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7일 네이버쇼핑과 네이버TV에 총 26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네이버가 자사 서비스를 검색에서 우대했다고 판단했다.

네이버는 이에 대해 전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공정위 결정에 불복한다”면서 “법원에서 그 부당함을 다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공정위와 네이버가 어떤 사안을 두고 입장을 달리 하고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자.


네이버 쇼핑(검색)의 경쟁자는 누구인가


특정 기업의 독점력 남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 기업이 시장지배적 사업자(독점사업자)인지 먼저 판단해야 한다. 또 시장지배적 사업자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하나의 시장인지 획정해야 한다.

공정위는 네이버 쇼핑의 영역을 ‘비교쇼핑 서비스’라고 규정했다. 쇼핑몰을 비교하는 서비스를 하나의 시장으로 획정하고 네이버 쇼핑을 시장지배적 사업자라고 본 것이다. 네이버와 경쟁하는 비교쇼핑 서비스 사업자로는 카카오 쇼핑하우, 다나와, 에누리 등이 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렇게 시장을 획정했을 때 네이버는 이 시장에서 거의  70% 안팎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이런 시장 획정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쇼핑과 쿠팡이 경쟁하지 않는다는 시장 획정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네이버는 전체 온라인 쇼핑을 하나의 시장으로 봐야 한다는입장이다. 이렇게 규정하면 네이버 쇼핑은 쿠팡, 지마켓(옥션), 11번가 위메프, 티몬, SSG닷컴, 롯데온 등이 모두 경쟁사가 된다. 이렇게 시장을 획정하면 네이버는 점유율이 15%도 넘지 않으며 시장지배적 사업자라고 보기 힘들게 된다.

네이버 측은 “2019년 기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총 거래액은 135조원이고 그 중 네이버를 통한 거래액의 비중은 14.8%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네이버쇼핑은 오픈마켓과 경쟁하지 않으므로 시장지배적 지위에 있다는 공정위의 판단이 과연 현재의 온라인쇼핑 시장의 현실 및 이용자들의 온라인쇼핑 행태에 부합하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스마트스토어는 오픈마켓인가 아닌가


공정위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오픈마켓으로 규정했다. 네이버가 비교쇼핑 서비스 시장에서의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스마트스토어라는 자사 오픈마켓 서비스의 점유율을 늘렸다고 공정위는 판단한 것이다.


반면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는 오픈마켓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네이버는 2014년 오픈마켓 서비스였던 샵엔을 폐지하고 스마트스토어라는 서비스 시작했는데, 이는 오픈마켓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스마트스토어가 오픈마켓인지 아닌지 중요한 이유는 검색결과 때문이다. 네이버는 상품검색 결과에 다양한 쇼핑몰의 상품이 등장하길 원한다. 이 때문에 동일 쇼핑몰의 상품이 3개 이상 연속해서 노출되는 것을 막는 로직을 도입했다.

이 때문에 지마켓이나 11번가 등 오픈마켓의 상품은 검색 결과에 연속 세 개 이상 등장하지 않는다. 지마켓이나 11번가가 하나의 쇼핑몰이기 때문이다.

반면 스마트스토어 상품은 네이버 쇼핑 검색 결과에 연속 3개 이상 노출될 수 있다. 공정위는 이런 모습이 불공정 행위라고 판단했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가 지마켓이나 11번가와 같은 오픈마켓 쇼핑몰이 아니라 카페24나 쇼피파이와 같은 쇼핑몰 솔루션이라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네이버 쇼핑이 검색제휴를 맺을 때 지마켓이나 11번가와 계약을 맺는다. 그러나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은 네이버 쇼핑과 별도로 계약을 맺고 검색에 노출된다. 즉 스마트스토어를 하나의 쇼핑몰(오픈마켓)으로 보지 않고, 판매자를 각각 독립 쇼핑몰로 보는 것이다. 카페24 자체가 쇼핑몰이 아니라 카페24 입점 업체들이 각각 쇼핑몰인 것과 같은 이치다.

