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인앱결제 의무화 정책을 시행했다. 국내 모바일 업계가 두려워했던 일이 현실화 된 것이다. 앞으로 구글플레이를 통해 배포한 앱이 디지털 재화를 거래하면서 앱 내부 결제를 할 때 무조건 구글의 인앱결제 시스템을 이용해야 한다. 이 시스템은 이용 수수료가 30%다.

모바일 업계뿐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구글에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정위가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오해의 여지도 많이 있다. 과장되게 알려진 이야기도 있다. 이번 이슈에 대해 오해 대신 이해를 해보자.

 


모든 앱은 앞으로 구글에 30% 내야 하나?


그렇지 않다. 인앱결제 수수료 30% 정책은 디지털 재화를 거래할 때만 해당되는 이야기다(이는 애플 앱스토어도 마찬가지다). 디지털 재화라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디지털 콘텐츠를 의미한다. 음악, 영화, 만화, 게임 등이 대표적이다. 쿠팡, 배달의민족, 카카오T처럼 디지털 재화가 아닌 실물 상품이나 서비스를 거래하는 경우 구글의 이번 정책 발표와 관련이 없다.

구글에 따르면 구글플레이에 올라와 있는 앱 중에서 디지털 재화를 판매하는 앱은 3%에 불과하다고 한다. 3% 중에서도 대부분(구글에 따르면 97%)은 구글의 인앱결제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이는 새롭게 영향을 받는 업체수 자체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을 의미힌다.

 


유료 앱은 어떻게 되나?


이번 정책은 인앱결제에 대한 것이다. 인앱결제는 앱 안에서 일어나는 결제를 의미한다. 앱을 다운로드 하기 위해 결제하는 것은 앱 내부 결제(인앱결제)가 아니라 앱 외부 결제다. 그렇게 때문에 이번 정책과는 관련이 없다.

 


스타트업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까


몇몇 스타트업 업체들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리디북스는 최근 웹소설 사업을 확장하면서 앱 내부에서 결제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하지만 이제 1년 뒤에는 이 결제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다. 앱 내부에서 일어나는 결제는 구글의 인앱결제 시스템을 무조건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1년 후부터 리디북스는 30%의 수수료를 내야 하고, 웹소설 한 편당 금액은 인상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예상보다 스타트업 업계에 파장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사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이미 구글의 인앱결제를 이용한다. 스타트업은 본연의 서비스가 아닌 결제시스템에 투자할 여력이 부족하다. 구현하기 쉬운 구글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의 인앱결제를 주로 활용해왔다. 이미 구글 인앱결제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구글의 정책 변화에 추가적으로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스타트업씬에 영향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스타트업이 서비스 초기에는 구축이 쉬운 인앱결제를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성장을 하면 자체적인 앱 내부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수수료를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불가능해졌다. 구글의 논리처럼 구글플레이 전체 앱에서 극소수만 자체적인 결제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선택지가 사라진다는 점은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넷플릭스, 스포티파이도 30% 낼까?


넷플릭스는 인앱결제를 이용하지 않는 대표적인 해외 기업이다. 구글플레이에서 다운로드 한 넷플릭스 앱 내에는 결제 기능이 없다. 넷플릭스의 결제는 웹에서 이뤄진다. 넷플릭스 앱(구글플레이)에서는 웹사이트로 연결되는 링크를 제공할 뿐이다.

그러나 구글은 이번 정책 변경을 통해 이와 같은 링크를 제공하는 것도 금지시켰다. 이 때문에 넷플릭스도 무언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 구글의 인앱결제 정책을 받아들이든지, 아니면 넷플릭스 앱에서 결제로 연결되는 링크를 삭제해야 한다.

아마 넷플릭스는 후자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애플 앱스토어 넷플릭스 앱에는 결제로 연결되는 링크가 없다. 아이폰 유저는 넷플릭스 결제를 위해 스스로 브라우저를 열고, 넷플릭스 주소를 입력해 웹사이트에 방문해서 로그인하고 결제를 해야 한다.


