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피스 프로 X 2세대가 한국에 빠르게 출시됐다. 서피스 프로 X는 풀버전 윈도우를 구동할 수 있는 ARM 기반 윈도우 태블릿이다.

ARM 기반 프로세서

ARM은 초저전력 프로세서를 설계하는 회사다. 따라서 스마트폰이 ARM 기반 프로세서를 사용한다. 퀄컴 스냅드래곤, 삼성 엑시노스, 애플 A시리즈 모두 ARM 기반 프로세서다. 퀄컴은 이 제품으로 PC 시장에 도전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왔고, 그 결과로 등장한 것이 스냅드래곤 8cx였다. 이 8cx를 GPU 업데이트한 제품이 마이크로소프트의 SQ1이고, SQ1에서 다시 GPU 업그레이드를 한 제품이 서피스 프로 X 2세대에 탑재된 SQ2다.

ARM64 기반 프로세서를 탑재했기 때문에 가지는 이점은 두가지로, 1. 얇고 가벼우며 2. 전력을 덜 소비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 서피스 프로 라인업보다 화면은 더 커지면서 조금 더 가벼운 무게(774g)로 출시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다른 서피스의 단단한 외양과 달리 서피스 프로 X는 우아하고 가볍다.

의문점은 과연 스마트폰에나 쓰는 프로세서가 PC를 제대로 구동할 수 있느냐다. 이 관점들에 따라 리뷰를 진행했다.

외모 및 무게

외양은 기존의 서피스와 유사하면서 다른 느낌을 준다. 금속을 단단하게 담금질해 뚝 끊어놓은 듯한 서피스 프로들의 강한 느낌이 나지 않는다. 대신 화면을 넓게 밀어 쭉쭉 편 듯한 부드러운 전면을 갖고 있다. 기존 서피스보다 파손에 약할 것 같은 이미지다. 물론 실제로 그렇지는 않다. 후면을 만졌을 때야 비로소 기존 서피스와 비슷한 강한 느낌이 든다.

9.7인치 아이패드와 비교하면 크기 차이가 꽤 난다

세로 크기도 상당히 크다

요즘 태블릿들이 상하좌우 베젤 두께를 맞추는 것과 달리 서피스 프로 X의 테두리는 슬림 노트북처럼 측면이 얇고 상하단이 두꺼운 형태다. 따라서 세로 모드로 들면 어색한 느낌이 들 것 같지만 들어본 결과 나쁘지 않았다. 태블릿 모드가 아닌 데스크톱 모드로 윈도우를 구동했더니 세로 모니터를 쓰는 바로 그 느낌이 든다.

13인치로 꽤 큰 편임에도 한손으로 들기 부담스럽지 않다

가로 사용이 기본인 제품으로 후면을 세로로 들면 어색한 기분이 있다

서피스 펜과 시그니처 키보드

새로운 폼 팩터가 도입됐으므로 기존 키보드가 아닌 새로운 호환 키보드와 서피스 프로 X 시그니처 펜이 도입됐다. 다른 제품들과 다르게 키보드 각도를 2단계로 조절할 수 있고, 키보드와 제품 사이에 펜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이 공간에 펜을 보관하면 펜은 무선 충전이 된다. 이외 서피스의 펜과 키보드는 항상 최고였고 그 장점 그대로다.

놓는 것만으로 충전이 가능하다

다른 서피스 대비 두께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매력적인 상세사양과 아쉬운 점

USB-C 포트를 두개 지원한다. 모니터 연결과 메모리 연결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서피스 충전기 특성상 충전기에도 USB-A 포트가 하나 달려있어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다.

생체인식은 윈도우 헬로(얼굴인식)가 가능하며, 돌비 오디오가 가능할 정도로 스피커 사양도 만족스럽다. 그러나 3.5파이 이어폰 단자가 없는 점은 아쉽다. 아이패드를 비롯한 요즘 태블릿들은 일제히 3.5파이 단자를 빼고 있는데 소비자들이 집에 있는 이어폰으로 음악 듣는 게 싫은가 보다.

유심을 넣어 LTE 모드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LTE를 가지고 있느냐 아니냐에 따라 태블릿류 제품의 활용성은 크게 달라진다. 셀룰러 통신이 없으면 지옥의 핫스팟 켜기 끄기 잠깐 쉬면 다시 켜기 끄기를 반복해야 한다.

