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만들어진 1세대 맛집 배달 플랫폼 ‘푸드플라이(운영사: 플라이앤컴퍼니)’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푸드플라이는 서울 서초구, 강남구, 노원구, 도봉구 지역의 서비스를 닫았다. 나머지 서비스 지역도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종료해나갈 계획이다. 안드로이드 앱마켓 기준으로 더 이상 ‘푸드플라이’ 앱을 다운로드 받을 수 없는 것을 확인했다.

강남구에서 접속할 경우 노출되는 푸드플라이의 화면. 배달 가능한 음식점이 없다는 메시지가 노출된다.(사진: 익명의 제보자 제공)

푸드플라이 어플리케이션은 사라지지만, 플라이앤컴퍼니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플라이앤컴퍼니는 요기요의 맛집 배달 서비스 ‘요기요플러스’에 위탁배달원을 공급하고 있었고, 이 사업은 앞으로도 유효하다. 요기요를 운영하던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당시 사명: 알지피코리아)가 2017년 푸드플라이의 지분 100%를 인수하고 만들어진 변화다.

배달의민족에 노출된 맛집배달 서비스 ‘배민라이더스’. 알 사람은 다 알겠지만 ‘맛집 배달’ 플랫폼은 지금 와서 의미 있는 표현이 아니다. 음식점 입장에서 수수료나 광고료를 지불하는 배달 플랫폼 입점과 달리 물류(배달) 서비스를 함께 제공받는 ‘경쟁 강도’와 ‘과금 체계’가 다른 노출 수단 같은 느낌이 됐다. ‘배달의민족’과 ‘배민라이더스’ 모두에 동시 입점하는 음식점이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더 나아가 플라이앤컴퍼니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지난 7월 시작한 배달 서비스 ‘요기요 익스프레스’의 운영을 맡는다. 현시점 푸드플라이 서비스가 종료된 서울 서초구, 강남구, 노원구, 도봉구는 요기요 익스프레스 론칭 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에 따르면 기존 푸드플라이 입점 음식점들은 동의를 받아서 요기요 익스프레스로 DB를 이전했다. 요기요 익스프레스 배달 역시 푸드플라이 라이더가 맡는다.

요기요 앱 화면에 노출되는 ‘요기요 익스프레스’ 서비스 화면.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장차 현재의 요기요 플러스를 순차적으로 ‘요기요 익스프레스’로 변화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관계자는 푸드플라이 서비스 종료에 대해 “지금까지 요기요 플러스를 운영하는 주체는 사실상 푸드플라이였는데, 보다 요기요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요기요 플러스는 향후 요기요 익스프레스로 순차적으로 리브랜딩 될 것이고, 푸드플라이 조직은 그대로 남아 요기요 익스프레스 운영을 하게 될 것”이라 설명했다.

요기요 익스프레스는 무엇?

그렇다면 요기요 플러스와 요기요 익스프레스는 무엇이 다를까. 요기요 익스프레스는 이름처럼 ‘빠른 배달’을 강조하는 서비스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6월 노원구, 도봉구 지역의 요기요 익스프레스 테스트 결과 평균 25분 안에 배달을 완료했다. 현재 요기요는 고객에게 제시한 예상 배달시간보다 10분 이상 지연 도착할 경우 다음 주문시 사용 가능한 50% 할인 쿠폰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병행하고 있다. 빠른 배달을 만들 수 있다는 요기요의 자신감을 보여준다.

요기요 익스프레스가 빠른 배달을 만드는 방법은 AI 자동배차를 통해서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글로벌 딜리버리히어로에서 사용하고 있는 AI 물류 솔루션 ‘허리어(Hurrier)’를 국내 도입했다. 허리어는 라이더에게 모든 주문을 음식점(픽업지)과 라이더의 현재 위치, 도착지 등을 고려하여 100% 자동 배차해준다. 허리어가 배차해준 주문을 라이더가 수행하고 싶으면 그대로 하면 되고, 하기 싫다면 거절하면 된다. 그러면 그 다음으로 효율적인 동선에 있는 라이더에게 배차되는 구조다.


요기요 익스프레스가 쿠팡이츠처럼 배달기사 한 명당 한 건의 배달만을 매칭하여 속도를 만들지는 않는다. 기존 한국 배달기사의 일반적인 업무 형태인 여러 음식점의 음식을 동시에 픽업하고 배달하는 ‘묶음배달’도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기존의 묶음배달과 차이점은 있다. 허리어가 라이더에게 음식점 픽업시점과 고객 방문과 관련한 동선을 모두 지정해주고 라이더는 이를 따르겠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에 따르면 인공지능 솔루션이 라이더에게 배정하는 평균 묶음배달 건수는 2~3건이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관계자는 “묶음배달 구조로 인해 마지막에 음식을 받는 고객은 식거나 퍼진 음식을 받는 등의 이슈가 있었다”며 “요기요 익스프레스는 기술로 그 문제를 해결하고, 업무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 라이더들도 쉽게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이라 그 의미를 설명했다.

음식을 주문한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예상 배달 시간’ 또한 AI가 정한다. 기존 배달 시스템에서는 음식점주가 시스템에 감으로 입력하는 ‘예상 조리 시간’과 라이더가 마찬가지로 감으로 입력하는 ‘예상 배달 시간’ 등을 조합해서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배달 시간을 산출했다. 하지만 요기요 익스프레스에서는 사람이 시스템에 예상 시간을 누르는 프로세스가 사라졌다. 소비자에게 배달하는 라이더의 동선을 실시간으로 전달해주는 것도 종전과 달라진 점 중 하나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에서) 요기요 익스프레스는 초창기라 아직 예상 배달 시간이 완전히 정확하다고는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글로벌에서는 이미 시스템이 데이터를 쌓아서 라이더의 최적 동선을 그리는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서울 노원구와 도봉구에서 1차 테스트를 하고, 그 결과를 기반으로 배달 모수가 가장 많은 서초구와 강남구 대상 테스트를 시작한 것”이라 설명했다.

화내지 마세요

사족을 달자면 이번 취재는 “푸드플라이 망함?”이라 기자에게 물어본 지인의 메시지로부터 시작됐다. 강남구에 거주하는 그는 ‘푸드플라이 마일리지를 요기요 포인트 3배로 받아요!’라는 배너를 보고 푸드플라이에 들어갔지만 ‘배달 가능한 맛집이 없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고 분노를 느꼈다. 그는 푸드플라이 때문에 어제 맛이 없는 중국집에서 음식을 시켜먹어서 하루 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다는 심정을 전했다. 그는 하루 동안 앱 안보기를 누르며 소심하게나마 분노를 표출했다.

이걸 보면 기존 푸드플라이를 자주 이용하던 고객은 충분히 화날 수 있을 것 같다.

요약하자면 푸드플라이 앱이 사라졌다고 화내지는 말자. 요기요 익스프레스를 통해 푸드플라이를 간접적으로 만날 수 있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에 따르면 속도와 가시성 측면에서 진일보한 서비스니 한 번 경험해봄도 나쁘지 않겠다.

다만,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푸드플라이 주문은 이제 요기요 익스프레스에서 가능하다’는 알림 배너 하나 정도는 추가해주면 좋겠다. 푸드플라이가 말없이 사라졌다는 사실에 분노할 수 있는 고객의 화를 조금은 누그러뜨릴 수 있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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