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리] 아이템스카우트 쓰면 개미 셀러도 잘 팔 수 있나요?

바이라인네트워크에서 스타트업  리뷰를 연재합니다. 코너명은 ‘바스리’, <바이라인 스타트업 리뷰>의 줄임말입니다. 스타트업 관계자분들과 독자님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뭘 팔아야 잘 팔릴까. 처음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다면 누구나 맞닥뜨리는 고민이다. 예를 들어서 기자가 전국적으로 감염병이 기승이고 이 때문에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되는 식품이 잘 팔릴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치자. 그리고 기자에게 면역력 하면 생각나는 식품은 ‘홍삼’이다. 어제 TV를 보다가 모 홍삼 브랜드의 광고를 봤기 때문이다. 같이 TV를 보던 가족들에게 면역력 하면 떠오르는 상품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니 모두 홍삼이 떠오른다고 답했다. 기자는 ‘역시 홍삼이다’ 생각하면서 과감하게 공장에서 홍삼 제품 3000박스를 매입했다. 정말 잘 팔릴까. 답은 글쎄올시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의 상품 소싱과 키워드 마케팅을 돕는 무료 솔루션을 제공하여 각광받는 사이트가 있으니 ‘아이템스카우트(운영사: 문리버)’다. 아이템스카우트가 밝히는 최근 MAU(Monthly Active Users, 월순방문자수)와 QAU(Quarterly Active Users, 분기순방문자수)는 각각 6만과 16만. 지난 7월 30일 네이버가 밝힌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의 숫자가 35만명인데 그 중 45.7%가량이 분기마다 최소 한 번 이상 아이템스카우트에 방문하는 셈이다. 아이템스카우트에서는 매일 하루 평균 3~5만건의 키워드 분석이 일어나고 있다.

물론 아이템스카우트를 이용하는 모든 판매자가 잘 파는 것은 아니다. 그랬으면 기자도 이미 부자가 됐을 거다. 아이템스카우트는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검색 키워드 데이터’를 카테고리별, 기간별, 순위별로 나열하여 직관적으로 판매자들에게 제공한다. 이 데이터들에 숨은 여러 의미를 발견하고, 분석하고, 활용하는 것은 판매자의 몫이다. 요컨대 아이템스카우트는 판매자가 부자가 되는 것을 담보하지 못한다.

홍삼이 속한 건강식품 카테고리의 최근 한 달 검색 데이터를 아이템스카우트를 통해 확인한 결과. 난생 처음 보는 ‘타트체리’라는 녀석이 뜨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순위로는 8위인 ‘정관장’이 가장 높은 홍삼 관련 키워드인데, 이건 브랜드 이름이라 네이버 판매자가 브랜드 총판이 아닌 이상 사용할 수 없는 무의미한 키워드다. 정관장 아닌 홍삼 키워드는 106위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했다. 이 데이터를 본 기자는 차라리 홍삼보다 ‘타트 체리’ 관련 제품을 팔면 어떨까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온라인 판매자들이 아이템스카우트를 사용하는 이유는 있다. 최경준 아이템스카우트(문리버) 대표는 아이템스카우트의 가치를 이렇게 설명한다. 기존 판매자들이 8시간은 걸려서 진행했던 시장조사 기간을 단 30초로 줄여줄 수 있다고. 기존 판매자들이 단순히 ‘감’에 의존해서, 혹은 여기저기서 파편화된 데이터를 엑셀 수기로 정리하면서 상품을 소싱하고 마케팅 해야 했던 시간과 노력을 큰 폭으로 줄여줄 수 있다고.

어떻게 그게 가능한지 알려면 아이템스카우트의 작동 원리를 알아야 한다. 현시점 아이템스카우트가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기반 데이터는 ‘네이버’에서 나온다. 네이버 데이터랩에서 제공하는 오픈 API를 크로울링 엔진을 통해 끌어온다. 그렇게 끌어온 데이터를 아이템스카우트가 가공하여 제공하는 기능이 ‘키워드 검색’과 ‘아이템 발굴’이다.

최 대표는 “네이버가 이커머스 필드에서 가장 많은 거래액을 만드는 플랫폼이라고 생각해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향후 네이버 밖에서 얻을 수 있는 데이터, 네이버가 아닌 국내외 마켓플레이스 데이터까지 제공하는 솔루션으로 확장하고 싶다”며 “마켓플레이스는 아이템스카우트에 데이터를 제공함으로 자연스럽게 아이템스카우트가 갖고 있는 다양한 판매자풀을 자사 플랫폼으로 유입할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데이터는 어떻게 판매자를 도울까

아이템스카우트가 제공하는 첫 번째 기능 키워드 검색은 판매자의 ‘키워드 마케팅’, ‘상품명 설정’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기자가 ‘전자레인지용 실리콘 냄비’를 팔고 있다고 해보자. 기자는 나의 상품을 최대한 네이버 검색 상위권에 노출시키고 싶다. 그러려면 사람들이 기자가 판매하는 냄비를 ‘전자레인지용기’로 검색하는지, ‘전자레인지냄비’로 검색하는지, ‘실리콘냄비’로 검색하는지, 하다못해 ‘계란찜기(이 냄비로 계란찜을 해먹을 수 있다면)’로 검색하는지 알아야 한다.

