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회사는 어떻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할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하 DT)은 현재 모든 기업이 안고 있는 숙제다. 대부분의 기업은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인공지능과 같은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업무 프로세스와 성과를 혁신하고, 나아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철강’과 같은 대규모 장치산업도 마찬가지다. 대규모 시설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은그동안 공장을 지어놓으면 큰 변화없이도 비즈니스를 영위하는데 문제가 없었지만, 이제는 디지털 시대에 맞는 민첩성을 겸비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떨어지고 장기적 존립에 위협요소가 발생한다.

이에 국내 4대 철강회사 중 하나인 세아그룹은 그룹차원에서 DT 전략을 추진 중이다. 세아그룹은 우선 DT를 진두지휘할 최고디지털책임자(CDO)를 영입했고, 기존 IT서비스 계열사만으로는 DT를 수행할 역량이 부족하다는 판단 아래, 지주회사의 IT조직과 IT서비스 계열사,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계열사, 소프트웨어 계열사를 통합해 DT를 실행할  VNTG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VNTG는 세아그룹의 DT를 완성하고 디지털 기반의 신사업까지 개척하는 미션을 부여받았다.

세아홀딩스 DT(디지털트 랜스포메이션) 사업본부 채민석 본부장은 21일 온라인에서 개최한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행사에 연사로 참석해 세아그룹의 DT 여정을 공유했다.

채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많은 그룹사들이 CDO와 전문조직 만들어 DT를 실행하려 했지만 발목을 잡은 것은 기존 시스템과 새로운 DT의 융합 실패였다”면서 “세아그룹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돌파구로 VNTG를 만들었고 DT의 실행뿐 아니라 기존 코어시스템을 DT 철학에 맞춰 고도화하고, 한발 나아가 향후 그룹의 신성장 동력을 찾아내는 일까지 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민석 세아홀딩스 DT사업본부장 상무

채 본부장에 따르면, 세아그룹이 DT 과정에서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생산품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설비의 고장을 줄이고, 작업자의 안전을 지키는 일이다. 이를 가능케 하기 위해서는 소재와 공정, 설비를 연결하는 데이터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데이터 플랫폼을 기반으로 각종 분석을 통해 조직의 예측력을 키워야 한다는 판단이다.

채 본부장은 “철강현장은 아직 센싱하지 않는 데이터가 많아서 지속적으로 새로운 데이터 발굴하고 생산해서 분석 모델에 인자로 집어넣어줘야 한다”면서 “공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데이터를 모으는 통로와 통을 잘 설계하는 것이 DT를 잘 수행할 수 있는 성공 포인트”라고 진단했다.

현재 세아그룹은 이같은 목표 아래 ‘세아 디지털 플랫폼(SDP)’라는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채 본부장은 “모든 요소 기술을 오픈소스  기반으로 설계해서 큐레이션 방식으로 플랫폼을 구축하게 됐다”면서 “새로운 오픈소스가 나오거나 구글 클라우드, AWS, 애저 등에서 좋은 서비스가 나오면 바꿔 낄 수 있는 형식으로 설계해서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구글 클라우드의 안토스를 활용한다. 구글의 안토스는 하이브리드, 멀티 클라우드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매니지드 서비스 플랫폼이다. 구글 클라우드뿐 아니라  기업 데이터센터 내의 프라이빗 클라우드, 엣지 클라우드, 심지어 경쟁사의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관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채 본부장은 세아그룹이 DT 과정에서 머신러닝이나 AI엣지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DT를 진행함에 있어 철강 산업 중요한 포인트는 시장변화, 공정상 설비고장, 불량 발생 등의 상황을 잘 예지하고 예상해서 스케줄을 바꾸고 중요한 의사결정을 미리 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세아그룹이나 VNTG의 역량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구글과 같은 외부의 힘을 빌렸다”고 전했다.

철강 산업에서는 표면의 결함을 찾아내고, 스카핑(압연전 강재의 표면에 있는 결함을 없애기 위해 껍질을 벗기는 일), 빌렛(중간생산물) 정정공정을 해야하는데, 이를 자동화 할 수 있다면 생산성 향상은 물론이고 작업자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컴퓨터 비전 기술을 잘 활용하는 것이 세아그룹 DT의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채 본부장은 “R로 모델을 만들어서 직접 분석을 해보기도 했고, AWS의 세이지메이커 딥렌즈로도 해봤고, 구글 클라우드의 오토ML로도 해봤다”면서 “검출 부분에서는 특별히 오토ML이 굉장히 좋은 성능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채 본부장은 “세아그룹은 2017년부터 뉴모멀 시대의 사업환경 변화 적응하기위해 하이테크, IT, 제조, 물류, 유통 등 다양한 산업분야의 성공사례를 검토하고 확인했다”면서 “중후장대한 장치산업의  고정생산 경로를 갖고 있는 철강업이 지맨스 암백 공장처럼 시장 변화에 따라 생산라인을  재배치하는 효과를 얻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관련 글

2 댓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