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TE의 카메라 없는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 폰, 샤오미도?

ZTE가 9월 1일, 최초로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 폰을 내놨다. 그리고 다음 선수는 샤오미가 될 전망이다.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란 전면 카메라를 각종 기술로 숨겨 카메라 화면 위에도 디스플레이가 표시되도록 하는 기술이다. 단순히 카메라 위에 투명 OLED를 덧씌우면 될 것 같지만 여러 가지 기술적인 문제가 있다.

우선은 OLED가 아무리 투명하다 해도 카메라 렌즈만큼 투명할 수는 없다. 투명 OLED 개발은 아주 오래전부터 실행됐으나 투명 OLED는 속이 비친다는 의미로, 완전 투명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즉, 전선이 지나갈 공간이 있어야 하고 이 전선을 줄이면 줄일수록 화면이 어두워진다.

카메라는 빛의 예술이라고 부른다. 얼마나 많은 빛을 받아들일 수 있느냐가 카메라 성능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 소형 디지털카메라보다 스마트폰 카메라 화소 수가 훨씬 많지만, 빛을 받아들이는 센서 크기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화질’이 더 좋다는 느낌은 디지털카메라 쪽에서 더 쉽게 받게 된다.

따라서 ZTE나 화웨이 등은 우선은 이 스크린 부분을 최대한 투명한 부분으로 바꾸고, 그래도 부족한 빛은 소프트웨어로 해결하는 방법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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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TE가 출시한 액손(Axon) 20 5G는 카메라 부분에 무기 필름과 극단적으로 투명한 OLED를 사용한다. 더불어 화면 아래의 전극도 투명한 것을(100% 투명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사용한다. 그러나 이 조치만으로는 지난해 등장했던 오포나 샤오미 등의 프로토타입과 별반 다르지 않다. 거기에 화면 컨트롤러를 두개 탑재한다. 하나는 일반 OLED, 하나는 카메라 위 화면의 OLED다. 화면이 작동할 때 카메라 위 화면의 컬러를 일반 OLED와 맞추기 위해서다.

이 방법으로 인해 액손 20 5G의 카메라는 거의 눈에 띄지 않으면서, 비교적 많은 빛을 받아들이고, 고스팅이나 회절 등의 문제를 겪지 않도록 했다.

화면 컬러의 경우 의문의 여지가 있었는데, 같은 OLED 부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샤오미가 기술 원리를 대강이나마 밝힌 바 있다. 샤오미는 내년 출시 제품의 외관을 공개하며 카메라 위 디스플레이를 어떻게 구성했는지 밝힌 바 있다. ZTE와 샤오미는 이미 상용화 및 대량 생산이 가능한 중국 업체 비저녹스(Visionox)의 InV See 기술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저녹스는 오포에도 OLED 기술과 패널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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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위의 작은 디스플레이 내 LED 소자의 수는 동일하다. 그러나 소자를 각각 분리해 이음새가 최대한 적도록 하고, 비교적 작은 소자를 탑재해 화면을 가리는 것을 줄이고, 여기서도 부족한 빛은 소프트웨어로 해결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셔터스피드가 비교적 느려질 수는 있다. 이게 될까 싶지만 외신에서의 실 체험기에서 카메라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화면의 외관은 별다른 조치 없이 봤을 때 정말 카메라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어두운 환경에서 플래시 등을 비추면 카메라 모듈이 화면 아래 살짝 보이는 것을 한 유튜버가 밝혀냈다.

출처=Amaztech 유튜브
출처=Amaztech 유튜브

중국 업체들은 카메라를 왜 이렇게 숨기려고 하는 걸까? 과거 중국 제조사들은 팝업 카메라, 슬라이드식 카메라, 후면 스크린 등을 탑재해 카메라를 숨기려 노력해 왔다. 해외 기업뿐 아니라 삼성전자 역시 중국 업체와 동일한 방식으로 카메라를 숨겨보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샤오미의 카메라 위 OLED 구성 방식

심지어 액손 20 5G는 플래그십 기기도 아니다. 용량에 따라 가장 저렴한 제품이 2198위안(약 38만원)에 불과하다. 낮은 가격을 위해 스냅드래곤 765G를 사용했고, 램은 6 혹은 8GB, 저장장치는 128 혹은 256GB 중 선택할 수 있다. 이 가격에 후면 6400만 화소, 800만화소 광각, 200만 심도 센서, 200만 접사 렌즈(매크로)를 탑재해 플래그십 못지 않은 카메라로 구성했다. 화면 해상도는 풀HD 수준으로 뛰어나지 않지만 부족하지도 않은 수준이다.

중국 업체나 삼성이 이런 도전적인 폼 팩터를 저가형에 탑재하는 것은 반응을 보기 위해서다. 시장에 일단 출시해 반응을 보고 데이터를 수집한 뒤, 반응이 나쁘지 않다면 이후 플래그십 제품에 탑재하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홀 디스플레이 카메라를 플래그십에 탑재한 일이 이례적인 것이었다. 만약 삼성이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에 자신감이 생긴다면, 플래그십 최초로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 스마트폰이 탄생할지도 모르겠다.

업체들이 이렇게 카메라를 없애려고 안달이 난 이유는 동영상 경험을 강화하고 미적으로 완벽한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그 결실이 맺히고 있다. 그러나 이 완결성 있는 디자인을 처음 고안해낸 회사는 몇 년 동안 노치를 전혀 없애지 못하고 있다.

YouTube video

샤오미도 영상을 올리고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 시장에 진출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2021년의 대세는 카메라 없는 카메라 폰이다. 해당 스마트폰들은 중국 외 다른 시장에는 판매되지 않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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