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지만 너무 비싼 서피스 프로 X 2세대

제대로 된 윈도우를 구동하는 ARM 기반 서피스인 서피스 프로 X가 리뉴얼됐다. 흔히 서피스 프로 X 2세대 혹은 서피스 프로 X 2020으로 부른다.

가장 큰 차이는 프로세서 업데이트와 플래티넘 컬러 추가다.

서피스 프로 X 2019 모델은 퀄컴의 PC용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 8cx의 GPU 개량 버전인 SQ1을 탑재한 바 있다. 이 스냅드래곤 8cx가 올해 2세대로 업그레이드됐고, 여기에 GPU 역시 더 업그레이드한 모델이 마이크로소프트 SQ2 칩셋이다.

특징은 낮은 TDP다. 열 설계 전력(Thermal Design Power)을 말하는 TDP는 같은 성능을 낼 때 전력을 얼마나 소비하는지를 말해주는 지표다. TDP가 낮다고 해서 전력 소비가 정비례로 낮아지는 건 아니지만 관련은 있다. 따라서 TDP가 낮아지고 성능이 동일하면 사용 가능 시간이 길어진다. 프로 X 2세대의 가용 시간은 총 15시간이며, 전 세대의 가용 시간은 13시간이었다. 인텔 10세대 코어 i5의 TDP(15W)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7W)라고 퀄컴은 주장하고 있다. 다만 프로세서 성능에 따라서 TDP는 무의미해질 수 있으니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정도로만 인식하는 것이 좋다.

스냅드래곤 8cx 2세대는 ‘Always Connected’의 슬로건을 걸고 나온 제품이다. 따라서 5G 혹은 LTE 모뎀을 기본적으로 내장하고 있다. 서피스 프로 X 2세대가 채택한 모뎀은 퀄컴 X24 LTE 모뎀이다. 유심 기반 LTE를 제공한다.

13인치 제품이지만 774g으로 무겁지 않고, 이 무게로도 서피스 프로의 주요 기능들을 실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얼굴로 보안 인증을 하는 윈도우 헬로, 회의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원거리 스튜디오 마이크, 1080p 전면 카메라(500만 화소), 4K 촬영까지 가능한 후면 카메라, 2W 스테레오 스피커 등이다. 작은 크기지만 돌비 오디오까지 적용됐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4K 모니터를 두개 출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성능 자체는 SQ1 프로세서와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세한 성능은 퀄컴 측에서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성능 차이가 크게 나지 않을 이유는 8cx 2세대가 설계 변경을 통한 성능 업그레이드 제품이 아니라 전력 소비를 줄인 제품이기 때문이다. 스냅드래곤 8cx 1세대의 클럭 속도는 3000MHz로, 일반적인 랩톱 CPU 성능에 뒤처지지 않으며, 저가형 노트북보다는 뛰어나다.

가격이 오른 대신 구성은 램 기본 16GB, 저장장치 256GB부터 시작한다. 전작의 기본 구성은 8GB/128GB가 기본이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SSD는 교체 가능하나 추천하지는 않는다.

서피스 프로 X 1세대가 공개된 이후 제기된 여러 문제도 그대로다. 인텔의 x86 기반 아키텍처에서만 구동 가능한 앱들은 구동할 수 없으며, 드라이버 소프트웨어 등도 지원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 문제를 인식한 듯 마이크로소프트는 올 11월부터 x86 앱을 ARM64로 구동 가능한 앱 에뮬레이션 지원을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에뮬레이션은 임시방편에 해당하므로, 패스트트랙을 통해 x86 앱을 ARM64 기반 앱으로 컨버팅하도록 지원하는 앱 어슈어(App Assure)도 지원한다고 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365는 문제 없이 사용 가능하며, ARM64용 마이크로소프트 엣지 개선 버전을 내놓고, ARM64 네이티브 기반 팀즈도 출시할 것으로 발표했다.

즉, 서피스 프로 X 2세대는 구매를 조금 더 고민해보는 것이 좋겠다. 앱들이 제대로 구동되기 시작할 때쯤에 구매하거나, 1세대를 구매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가격은 소비자용 기준 194만8000원이며, 시그니처 키보드와 서피스 슬림 펜 패키지는 35만5000원이다. 기업용 제품 가격은 별도로 책정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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