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수수료가 결국은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다” “공동 대응이 꼭 필요하지만, 결과적으로 공동 대응은 어려울 것이다” “개인 사업자가 할 수 있는 일 없다. 무기력하다” “견제는 꼭 필요하지만 대안이없다” “30% 수수료는 새 비즈니스 모델 발굴을 불가능하게 한다.”

구글이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판매하는 디지털콘텐츠에 대해 자체결제수단(IAP) 사용을 의무화하고, 30%의 수수료를 매기겠다는 정책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은 게임 앱에만 부과됐던 룰이다. 구글의 정책 변화는 당장 웹툰, 음원, 영상 등 콘텐츠 앱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구글은 아직 이런 정책을 발표하지는 않았으나 일부 관련 업체들이 관련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도 지난 19일 이런 내용을 담은 진정서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콘텐츠 업계가 부글부글 끓어오를 상황이다. 27일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주최한 ‘구글의 앱마켓 정책 변경과 로컬 생태계’ 세미나에서 발제자로 참석한 김정환 부경대학교 교수가 이런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8월 들어 2주간 콘텐츠와 게임 분야의 기업 열두곳의 담당자와 전화 인터뷰를 실시한 결과다. 앞서 언급된 코멘트들은 이 조사에서 김 교수가 들은 이야기들이다. 구글의 정책 변화에 왜 이런 불만들이 나오는 것일까?

만약 구글의 정책이 바뀐다면 달라지는 상황은 이렇다. 만약 웹툰 홈페이지에서 한 편에 100원짜리 콘텐츠가 판매되면, 이 회사는 수수료로 구글에 30원을 내야 한다. 갑자기 매출의 30%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콘텐츠 제공업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네 가지다. 첫째, 원가를 어떻게든 줄인다. 둘째, 매출이 줄어든 만큼 생산이나 유통에 참여한 이들의 몫을 줄여 분배한다. 셋째, 30%만큼 가격을 올린다. 넷째, 앱마켓에서 빠진다. 아마도 세번째 안을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현재 디지털 콘텐츠 중 일부는 각자 회사의 홈페이지에서 판매하는 가격이 애플 앱스토어보다 저렴하다. 애플 앱스토어는 구글보다 먼저 디지털콘텐츠에도 30%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김 교수도 바로 이 부분을 지적했다. 그는 “사업자들은 수익 악화가 이용자에 전가되는 것, 고스란히 가는 걸 이미 생각 하고 있으므로 이것이 현실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출처= 세미나 화면 캡처

김 교수의 말처럼 사업자들이 이런 선택을 하는데는 이유가 있어 보인다. 일단, 잠재적 소비자가 가장 많이 몰려 있는 앱마켓을 떠나기는 어렵다. 원가를 줄이는 것은 한계가 있다. 콘텐츠 제작과 유통에 참여하는 이들의 몫을 줄이는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콘텐츠는 일반 상품 대비 적은 비용이 투입된다고 생각하지만, 콘텐츠 창작자들의 저작권이나 관련 생태계에 종사하는 이들의 인건비를 줄인다는 것은 아주 민감한 문제다. 원가가 줄어드는 만큼 품질 향상을 위해 연구개발(R&D)의 비용을 확보하기도 어렵다. 즉, 결과적으로 앱 내 판매하는 콘텐츠의 값이 올라갈 확률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상품의 값이 올라가면 그만큼 품질이나 서비스가 따라 높아질 것을 기대한다. 이 경우, 플랫폼의 수수료로 인한 가격 향상이라 제품의 품질은 달라지기 어렵다. 그런데 관련한 자세한 상황이 이용자들에 알려지지는 않는다.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이에 따른 비난을 흡수한다. 기업 브랜드 이미지의 하락이다.

문제는 또 있다. 브랜드 이미지 뿐만 아니라 가격 경쟁력도 떨어진다. 김 교수는 “수수료로 인해 콘텐츠 판매가가 올라가면 국내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은 떨어지지만, 구글은 더 많은 수익을 가져 가게 된다”며 “구글은 자사 앱을 선탑재하는데, 여기에  새로 확보한 매출을 R&D에 투자해 경쟁력을 키워 반사이익을 가져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 뮤직이 지난해 가을 선탑재되면서 점유율이 올라간 것을 예시로도 들었다.

결과적으로는 이해 당사자나 정부가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하는데, 이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선 정확한 피해 산정이 어렵다. 플랫폼과 앱 기업이 개별적으로 계약을 맺을 때 조건이 일정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구글이나 애플 같은 글로벌 기업을 국내법으로 규제하기 현실적으로도 어렵다.



김 교수는 “인터뷰를 하면서 (회사마다) 계약 방식이 다르다는 걸 봤고, 죄수의 딜레마를 구글이 전략적으로 잘 활용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옆의 사업자가 어떻게 계약하는지 모르므로 이해관계가 달라 공동대응이 어렵다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부 대응과 관련해서는 “콘텐츠 산업과 스타트업 생태계를 훼손할 수 있어 정부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도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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