공정위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만 검색 결과에서 3연속 등장하는 것이 ‘우대’라고 판단했지만,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는 쇼핑몰이 아니라 솔루션이기 때문에 우대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네이버 측은 “만약 오픈마켓에 대해서만 계약 단위와 달리 그 입점업체를 개별 쇼핑몰로 취급하여 다양성 로직을 적용한다면, 오픈마켓에 더 많은 노출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며, 스마트스토어나 중소형 쇼핑몰, 소셜커머스 그리고 종합 쇼핑몰에 비해 오픈마켓 사업자를 더 유리하게 취급하는 것이 된다”고 말했다.

반면 공정위 측은 “검색결과의 다양성이라는 명분하에 동일몰 로직을 도입해 자사 오픈마켓 대비 경쟁 오픈마켓 상품에 대해 불리한 기준을 적용했다”고 지적했다.


네이버 쇼핑검색은 스마트스토어를 우대했나


공정위는 네이버가 쇼핑검색 랭킹 알고리즘에서 경쟁 오픈마켓의 가중치를 일부러 내리고, 자사 서비스의 가중치를 높였다고 보고 있다.


공정위는 “자사 오픈마켓 출시 전후로 경쟁 오픈마켓 상품에 대해 1 미만의 가중치를 부여해 노출순위를 인위적으로 내렸고, 자사 오픈마켓 상품에 적용되는 판매지수에 대해서만 추가적으로 가중치(1.5배)를 부여해 상품 노출 비중을 높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이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측은 “신뢰도 높은 검색 결과를 위해 정확한 판매실적정보를 제공하는 모든 쇼핑몰에 대해 가중치를 부여했다”면서 “2013년 당시 샵N을 제외하고도 약 1만3000여개 이상의 외부 쇼핑몰이 가중치 적용의 대상이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측은 이어 “판매실적정보는 쇼핑검색의 품질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고,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종합쇼핑몰에서도 판매실적정보를 검색순위에 중요한 요소로 반영하고 있다”면서 “공정위는 네이버가 자사 오픈마켓 상품에 적용되는 판매지수에 대해서만 가중치를 부여해 상품 노출 비중을 높였다고 악의적으로 지적했다”고 강변했다.

판매자가 아닌 쇼핑몰의 판매실적 정보를 제공할 때 가중치를 부여하는 것은 논란이 있을 수 있다. 네이버가 경쟁 업체의 영업기밀을 요구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영상에서 시장획정의 함정을 피한 공정위


공정위는 네이버가 동영상 검색에서도 부당한 고객유인행위를 했다며 과징금 2억원을 부과했다. 이 과정에서 공정위의 고심을 엿볼 수 있다. 공정위는 한 번 같은 주제로 고배를 마셨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공정위는 시장지배적 지위남용이 아니라 부당한 고객유인행위로 네이버에 과징금을 부과했다. 부당한 고객유인행위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아니어도 처벌할 수있기 때문이다. 동영상 시장에서 네이버를 시장지배적 사업자라고 규정할 수 없었던 공정위의 고심이 느껴진다.

공정위는 지난 2008년 네이버가 동영상 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며 시정조치와 과징금을 부과한 적이 있다. 네이버는 인정할 수 없다며 이 사안을 법정으로끌고 갔고, 결국 네이버가 이겼다. 2014년 대법원은 네이버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공정위는 동영상 관련 시장을 제대로 획정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공정위는 이번에 시장획정과 시장지배적 사업자 규정이 필요없는 전략을 택한 듯 보인다.


네이버는 동영상 검색 알고리즘을 개편하면서 ‘키워드(태크)’ 일치를 중요한 요소로 정했는데, 공정위는 이것이 부당한 고객유인  행위라고 판단했다. 타사 동영상에는 키워드가 있는 경우가 많지 않아서 실질적으로 네이버 자체 동영상을 우대하는 효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검색 결과에 키워드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보편적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키워드를 입력하지 않은 동영상이 랭킹에서 밀리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라는 것이다.

네이버 측은 “속성정보(제목, 본문, 키워드 등)는 가이드, 도움말 등을 통해 검색 제휴사업자들에게 상세히 안내해 왔고, 속성정보 기재의 중요성은 검색 제휴사업자들을 포함한 동영상 사업자라면 누구나가 알고 있거나 쉽게 알 수 있는 내용”이라며 “네이버와 검색 제휴관계에 있는 다른 여러 검색 제휴사업자들은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충실히 관련 속성정보를 입력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