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식음료품 카테고리가 이커머스판의 메인 스트림으로 부상했다는 뻔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6월까지 식음료품 거래액은 평균 1조5141억원. 전체 온라인쇼핑 거래액 중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1~13%로 1~2위를 오간다. 오픈서베이가 7월 20일 만 20~49세 남녀 중 본인이 직접 쇼핑을 하는 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식료품 구입이 전년대비 14.6% 큰 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테고리별 온오프라인 쇼핑품목 구매 증감(자료: 오픈서베이, 2020년 7월)

특히 신선식품과 연계된 물류 서비스인 ‘새벽배송’ 서비스가 크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픈서베이 조사에 따르면 새벽배송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사용자는 조사대상자 중 52.9%로 전년대비 15.9% 늘어났다. 참가자의 65.5%는 새벽배송 서비스가 해당 쇼핑몰을 이용하는 데 큰 영향을 준다고 평했다.

새벽배송 서비스 이용 경험 및 영향력(자료 : 오픈서베이, 2020년 7월)

현재 국내 새벽배송을 주도하는 업체는 쿠팡과 마켓컬리, SSG닷컴이다. 이 업체들이 업계의 숫자를 주도하면서 삼강 구도를 만들고 있다. 신선식품 물류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 업체들만 하루 20만건 이상의 물동량을 새벽배송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누구도 새벽배송이 소비자에게 주는 편의를 부정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커머스 업체 입장에서 새벽배송은 분명히 다가가기 까다로운 영역이다. 새벽배송으로 이동하는 주력 카테고리인 ‘신선식품’ 특성상 유통기한이 짧아 재고관리 부담이 큰 것이 첫 번째 이유다. 신선포장을 위한 부자재, 저온 물류센터와 배송차량을 수배하는 비용도 만만찮다. 그래서인지 새벽배송을 운영하는 업체들은 대부분 적자 구조를 보이고 있고, 몇몇 업체는 비용을 못 버티고 시장에서 철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너희들은 모두 후발주자 아니냐! 마켓컬리의 패기 광고.

이번 글에서는 새벽배송을 둘러싼 여러 이슈를 정리하고자 한다. 하지만 기자가 전문가는 아니다. 그래서 이성일 팀프레시 대표의 도움을 받았다. 그는 마켓컬리의 물류총괄(로지스틱스리더) 출신으로, 2018년 6월30일 콜드체인 전문 물류업체 ‘팀프레시’를 창업, 운영하고 있다. 팀프레시에서 하루 나오는 새벽배송 물량만 8000~1만건, 올해 예상매출은 400~450억원 수준이다. 창업 2년만에 누적 300억원 상당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물류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숫자다.

“새벽배송으로 흑자 내기 가능한가요?”

ISSUE

새벽배송 뜬다고 하지만 정작 이걸 제대로 하는 업체들은 그 누구도 돈을 못 벌고 있다. 쿠팡도, 마켓컬리도, SSG닷컴도 마찬가지다. 그래서인지 최근 한 편에서는 뜬다고 새벽배송에 들어왔다가 자금난을 못 이기고 사업에서 철수하는 업체들도 나타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7월 시작한 자체 새벽배송 서비스 ‘새롯배송’을 2020년 5월 중단했다. 동원F&B가 지난해 5월부터 운영하던 새벽배송 서비스 ‘밴드프레시’도 최근 서비스를 중단했다. 대기업도 못 버틸 만큼 거친 판이 ‘새벽배송’이다.



CHECK

“굉장히 적자를 벗어나기 쉽지 않다”가 제 의견입니다. 우리(팀프레시)도 거기서는 자유롭지 않아요. 새벽배송을 하는 회사고 아직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으니까요.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주간으로 옮겨서 한다고 물류비가 파괴적으로 줄지는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업체들의 적자 이유는 과도한 물류비 때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소비자단에서 판매경쟁이 워낙 치열하다보니까 누군가가 선정한 ‘적정 마진’이 고객들에게는 ‘비싼 상품’일 수 있는 거죠. 많은 업체들이 경쟁하고 있고, 그렇기에 업체들의 가격조정은 굉장히 제한적입니다.

