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샐러드가 그리는 원대한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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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 2025년 1월 23일 (목) 14:00 ~ 15:10
“이제는 큰 자산가가 아니어도 저 어플(뱅크샐러드) 하나로 자산관리부터 소비분석까지 금융건설팅을 총괄적으로 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됐습니다”
지난 9월 국회에서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흥미를 가질만한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뱅크샐러드 등 핀테크 서비스를 직접 언급하며 소개한 것입니다. 고 의원은 신산업 정책을 입안할 때 써보지도 않고 탁상공론 하지 말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뱅크샐러드를 언급했습니다.
갑자기 지난 국회의 한 장면을 꺼내는 이유는 뱅크샐러드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여러분은 뱅크샐러드라는 서비스를 어떻게 정의하시나요?
위 발언을 보면 고 의원은 뱅크샐러드를 자산관리부터 소비분석까지 금융컨설팅을 총괄적으로 받을 수 있는 앱으로 정의하는 듯 합니다. 이 정의에 동의하시나요? 아마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동의할 것입니다. 현재 뱅크샐러드의 모습을 보면 저 정의가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뱅크샐러드를 운영하는 레이니스트의 김태훈 대표에게 물어보면 아니라고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뱅크샐로드는 자산관리 앱이나 소비분석 앱을 목표로 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레이니스트 측에 따르면, 뱅크샐러드의 목표는 금융시장 평정이 아닙니다. 금융을 넘어 우리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을 추천해 주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뱅크샐러드의 원대한 꿈입니다. 금융상품뿐 아니라 나에게 필요한 각종 전자상거래 상품이나 내가 좋아할만한 콘텐츠까지 포괄해서 추천해주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뱅크샐러드가 추천하는 적금과 보험에 들고, 뱅크샐러드가 추천하는 물건을 구매하고, 뱅크샐러드가 추천하는 영화를 보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서비스 이름에 ‘뱅크’라는 단어간 것을 보면 아마 처음부터 이런 꿈을 가지고 시작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뱅크샐러드를 시작하고 서비스가 진화해가면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도 진화한 것이겠지요.
뱅크샐러드의 원대한 꿈은 수익모델에도 반영됩니다. 여타 금융플랫폼과 달리 뱅크샐러드는 광고상품이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핀테크 플랫폼은 송금이나 결제, 자산관리 등의 킬러 금융서비스로 이용자를 모은 후 광고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습니다.
그러나 뱅크샐러드는 수익모델에서 광고를 배제했다고 합니다. 광고와 추천은 함께 존재하기 힘든 수익모델이기 때문입니다. 광고는 광고비를 많이 낸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자들에게 노출시켜주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광고와 이용자의 취향이 상충될 가능성 가능성이 큽니다. 요즘은 타기팅 광고를 많이 하기는 하지만 광고주는 제한돼 있기 때문에 취향에 꼭 맞는 광고만 보여주기는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추천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에서 광고는 최대한 배제되어야 합니다.
이 때문에 뱅크샐러드는 광고대신 수수료만을 수익모델로 정했습니다. 이용자의 취향에 딱 맞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하고, 거래가 일어나면 수수료를 받는 것입니다. 이 모델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광고주가 아니라 파트너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취향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내 통장에 예금이 얼마인지 대출은 얼마인지 카드는 얼마나 쓰는지, 통신요금제는 무엇인지 알아야 나에게 맞는 금융상품을 추천해줄 수 있습니다. 또 내가 평소에 무슨 상품을 사고, 어떤 음식을 먹으며, 많이 보는 영화 장르는 무엇인지도 알아야 합니다.
이 때문에 뱅크샐러드는 마이데이터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마이데이터가 보편화 되어야 뱅크샐러드가 그리는 그림이 완성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이데이터란 이용자들이 각 서비스 회사가 보유한 자신의 활동 데이터를 원하는 플랫픔에서 볼 수 있도록 하는 정책입니다. 논란이 많았는데 올초 데이터3법이 국회를 통과되면서 처음으로 국내 법체계에 개념이 등장했습니다. 현재는 신용정보법에서 금융데이터에 대한 이용자의 권리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마이데이터가 확대되고 이용자들이 뱅크샐러드를 좋아한다면 뱅크샐러드에는 이용자들의 다양한 정보가 집결될 것입니다. 그러면 뱅크샐러드는 그 데이터들을 분석해서 이용자 개개인에게 필요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추천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데이터가 집결되고, 이용자에게 꼭 맞는 정보만 골라서 보여주는 것이 뱅크샐러드의 원대한 계획입니다.
과연 뱅크샐러드는 자신들이 그리는 이 그림을 완성할 수 있을까요? 이를 위해서는 마이데이터와 같은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고, 정확한 추천 기술도 필요하고, 이용자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UX도 필요할 것입니다.
일단 눈앞의 경쟁자부터 무시무시합니다. 저 유명한 토스,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등이 1차 경쟁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뱅크샐러드가 이 경쟁자들을 넘어 원대한 계획을 실현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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