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공고로 엿보는 은행들의 IT전략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금융산업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면서 IT인력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IT를 지원 기술로 이해했기 때문에 효율성을 위해 아웃소싱을 통해 수급했지만, IT가 금융 비즈니스의 핵심으로 떠오른 현재는 IT 역량이 곧 비즈니스 역량으로 자리잡고 있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이 우수  IT 인력 확보 경쟁에 나선 배경이다.

현재 은행들은 IT 전문 인력 채용에 한창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를 비롯해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등이 IT전문 인력 채용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모두 클라우드 전환, 비대면 서비스 활성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위해 IT인력을 모집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드디어 클라우드 전환하나

가장 많은 IT인력 채용공고를 낸 곳은 카카오뱅크다. 카카오뱅크는 총 20개 분야의 개발자 공개채용을 진행 중이다. 빅데이터, 고객플랫폼, 금융정보개발, 코어뱅킹, 모바일개발, 아키텍트, 기술기획 등 다방면에서 IT인력을 구하고 있다.

그 중에서 클라우드 플랫폼 개발자는 데브옵스(DevOps) 플랫폼을 담당한다. 데브옵스란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 중 하나로, 개발과 운영을 결합한 혼성어다. 금융환경에 맞는 퍼블릭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고 운영한다. 아마존웹서비스(AWS)나 구글클라우드(GCP),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등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실서비스를 운영한 경험이 2년 이상이어야 한다.

카카오뱅크는 IT시스템을 구축할 때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국내에서 은행권 최초로, 모든 IT시스템에 오픈소스를 도입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클라우드 도입을 검토 중이며, 일정은 아직 미정”이라고 전했다.

영업 정상화 돌입 케이뱅크, ‘여신상품’ 강화한다

케이뱅크는 여신상품 기획·개발 및 운영 담당자를 채용한다. 담당업무는 신용대출, 담보대출 상품 기획 및 운영이다. 여신상품을 기획·개발하고 운영·모니터링한다. 또 프로세스를 기획하고 IT개발 요건을 정의한다.

앞서 지난 7월 말, 유상증자를 완료하며 영업 정상화를 이룬 케이뱅크는 본격적인 여신 상품 판매에 나섰다. 지난 7월 가계대출 상품을 출시한데 이어, 8월 초 100% 비대면 아파트 담보 대출(아담대) 상품을 야심차게 내놨다. 비대면 아담대 상품은 사전예약 신청자가 일주일동안 2만6000여명이 몰리면서 마감됐다.

이밖에도 케이뱅크는 신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문환 은행장은 “아파트 담보대출을 시작으로 비대면 금융의 영역 확장을 위한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비대면 아담대를 출시한 만큼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여신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비대면’에 초점 맞춘 KB국민은행

KB국민은행은 UX 설계 전문직무 직원 채용공고를 내놨다. 비대면 서비스의 UX전략을 수립하고, 서비스 시나리오에 기반한 화면 설계를 담당한다. 사용자 리서치, 결과 분석을 통한 UX를 검토하고, 개선안을 발굴한다. UX 고도화를 위한 내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자체 개선과제를 수행하는 업무를 맡는다.

웹·앱 퍼블리싱 전문직무 직원도 채용한다. 담당업무는 플랫폼 개발·고도화 관련 분석 및 설계, 플랫폼 개발 프로젝트 관리, 비대면 서비스 퍼블리싱, 웹 접근성 상시 점검 및 웹 표준 준수 관련 업무를 하게 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은행들이 비대면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 모바일로 은행업무를 볼 수 있는 ‘KB모바일브랜치 서비스’를 시작했다. 정기예금, 적금, 주택청약종합저축 등 총 37종 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IT 서비스 강화를 위해 지난 2일 국민은행은 ‘KB인사이트 패널위원회’를 출범했다. 국민은행의 IT특화지점인 KB인사이트 직원들과 IT기업, AI·보안 분야의 교수와 변호사 등 총 26명의 IT업계 전문가로 구성됐다. 위원회는 고객 중심 서비스를 개선·발굴하고, 금융IT 전망과 대응 전략을 모색한다. 구체적으로 디지털 금융, IT인재육성의 공통주제, AI·데이터, 클라우드, 모바일·플랫폼, 영업점 디지털화 등을 논의한다.

‘마이데이터’에 사활거는 NH농협은행

농협은행은 본부 상호금융디지털전략부에서 ‘빅데이터 분석 및 운영·전략 및 기획’ 전문직을 채용 중이다. 데이터 분석·모형개발 등, 빅데이터 전략·기획·컨설팅·프로젝트·분석수행, 분석기반 데이터 개발·기획·운영 실무를 3년 이상 경험한 사람이 대상이다.

디지털전략부에서는 디지털R&D센터 전문직인 AI기획 및 개발 전문직을 채용한다. ML·DL기획 및 모델링 등 AI분야 관련 실무경력이 있어야 하며, 데이터 수집·가공·학습·평가하는 과정을 통해 AI 모델을 도출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단 근무 성적 평정결과에 따라 1년 단위의 재계약이 이뤄지는 계약직이다.

최근 종료된 공고에서도 본부 상호금융디지털전략부에서 농협중앙회 상호금융디지털전략부(마이데이터) 전문직 채용 공고를 내걸었다. 담당업무는 마이데이터 사업추진 기획 및 운영관리다. 1년 단위의 재계약이 이뤄진다.

최근 NH농협금융의 계열사인 은행, 증권 등이 마이데이터 사업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여기에 지난달 초 농협금융은 ‘농협금융 디지털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에 착수했다. 계열사의 금융데이터와 농협경제지주의 유통 데이터를 결합하기 위한 취지다. 이번 플랫폼 구축으로 하나로마트, NH멤버스 등 유통 데이터를 확보해 금융 데이터와 연계하고 외부 비식별 정보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확보한 데이터에 분석기술을 접목해 고객 분석 체계를 마련,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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