애플 앱스토어에서의 사례를 볼 때 앞으로 넷플릭스 결제는 웹에서만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넷플릭스가 과감히 인앱결제를 거부할 수 있는 이유는 정기결제 모델이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한 번만 결제하면 자동으로 매월 결제된다.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한 번만 이용자가 자사 웹사이트에서 결제할 수 있도록 유도하면 된다.

반면 정기결제가 아닌 서비스 모델은 더 골치가 아프다. 예를 들어 네이버웹툰과 같은 서비스는 이용자가 웹툰이 보고 싶을 때마다 결제를 하는 모델이다. 이용자가 하루에도 여러 번 결제를 할 수 있다. 앱 이용자가 결제를 원할 때마다 자사 웹페이지로 유인해야 하는데, 앱에서 연결 링크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결제가 불가능해졌다.

이 때문에 네이버웹툰 같은 서비스는 울며 겨자먹기로 구글의 인앱결제 안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iOS용 ‘시리즈(웹툰/웹소설 서비스)’ 앱은 애플의 인앱결제 시스템을 이용한다. 네이버가 웹툰 매출의 30%를 애플에 수수료로 지불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아이폰 이용자는 네이버웹툰 쿠키 1개를 120원에 구매한다. 안드로이드 이용자는 100원이다. 하지만 구글의 정책 변경으로 1년 뒤에는 안드로이드 이용자도 쿠기 1개에 120원을 내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플레이와 결제시스템은 별도인가, 하나인가


구글의 정책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구글플레이에서 배포한 앱에서 결제할 때는 오직 구글의 결제시스템만 사용하라는 것이다.

여기서 논점은 구글플레이라는 앱마켓과 결제시스템이 통합된 존재인가, 별개의 존재인가 하는 점이다. 만약 구글플레이와 결제시스템이 각각 독립적인 존재이고 별도의 시장을 갖고 있다고 본다면 구글은 공정거래법 위반일 가능성이 있다. 구글플레이의 독점력을 이용해 결제시스템을 강매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글플레이와 결제시스템을 하나의 통합적 존재라고 보면 강매라고는 보기 힘들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과거에 윈도우와 인터넷익스플로러(IE)가 한 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는 윈도우와 IE는 독립적인 존재이고, 각각의 시장을 가지고 있다고 봤다. 공정위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에 IE를 끼워팔았다는 이유로 과징금과 시정조치를 명한 바 있다.

 


구글의 앱마켓 정책은 개방적인가


구글이 이번 정책을 발표하면서 강조한 것은 ‘개방성’이다. 안드로이드에서 다른 앱 마켓을 허용하고, 웹사이트에서 APK 파일을 내려받아 앱을 설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로 애플과 비교하면 구글은 개방적이다. 애플은 앱을 오직 앱스토어에서만 유통할 수 있도록 강제한다.

그러나 구글이 주장하는 개방성은 실질적으로는 작동하지 않는다. 누구나 앱 마켓을 만들어서 구글플레이와 대등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구글은 플레이스토어에서 타사 앱마켓 배포를 허용하지 않는다. 타사 앱마켓이 안드로이드에 설치되는 경로는 둘 중 하나다. 스마트폰 출시 전에 사전 탑재 하거나 APK 파일을 웹사이트에서 직접 배포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APK 파일을 설치하려고 하면 안드로이드는 위험하다는 메시지를 보내기 때문에 이용자는 선호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앱마켓 배포방법은 실질적으로 사전탑재밖에 없다. 결국 구글 이외에 앱 마켓에 도전할 수 있는 사업자는 스마트폰 제조사나 통신사 뿐이다. 네이버가 자체적으로 앱마켓 시장에 도전했다가 실패하고 통신사 손잡고 원스토어를 만든 이유다.

통신사나 제조사만 구글이 장악한 앱마켓 시장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은, 사실 구글이 위협을 느낄 도전자가 나올 수 없다는 것이고, 이는 이 시장이 개방적이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