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제로” 외치던 카카오뱅크, 수수료로 돈 벌었다

카카오뱅크가 본격적인 수익흑자 궤도에 접어들었다. 수수료 수익이 늘어나면서 그동안 적자를 이어온 비이자 부문이 처음으로 흑자전환을 했다. 여러 금융사와 제휴를 맺고 각종 서비스와 상품을 출시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무엇보다 카카오뱅크가 송금, ATM 수수료 무료 정책을 펴온 가운데 보인 성적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

카카오뱅크의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163% 증가한 859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406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에는 순수수료이익과 순이자이익이 포함된다.

먼저 3분기 순수수료이익은 41억원을 보였다.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수수료이익은 3억7000만원이다. 1분기와 2분기 수수료이익은 적자를 보였으나, 3분기에 흑자전환을 하면서 누적적자를 상쇄했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수수료(순손실 391억원)와 비교하면 대폭 개선된 실적이다.

순수수료수익 흑자전환은 ▲주식계좌개설 신청 ▲신용카드 모집 대행 ▲체크카드 이용실적 확대 등이 견인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3월부터 여러 금융사와 제휴를 맺으며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과 연결하는 ‘주식계좌 개설 신청 서비스’는 올해 9월말 기준으로 261만좌가 개설됐다. 수익모델은 사용자가 카카오뱅크를 통해 증권계좌를 개설하면, 카카오뱅크가 증권사들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아울러 지난 4월 카카오뱅크와 신용카드사 4곳(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씨티카드)이 선보인 ‘신용카드 신청 서비스’ 발급 신청 건수는 9월말 기준 40만건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사용자가 신용카드를 발급할 경우, 카카오뱅크는 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

이밖에도 카카오뱅크는 지난 9월 한국투자증권의 해외주식거래서비스인 ‘미니스탁’ 서비스도 연계했다. 여기서 발생하는 수수료 또한 수익모델이다.

전통 금융사에서 순수수료 이익 흑자가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인터넷전문은행은 출범이래로 무료 수수료 정책을 펴왔기 때문에 이번 흑자전환은 눈길을 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까지 ATM의 입금·출금·이체 수수료, 당행·타행 이체 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무료 수수료 정책을 폐지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카카오뱅크의 순수수료이익은 더 늘어나게 된다.

카카오뱅크 측도 “3분기 순수수료이익은 카카오뱅크가 ATM 수수료 무료, 중도상환해약금 면제 등에도 불구하고 흑자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또 수수료 면제 기한에 대해서는 “올해까지가 수수료 무료 기간으로, 이후 어떻게 될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카카오뱅크의 3분기 순이자이익은 1079억원으로 나타났다. 대출 자산 증가가 영향을 미치면서 전분기 대비 소폭 증가했다. 1분기부터 3분기까지의 누적금액은 2908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사의 수익성을 평가하는 순이자마진(NIM)은 1.64%로 대부분의 시중은행보다 높은 비율을 보였다. KB국민은행의 NIM은 1.49%, 신한은행은 1.36%, 우리은행은 1.33%, 하나은행은 1.33%를 기록했다.

대출 상품의 잔액은 9월말 기준으로 18조7300억원이며, 3분기 중 대출 증가액은 1조3900억원으로 나타났다.

흑자전환으로 카카오뱅크의 기업공개(IPO) 추진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이사회는 지난 9월 기업공개(IPO) 추진을 결의했다. 최근에는 7500억원의 보통주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주금납입일은 12월 29일로, 유상증자가 끝나면 납입자본은 2조5755억원으로 늘어난다.

한편, 카카오뱅크의 연체율은 0.23%, 바젤III기준 BIS자본비율은 13.45%를 기록했다. 총 자산은 25조원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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