물류 측면에서 본다면 쿠팡이든, 마켓컬리든, SSG닷컴이든 굉장히 잘하고 있다고 봐요. 그들 모두 물류비를 외주로 돌렸을 때와 비교해서 저렴한 수준까지 접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물류비 때문에 새벽배송 이커머스 업체들이 적자가 난다기보다는 그 물류비에 상응하는 대가를 상품가에 녹여 받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적자가 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새벽배송 힘든 거 아닌가요?”

ISSUE

최근 많은 언론 보도를 통해 새벽배송 기사들의 근무환경이 조명 받았다. 남들이 자고 있는 야간에 일하는 근무 특성, 물류 현장 업무 특성상 몸을 쓸 수밖에 없는 고된 노동 환경, 직접 고용되지 않는 개개인이 사장님인 지입 구조가 비판점으로 언급됐다.

CHECK

최근 신문기사에서 새벽배송기사들의 업무 환경이 많이 조명 됐습니다. 저는 그 이면에 다른 의미를 찾고 싶습니다. 사실 물류는 과거 태동부터 ‘트래픽’이 적은 시간에 이뤄져 왔습니다. 차가 막히면 일하는 분들도 힘들고, 업무 효율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예전부터 새벽시간을 활용하여 일을 하던 현장 근로자들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매일 방문하는 마트에서 어떤 제품을 샀다고 해봐요. 여기서 마트에 진열된 상품은 거의 대부분이 ‘새벽’에 물류센터에서 매장까지 이동했습니다. 편의점도 마찬가지고, 커피숍도 마찬가지고, 우리가 방문하는 동네 음식점에 공급하는 식자재조차 대부분 새벽시간을 활용하여 움직였습니다. 택배 또한 라스트마일 물류만 낮에 오는 것이지, 그 앞에 간선 화물운송은 새벽에 이동하고 있죠.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것은 새벽에 일하는 노동자 분들은 아마 옛날부터 계속 힘들었을 겁니다. 이제야 우리가 이 분들의 고생을 알게 된 것입니다. 업체들의 경쟁으로 우리들 눈에 새벽배송이라는 것이 보이고 일반화 됐기 때문이죠.



“새벽배송 기사하면 돈 좀 버나요?”

ISSUE

새벽배송이 뜨면서 이 시장의 진입을 고민하는 화물차주들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화물차주의 눈에는 기존 그들이 운영하던 상온차를 냉장탑차로 바꾸면서까지 새벽배송이 들어갈 만한 시장인지 명확하지 않다. 요컨대 화물차주에게 중요한 것은 ‘새벽배송’을 하면 기존 주간배송에 비해서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냐는 거다.

CHECK

새벽배송 기사의 수익을 이야기 하려면 비교대상은 주간에 이동하는 택배밖에 없겠죠? 택배는 통상 박스 건당 임금을 받습니다. 배송지의 밀도가 높은 지역은 택배단가가 조금 낮고, 밀도가 낮거나 상품이 무거우면 단가가 조금 더 높아집니다. 그렇게 택배기사가 버는 돈은 많이 버는 분들을 기준으로 월 500만원 정도(CJ대한통운 택배기사 기준 월평균 수입 597만원/비용 제외 순수입 월 449만원 추정, 2019년 기준) 수령한다고 들었습니다.

반면, 새벽배송은 현재 쿠팡과 마켓컬리, SSG닷컴 모두 ‘고정급’ 기반으로 움직입니다. 쿠팡은 로켓배송을 처리하고 있는 배송기사를 직고용하니 당연히 고정급이죠. 일반인이 배송하는 쿠팡플렉스 정도만 박스당 단가인 변동비를 책정합니다. SSG닷컴도, 마켓컬리도 고정급을 줍니다.

여기에 더해 3사 모두 인센티브제를 결합합니다. 아무래도 고정급만 한다면 물량이 많이 터지는 날에 새벽배송 기사들이 현장에 안 나간다고 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새벽배송을 한다고 하면 조금 많이 벌면 월 400만원 정도? 보통은 300만원 정도 법니다. 주간배송과 비교해서 80% 수준을 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여기서 함께 봐야하는 것은 노동시간입니다. 주간 택배배송의 업무시간이 길게는 9~10시간 이상 이어진다면 새벽배송은 3~4시간이면 끝납니다. 저 같은 경우엔 1시간30분 안에 모든 물량을 처리하는 기사도 봤는데요. 아파트 하나 방문해서 쭉 배송 처리하고 오는 거죠.

