 같이 택시와 차별성 있는 서비스인 타입1은 사실상 사문화되고 기존 택시를 활용한 사업만 활성화 될 것도 우려했다.

코스포 측은 “타입1과 택시의 경쟁이 부재한 상태에서, 타입2,3에서의 플랫폼 기업 노력만으로 택시 서비스의 질이 제고 될 것인지에 대한 우려도 크다”며 “소비자가 택시 외에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없게 된다면, 택시 서비스의 질은 나아지지 않은 채 소비자의 부담만 가중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