아이템스카우트 확인 결과 ‘실리콘냄비’, ‘전자레인지냄비’, ‘전자레인지용기’ 키워드는 모두 네이버쇼핑 상품수 대비 검색숫자가 부족한 지옥의 키워드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나마 ‘계란찜기’가 이 중에서는 가장 나은 키워드다. 왜 기자의 냄비가 안 팔리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여기서 아이템스카우트에서 첫 번째로 참고할 수 있는 직관적인 지표는 ‘경쟁강도’다. 경쟁강도는 키워드 검색 숫자와 특정 키워드 검색시 네이버쇼핑에 노출되는 상품 숫자를 기준으로 산출한다. 요컨대 경쟁강도 수치가 높을 경우 검색량에 비해 상품 숫자가 훨씬 많고,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뜻한다. 반대로 경쟁강도가 낮다면 판매자 입장에서는 진입하기 용이한 좋은 키워드라 볼 수 있다. 경쟁강도가 낮은 키워드를 상품 업로드시 입력하는 태그나 상품명 등에 활용하면 네이버쇼핑 상위권 노출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네이버 판매자는 상품정보 업데이트시 최대 10개의 샵태그 설정을 할 수 있다. 네이버는 “검색인기도와 관련 있는 주요 항목들을 가이드에 맞게 잘 입력하면 검색노출 기회가 늘어난다”고 소개하고 있고, 태그는 네이버의 가이드에 들어있는 항목 중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키워드’ 하나만으로 네이버 상위권 노출이 보장된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좋은 키워드가 노출에 도움이 되는 것은 맞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아이템스카우트가 제공하는 두 번째 기능 ‘아이템 발굴’은 키워드 검색과 달리 내가 무엇을 판매하고 싶은지 모를 때, 새로운 상품을 소싱하고 싶을 때, 시장 트렌드를 파악하고 싶을 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4차까지 분류되는 상품 카테고리를 기준으로 어떤 키워드가 많이 검색되고 있는지 순위를 매겨 확인할 수 있다.

간단한 예로 기자가 문득 무화과를 팔고 싶어졌다고 하자. 그 이유는 기자 지인의 아버지가 전라남도 영암에서 무화과 농장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침 수확철이 다가왔는데, 지인이 기자에게 무화과를 매입해서 팔아볼 생각이 없느냐고 제안했다. 그런데 기자는 살면서 무화과를 한 번도 먹은 적이 없다. 무화과가 잘 팔릴지 도무지 예측이 안 되는데 비용을 들여서 무화과를 매입하기엔 쫄린다.

이 때 아이템 발굴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과일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인기 키워드를 검색해보니 무화과는 과일 키워드 중 5위(기본 옵션 : 최근 30일 동안 가장 많은 광고 클릭이 발생한 순으로 순위 정렬)에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왜 무화과가 인기가 많은지 알려면 별도의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최소한 아이템스카우트 검색으로 무화과가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보임을 확인할 수 있다. 덩달아 경쟁강도도 0.17로 매우 낮다.

아이템스카우트 ‘아이템 발굴’ 기능으로 무화과를 검색한 결과. 2등으로 ‘옥션’이 눈에 띄는데 옥션은 당연히 과일이 아니다. 과일 카테고리에 옥션이 들어간 이유는 옥션 키워드로 네이버쇼핑에서 검색되는 1등 판매자가 팔고 있는 상품 카테고리가 ‘고추’이기 때문이다. 이런 키워드는 당연히 상품 판매에는 의미가 없으니 알아서 걸러서 봐야 하는데 자세한 이야기는 후술한다.

최 대표는 “온라인 판매자가 사업을 함에 있어 가장 큰 한계는 ‘지식’이라고 본다. 내가 알고 있는 것밖에 못 팔고, 내가 알고 있는 상품은 대개는 시장물이 다 빠진 후에 팔게된다는 것”이라며 “아이템스카우트는 판매자가 갖고 있는 지식의 한계를 깨주는 서비스고, 그게 우리가 제공하는 가장 큰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데이터를 해석하는 법

아이템스카우트로 데이터를 검색해서 분석하고, 매출 신장까지 이끄는 것은 결국 판매자의 몫이다. 때문에 판매자는 아이템스카우트에서 쏟아지는 데이터 중에 걸러야 할 것은 무엇인지, 취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명확하게 판단해야 한다.

일례로 앞서 낮으면 낮을수록 좋다고 이야기한 ‘경쟁강도’. 사실 이게 낮다고 무조건 좋은 키워드는 아니다. 예를 들어서 아이템스카우트에 ‘바이라인네트워크’ 키워드로 검색하면 경쟁강도는 0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바이라인네트워크는 판매하는 상품이 아니다. 회사를 매각할 생각도 기자가 아는 선에서는 없다.

