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춤 줄 모르는 미국의 중국 IT산업 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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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국 때리기가 좀처럼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화웨이, 틱톡에 이어 최근에는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SMIC(중신궈지)까지 미국 상무부의 타깃이 됐다.
로이터통신, 월 스트리트 저널(WSJ)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25일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 기업을 대상으로 “SMIC가 중국 인민 해방군과 연관됐을 수 있고, 용납할 수 없는 위험(unacceptable) 요소가 있다”며 “각 기업은 SMIC와 거래하기 위해 공급 허가(License)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구체적인 사안은 공개할 수 없으나,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SMIC는 중국 군사적 연관성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나섰지만, 미국의 이전 행보를 보면 간단히 넘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SMIC의 견제는 화웨이 때리기의 연장선이라는 해석이 일반적이며, 중국 반도체 산업의 기세를 꺾으려는 미국의 의도도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개발만큼 생산도 중요헤
반도체 기업은 크게 생산과 설계를 함께 하는 종합 반도체 업체(IDM)와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Fabless), 그리고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파운드리(Foundry)로 구분된다. 팹리스 업체가 설계를 하면 파운드리 업체가 위탁을 받아 생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인텔이나 삼성전처럼 설계와 생산을 모두 하는 기업도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의 통계에 따르면,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대만의 TSMC가 이끌고 있고, 삼성전자가 그 뒤를 잇고 있다. 2020년 2분기 시장점유율을 보면 TSMC 51.5%, 삼성전자 18.8%, 글로벌 파운드리 7.4%, UMC 7.3%, SMIC 4.8%를 기록했다.
화웨이는 TSMC와 삼성전자를 비롯해 다수의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에 위탁생산을 맡겼다. 하지만 미국의 압박으로 지난 5월 TSMC가 화웨이 위탁생산을 받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고, 6월에는 삼성도 화웨이 제품의 위탁생산을 거절했다. 화웨이는 대안 SMIC를 선택했다.
미국이 SMIC의 타깃으로 삼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제재로 인해 화웨이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중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가 밝지 않은 상황이다.
아리사 리우(Arisa Liu) 대만경제연구소 산업분석가는 “미국이 현재 중국의 주요 기업을 차단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SMIC가 미국의 제재를 받게 되면, 중국의 반도체 자립화 계획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미국이 최근 중국 기업 반도체 제조국제법인(SMIC)에 대한 제재조치로 중국의 견실한 국내 반도체 산업 추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아메리카 퍼스트 외친 트럼프, 하지만…
화웨이, 틱톡, 위챗, 이제는 SMIC까지,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때리기’는 집요하게 느껴지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토록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기업을 제재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동아시아연구원은 미중무역분쟁의 근본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 결집’에 있다고 분석했다. 동아시아연구원이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중국 때리기’ 목적은 대중 무역적자를 해소하고,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함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슬로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달성함과 동시에, 통상 문제 해결해 정권을 다지겠다는 것이다. 실제 트럼프는 중국을 비롯한 교역 상대국과 무역협상 압박 카드로 관세를 적극 동원해 스스로를 ‘관세맨(Tariff Man)’이라고 자처하기도 했다.
미국의 중국 제재 결과, 7월 대중국 무역적자는 총 316억 2000만달러로, 2019년 7월 328억달러에 비해 3.46% 하락했다. 또한, 민주당 대선 후보자 조 바이든(Joe Biden)과 서로 ‘친중 아니냐’며 논란이 오갔었는데, 제재를 통해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좋은 명분을 마련했다.
하지만 크게 봤을 때, 오히려 미국은 중국 제재 이후 손실을 입었는 분석도 나온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번 2020년 7월 대중국 무역적자는 2016년 5월 선거 유세 때 언급했던 대중 무역적자에 비해 9.15% 상승한 수치”라며 비판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미국의 대중 관세 부과는 양국 경제에 모두 상처를 입힌다”고 지적했다.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는 세계적으로도 악영향을 가져올 전망이다. 부산연구원 경제동향분석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두 나라의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 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증가해 지역 기업의 생산기반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지 모르겠으나, 결론적으로 미국과 세계 경제 관점에서는 좋은 방법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한편, 미국의 SMIC 제재로 우리나라 반도체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국 제재로 SMIC 고객사들이 세계 시장점유율 1, 2위를 달리고 있는 TSMC와 삼성 파운드리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배유미 인턴기자>youm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