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의 차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나이스) 구축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교육부가 이 사업에 대기업 참여를 허용해달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에 제출한 신청서가 또 다시 반려됐다. 이번만 네 번째다.

교육부의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인 나이스는 학생들의 성적, 출석 및 결석, 생활기록부 등 학사관리 서비스부터 졸업생 서류조회 및 발급 등 개인정보를 다루기 때문에 안전해야 한다. 또 많은 사용자가 동시접속해도 사이트가 원활해야 하는 특성이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교육부는 세 차례 예외신청을 통해 대기업 참여를 희망한다고 밝혔지만, 모두 과기정통부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이유를 바꿔 ‘신기술 도입’으로 대기업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유성석 교육부 팀장은 “차세대 나이스 사업에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지능형 클라우드 기술이 도입되기 때문에 대기업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과기부에 의견을 전달했으나, 신산업 분야에 해당하는 부분이 크지 않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과기정통부 소속 심의위원회는 교육부에서 강조하고 있는 신기술은 중소기업들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공 IT사업 예외신청 심사는 과기정통부 소속 민간심의위원회가 맡는다. 민간 IT관련 기술 전문가들과 교수진으로 구성된 민간심의위원회에서 심사를 하면 과기정통부에서 이를 행정 처리한다. 심의위원회 구성원 명단은 공개하고 있지 않다.

박준국 과기정통부 소프트웨어산업과장은 “사업 발주 부처에서 과기정통부에 예외사업 심의를 요청하는 문서를 보내면, 심의위원회의 회의를 통해 결과가 정해진다”며 “과기정통부는 심의위의 결정대로 처리를 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다섯 번째 예외신청 가능성에 대해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유성석 교육부 교육정보화과 나이스 팀장은 “아직까지 생각이 없다”면서도 “정해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여기에 현재 교육부가 사업발주를 준비하고 연내 공개할 계획이어서, 5번째 예외신청을 하기엔 시간이 빠듯하다.

차세대 나이스 시스템 전환, 결국 1년 연기

나이스 시스템 전환은 10년 주기로 이뤄진다. 현재 구축된 나이스의 인프라는 2010년 구축됐다. 10년 전 구축된 만큼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가 노후화된 상태다. 교육부는 해당 장비의 생산이 중단되고 고객서비스(A/S) 만료시기가 다가오면서 장애가 발생할 경우 서비스가 장시간 중단될 수 있다고 판단해 이번 사업을 추진했다.


계획대로라면, 작년 11월부터 시스템 구축 작업이 시작되어 오는 2022년 3월 가동되어야 한다. 그러나 교육부는 차세대 나이스 시스템 가동 시기를 1년 연기한 2023년 3월으로 변경했다. 올해 온라인 개학이 진행되며 관련 기능을 추가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사업발주가 미뤄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유 팀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처음 온라인 개학이 진행되면서, 관련 기능을 보완하고 계획을 일부 수정하면서 나이스 사업을 연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기업 참여? 논란만 일으킨 교육부의 고집

2013년 개정된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은 공공 IT사업에 대기업 참여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일부 대기업이 시장을 독점해 중소·중견기업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시행됐다. 다만, 국가 안보 사업과 신기술 도입 등 일부 예외사업은 별도 심사를 받아 대기업도 수주할 수 있는 예외조항이 있다.

그동안 교육부가 과기정통부에 제출한 의견서로만 봤을 때 이번 사업에서 대기업이 참여해야 하는 이유는 예외조항 그대로다. 나이스 시스템이 수많은 학생, 교육자, 학부모의 개인정보를 다루는 만큼 국가안보의 성격이 크다는 측면과 신기술을 안정적으로 도입해야한다는 측면에서다.

그러나 IT업계에서는 교육부가 대기업 참여를 원하는 진짜 이유는 사업관리 능력과 리스크 관리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상대적으로 중소·중견기업보다 대기업의 사업 관리 능력, 리스크 관리 능력이 뛰어나 대기업의 참여를 원한다는 것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신기술은 대기업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며 “대기업보다 기술적 측면에서 뛰어난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도 많다. 교육부의 신기술 도입, 안보 문제는 표면상의 이유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발주처에서 대기업 참여를 원하기 앞서, 중소·중견기업의 사업 및 리스크 관리를 고려한 예산 책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대기업이 참여하지 못하는 내용이 담긴 SW진흥법 개정안이 시행된 2013년 이후로, 공공 IT사업 예산규모가 이전보다 줄었다”며 “중소·중견기업의 사업 및 리스크 관리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그에 맞는 예산 책정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IT업계에서는 이번 교육부의 나이스 사태가 촉발되면서, 해당 조항을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또 다른 IT업계 관계자는 “교육부와 같은 사례가 앞으로 또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오히려 정부에서 적절한 법 개정을 검토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