경쟁강도는 낮지만 실제 상품 판매와는 별 상관없어 보이는 많은 키워드 예시. 기자가 운영하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헬개미마켓’도 아이템스카우트에서 검색해 봤는데 최근 한달 동안 총 검색수는 160개, 상품수는 5개, 그렇게 산출된 경쟁강도는 0.03으로 나온다. 그래서 헬개미마켓 상품이 잘 팔리고 있냐면 기자가 누구보다 잘 안다. 안 팔린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냐면 아이템스카우트의 경쟁강도 지수는 네이버쇼핑이 아닌 네이버 포탈 검색 결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네이버에서 무언가를 검색하는 사람들이 모두 상품을 구매하려고 검색을 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블로그를 보려고, 누군가는 맛집을 찾으려고, 누군가는 뉴스를 보려고 키워드 검색을 한다. 아이템스카우트 경쟁강도 지수에는 이 모든 데이터가 다 포함돼 있기 때문에 상품 판매와 상관없는 데이터도 섞여있고, 이를 걸러보는 것은 아이템스카우트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의 몫이다.

최 대표는 “아이템스카우트는 네이버 검색 데이터를 기반으로 키워드 랭킹을 도출하는데, 검색 결과 중에는 소비자의 관심을 나타내는 키워드지만 커머스와는 관련 없는 키워드도 함께 노출된다”며 “예를 들어서 ‘부부의 세계’라는 키워드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하더라도 이건 드라마 이름이다. 부부의 세계라는 키워드를 네이버에서 검색해서 무엇인가 구매하겠다고 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 전했다. 그는 “앞으로 아이템스카우트가 계속해서 고도화하고자 하는 영역이 여기 있다”며 “쇼핑과 관련된 데이터를 최대한 필터링 해서 사용자에게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래서 아이템스카우트에서 경쟁강도와 함께 활용할 수 있는 또 다른 지표가 ‘클릭 경쟁률’이다. 이 수치는 특정 키워드로 검색시 네이버쇼핑에 노출되는 상품 숫자와 키워드 검색시 상단에 노출되는 파워링크 등 광고 클릭숫자를 기준으로 산출된다. 그러니까 이 지수가 좋다면 단순히 사용자가 검색에만 그치지 않고, 광고를 클릭할 정도로 적극적인 행동을 보이는 키워드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클릭 경쟁률’도 완벽한 지표는 아니다. 네이버 광고가 ‘상품’에만 돌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가까운 예로 ‘풀필먼트’의 클릭 경쟁률 지표는 0.03으로 매우 좋지만 이는 상품과 상관없는 물류 서비스와 관련된 키워드다. 이 또한 아이템스카우트를 이용하는 이용자가 걸러서 해석해야 한다.

최 대표는 “클릭 경쟁률은 특정 키워드 검색 숫자 대비 네이버 광고 클릭수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지표다. 경쟁강도와 클릭 경쟁률을 함께 살펴본다면 해당 키워드가 실제 상품 판매와 연결되는 커머스와 관련된 지표인지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계가 있다면 클릭 경쟁률은 네이버쇼핑과 관련된 광고 클릭 데이터만 뽑아서 보여주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플랫폼이 관련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인데, 향후 아이템스카우트가 협의를 통해 추가로 받아야할 것”이라 설명했다.

아이템스카우트는 2020년 2월 본격적으로 ‘유료’ 구독 모델을 시작했다. 유료 모델에는 ‘랭킹 추적’, ‘키워드 분석’ 등 아이템스카우트가 별도 가공한 추가 데이터가 기능으로 녹았다. 유료화 서비스를 시작하고 아이템스카우트는 3~4달이 안돼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무료 체험 기간 14일 이후 유료 전환 되는 비율은 70%에 달한다. 최 대표의 강조사항은 아이템스카우트가 기존 무료로 제공했던 기능들은 앞으로도 절대 유료화 되지 않는다는 것. 셀러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부가 기능을 새롭게 개발하여 유료 멤버십에 녹이겠다는 계획이다.

요약하자면 아이템스카우트가 제공하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잘 사용하는 것은 ‘판매자’의 역량에 달렸다. 아이템스카우트는 판매자의 의사 결정의 기초가 되는 ‘데이터’를 잘 정리해서 제공해준다. 아이템스카우트가 자체적으로 가공한 심화기능도 몇 가지가 있는데, 이 중 일부는 ‘유료화’ 돼서 판매되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아이템스카우트로 상품을 잘 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마지막으로 최 대표에게 물었다.

“사실 우리 회사에는 온라인 셀러를 경험한 분이 ‘한 명’밖에 없습니다. 그 분도 최근에 영입한 분입니다. 그렇기에 제가 키워드 마케팅을 이야기하는 것은 여러 고수들의 말을 재차 전하는 것 정도밖에 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서 아이템스카우트가 제공하는 지표 각각에 가중치를 부여한 엑셀파일을 별도 제작하여 새로운 순위를 뽑아 키워드를 정하는 판매자도 있습니다.

결국 아이템스카우트는 판매자들이 알아야 하는 기본 중에 기본이 되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아이템스카우트를 통해 판매자는 팔고 싶은 상품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구매자가 원하는 상품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판매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는 온라인 판매자의 사업 성공률을 높이는데 필요한 스타팅 포인트인 ‘키워드’ 데이터를 제공해주는 곳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관련 글

첫 댓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