짧은 시간안에 업무가 가능한 이유는 주간에 비해서 교통 체증이 없고, 새벽배송의 배송량이 택배보다 훨씬 적기 때문입니다. 택배기사는 많게는 400~500박스 이상(CJ대한통운 택배기사 기준 하루 평균 270박스 물동량 처리, 2019년 기준)의 화물을 배송한다고 들었는데요. 이럴 때는 한 차량에 물건이 실리지 않기 때문에 여러 번 왔다갔다 배송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새벽배송은 기사에게 배정되는 물량이 굉장히 적습니다. 새벽배송 기사 한 명이 많으면 60~70개 정도의 가정을 방문하는데 이를 택배와 마찬가지로 박스 숫자로 환산하면 하루 80~150박스를 처리한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새벽배송은 오전 7시까지 고객 문 앞에 배송해야 하는 마감 시간이 있기 때문에 더 싣고 가고 싶어도 못하는 거죠. 그래서 통상 새벽배송 차량은 택배차처럼 꽉꽉 채워서 이동하지 않습니다.

정리해보자면 근무시간 대비 금액을 보자면 새벽배송 기사가 택배기사보다 많이 법니다. 하지만 월수익만 보자면 총량은 택배기사들이 더 많을 것입니다.

“이마트 차량이 마켓컬리 배송 한다는데 진짠가요?”

ISSUE

많은 투잡 기사가 실존한다. 주간에는 대형마트나 식자재 배송을 하고, 야간에는 새벽배송 현장을 뛰는 식이다. 그래서 새벽배송 현장에는 이마트 차량이 마켓컬리 물류센터에 들어가서 상품을 픽업하는 별별 일이 일어난다. 쿠팡만 하더라도 주간에는 쿠팡이츠로 음식배달을, 야간에 쿠팡플렉스로 새벽배송을 결합해서 일을 하는 이들이 존재한다.

장지동 마켓컬리 물류센터 주차장에 대기중인 다양한 회사가 랩핑된 새벽배송 차량

CHECK

투잡, 쓰리잡을 선호하는 기사들이 많습니다. 새벽배송은 3~4시간이면 끝나니 마트 주간배송으로 7~8시간 빨리 할 수 있는 것을 결합하여 총 업무시간을 12시간 안 되게 세팅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 분들은 양쪽에서 다 돈을 받으니 수입을 합치면 꽤 되겠죠?

물론 우리가 투잡 기사들을 실제 트래킹해서 데이터로 보유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선택은 그 분들의 몫인데, 실제 새벽일 하나만 하는 분들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새벽일을 주력으로 하는 분이더라도 주간에 ‘단건’이라고 해서 한 건씩 용차 개념으로 운송하는 일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분들은 매일 투잡을 하지는 않는데 가끔 괜찮은 일이 나오면 주간 업무도 같이 뛰는 식입니다. 패턴은 굉장히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상온차로 배송해도 되나요?”

ISSUE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대부분의 이커머스 업체들은 ‘냉장냉동창고’를 운영한다. 쿠팡도, 마켓컬리도, SSG닷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업체들이 모든 물류 프로세스를 냉장냉동으로 배송하는 건 아니다. 예컨대 쿠팡은 자가 보유한 화물차와 쿠팡플렉스 배송인의 자가용을 활용하여 새벽배송을 하고, 이 차량에는 냉장냉동 설비가 없다. CJ대한통운의 새벽배송 또한 상온차를 활용하여 물류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래서 이 업체들은 ‘신선 포장’에 신경을 쓴다고 설명한다. 정말 안전할까.

CHECK

99.9%는 상품 배송에 큰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요즘 워낙 포장재가 잘 나오기 때문에 굳이 냉장차량을 이용하여 배송하지 않더라도 비즈니스가 된다고 판단합니다.

물론 그 비중이 크진 않지만 녹은 상품을 받았다거나, 상한 상품을 받았다거나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업체에게는 이 비중이 0.1% 일 수 있지만, 그 상품을 받은 고객에겐 아니죠. 한 번 온라인으로 맛이 간 식품을 받는다면, ‘다시는 온라인으로 신선식품을 구매하면 안 되겠다’, ‘그냥 마트 가서 사야겠다’라고 생각하는 고객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런 고객들이 쌓이면 재구매율이 떨어지는 경우도 생길 수 있겠죠. 이 0.1%의 고객 불만까지 잡고 싶은 업체가 냉장차까지 운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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