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이 22일 국내 통신사와 스마트폰 제조사를 비판하는 공식 성명을 발표해 눈길을 끈다. 인터넷기업협회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들이 속해있는 협회이며,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규모있는 스타트업이 대부분 속한 국내 스타트업을 대표하는 단체다.

기업들도 필요에 따라 여론전을 펼치긴 하지만, 다른 산업에 있는 기업들을 공식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이례적인 모습이다.

인기협과 코스포는 “구글과 애플의 인앱결제 강제정책 등 갑질에 우리나라 통신3사와 휴대전화 제조사가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이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확인되었다”면서 “대한민국 인터넷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통신3사와 휴대전화 제조사들의 행태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분노하는 가장 큰 이유는 통신사들이 구글의 인앱결제 수수료의 절반을 본인들 몫으로 챙기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구글코리아가 이영 의원(국민의힘)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통신3사는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 30% 중 절반을 결제수단(통신요금에 합산청구) 제공대가로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통신사들은 이용자 결제금액의 15%를 수수료로 가져가고 있었다는 의미다.


알고보니 구글과 통신사는 동지적 관계였다?


사실 이는 구글과 통신사가 윈윈하는 전략이다. 스마트폰 판매창구인 통신사 대리점에서 아이폰대신 안드로이드폰을 열심히 팔아줄수록 통신사는 이익이다. 통신사들은 이용자들에게 매월 요금도 받고 인앱결제 금액의 15%를 따박따박 가져가니 이보다 좋지 아니할 수 없다. 구글과 통신사는 동지적 관계인 셈이다.

여기서 잠깐, 망비용 이야기로 넘어가보자. 현재 국내 통신사는 외국계 멀티 미디어 서비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통신사들은 이들에게 반드시 망이용료를 받겠다는 의지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가 넷플릭스법이라는 것을 만들었는데, 통신사의 논리를 상당부분 받아들인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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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상한 점은 통신사는 페이스북과 넷플릭스와는 큰 전쟁을 벌이면서 가장 많은 트래픽을 유발하는 유튜브와는 갈등이 잠잠한 편이다. 인터넷 트래픽의 상당수는 유튜브에서 일어나는데 법 별명도 유튜브법이 아니라 넷플릭스법이다. 통신사가 유튜브로부터 망비용을 받고는 싶지만 구글과 동지적 관계인지라 강력하게 압박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자 그럼 다시 비난 성명으로 돌아가자. 인기협과 코스포는 “겉으로는 국민의 통신요금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표시한 것과 달리, 실제는 통신요금 부담에 더해 구글의 과도한 수수료를 나눠먹는 방식으로 콘텐츠 이용요금에까지 부담을 가중시켜 온 통신3사의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인터넷 업계가 통신업계를 디스하는 이유(?)


하지만 한가지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통신사가 구글로부터 인앱결제 수수료의 절반을 받는다는 사실이 과연 비밀이었을까? 아니다. 이는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며 언론에도 여러차례 보도된 내용이다.

심지어 안드로이드가 지금처럼 시장을 독식하기 이전에 구글은 인앱결제 수수료 30% 중 27%를 통신사에 주고, 자신들은 3%만 가져갔다. 그러다가 안드로이드 점유율이 오르자 15%만 주겠다고 일방적으로 통신사에 통보했고, 통신사들이 이 때문에 불만이라는 기사도 여러차례 보도됐다.

그럼 왜 인기협과 코스포는 비밀스러운 내용을 처음 알았다는 듯 모른 체하며 비난성명을 냈을까?

이는 최근 인터넷 업계를 압박하는 여러가지 상황들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구글이 게임에만 의무적으로 적용한던 인앱결제 정책을 다른 디지털 재화 앱으로 확산하는 정책을 발표한 사건이 있다.

관련기사 :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 정책, 오해 말고 이해하기

인터넷 업계는 이 때문에 내년부터 구글플레이에서 인앱결제를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며, 30%의 수수료를 내야한다. 이는 결국 15%의 수수료를 통신사에 내야한다는 의미다. 인터넷 업체들이 통신사의 15%를 비난해서 여론을 움직여 정부가 나선다면 통신사에 내는 15%는 줄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또 넷플릭스법도 배경으로 풀이된다. 앞에서 설명했듯 넷플릭스법은 통신사의 논리를 정부와 국회가 받아들인 법이다. 현재 정부는 넷플릭스법 시행령을 만들고 있는데, 국내 인터넷 업체들의 반발이 심한 상황이다. 해외 서비스의 무임승차를 막겠다면서 만든 법 때문에 해외업체는 빠져나가고 국내 업체들만 새로운 규제에 발목이 묶일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전반 때문에 인터넷 업계 입장에서는 통신사가 밉지 않을 수 없다. 여론전을 펼쳐 구글의 30% 수수료 강요를 막아내고, 넷플릭스법 시행령 완화를 이뤄내겠다는 의지가 읽힌다면 확대해석일까?


구글 앱만 우대하는 제조사


인기협과 코스포는 스마트폰 제조사도 비난했다. 이들은 “(윤영찬 의원의 질의를 통해 확인된 바에 따르면)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우리나라에서 70%가 넘는 점유율을 확보하게 된 것은 휴대전화 제조사가 구글로부터 공유받은 수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라며 “결국 해외 업체의 국내 시장 장악에 국내기업이 협조한 상황이 개탄스러울 뿐”이라고 밝혔다.

국내 스마트폰 업체들이 구글로부터 돈을 받고 구글 서비스를 기본 앱으로 탑재하면서 국내 서비스를 배제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휴대전화 제조사는 해외 기업의 국내 시장 장악에 협조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휴대전화 운영체제와 앱마켓 시장의 공정한 경쟁과 앱개발자 및 소비자 등 이용자 보호를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특히 통신사는 원스토어를 통한 앱마켓 경쟁 시장을 주장하기 전에, 그동안 수수료 수익으로 반사이익을 누려온 행태에 대해 먼저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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