배터리는 최대 15시간이라고 했는데, 업무시간 내내 켜놓았음에도 배터리 소비가 크지 않았다.

ARM 프로세서의 성능

서피스 프로 X 구입 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나쁘지 않다. 일반적인 애플리케이션을 모두 구동할 수 있고 특별히 느려진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신형 태블릿PC를 구동하듯이 윈도우10이 쾌적하게 구동된다. 특히 리소스 문제가 항상 발생하는 앱들, 화상회의나 영상 재생 등에서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러나

ARM 프로세서는 x86이 아니다

구동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MS의 앱들, 오피스, 팀즈 등을 제외하면 우선 설치가 되지 않는다. 이유는 소프트웨어는 반도체의 설계를 따라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현재의 윈도우 프로그램들은 x86 기반으로, 인텔과 AMD가 이 설계를 따른다. 맥에 윈도우를 설치할 수 있는 이유도 맥이 인텔의 CPU를 쓰기 때문이다. 따라서 x86 설계로 만들어진 앱들은 ARM 기반 프로세서에서 사용할 수 없다.

그런데 이런 앱이 생각보다 많았다. 어도비 앱을 구동할 수 있다고 영상에서는 발표하고 있으나 포토샵이 깔리지 않았다. 혹시나 해서 스팀을 설치하고 게임을 구동했더니 몇 개는 설치할 수 있고, 몇 개는 그렇지 않았다. 설치할 수 없는 게임은 애초에 활성화 버튼이 뜨지 않는다. 배틀그라운드(PUBG)도, 데스스트랜딩도, 오버워치도 설치할 수 없다. 배터리가 오래가는 이유가 깔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어서가 아닌가 의심된다. 몇 년 전 게임이긴 하지만 설치가 가능한 풀3D 게임의 경우 해상도를 높여도 문제없이 잘 구동된다.

32비트 컴퓨터로 인식한다

무시하고 설치를 진행하려 해도 설치할 수 없었다

스팀에서 설치 버튼이 활성화되지 않는다

설치 가능한 게임의 경우 구동된다

잘 실행되는 앱들은 MS의 것들, 그러니까 마이크로소프트 365(오피스), 팀즈 등이다. 이외의 앱들은 당장은 설치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올 11월부터 x86 앱을 ARM64로 구동 가능한 앱 에뮬레이션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니까 해당 제품은 당장 구매보다는 11월 이후 구매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에뮬레이션은 임시방편에 해당하므로, 패스트트랙을 통해 x86 앱을 ARM64 기반 앱으로 컨버팅하도록 지원하는 앱 어슈어(App Assure)도 지원한다고 했다.

잘 놀고 있는데 대표가 말을 걸었다

카카오톡도 무리없이 설치 및 실행된다

카카오톡과 라인 등의 메신저는 잘 구동됐다. 회사에서 쓰는 라인이 불가능해 일을 할 수 없다고 하려고 했는데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되었다.

웹사이트의 경우 작동하지 않는 것은 없었다. 따라서 웹 앱은 모두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회사에서 구글 워크스페이스를 쓰기 때문에 주말에 일할 수 없다는 핑계를 대지 못했다.

문서를 비롯한 구글 웹 앱들은 모두 잘 실행된다

총평

서피스는 항상 단단하지만 조금 무거웠다. 비즈니스 노트북을 태블릿으로 만든 느낌이었다. 그러나 이 제품은 정말로 아이패드처럼 가볍고 쾌적하다. 윈도우10 구동마저 iOS처럼 가볍다.

그러나 이 제품의 문제는 윈도우에 태블릿 모드 앱이 적다는 것이다. 따라서 웹툰 하나를 볼 때도 무엇으로 볼지 고민된다. 아이패드 프로(12.9형)와 마찬가지로 키보드 없는 태블릿으로 쓰기에는 크기가 조금 부담이고, 앱이 적다는 것도 신경쓰이는 점이다. 가격은 194만원인데 아직은 19만원치만 쓸 수 있는 느낌이다. 윈도우 노트북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연결과 미러링이 가능하므로, 미러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활용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서피스 프로 X의 활용성을 극대화하는 서비스는 웹 기반의 구글 서비스들이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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