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본격적인 핀테크 사업 키우기에 나선다. 최근 분사한 쿠팡페이는 기술 안정화와 조직정비 등으로 분주한 상황이다.

지난 1일 쿠팡의 핀테크 사업부 쿠팡페이가 독립법인으로 분사했다. 대표직은 쿠팡의 핀테크 사업부 기술총괄 출신인 경인태 시니어 디렉터가 맡았다. 사내이사에도 쿠팡 출신인 이준희, 이영목 씨가 이름을 올렸다. 분사일인 지난 1일에는 결제, 선불충전 등 기존 서비스를 이어가기 위해 쿠팡이 수집하고 보유한 신용정보를 쿠팡페이로 이전하는 작업을 완료했다.

쿠팡에서는 쿠팡페이의 사업 방향성에 대해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다. 다만 종합 핀테크 서비스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대략의 힌트는 얻을 수 있다. 핀테크 서비스는 결제 및 송금, 대출, 자산관리, 보험 등을 일컫는다.

경인태 쿠팡페이 대표

경인태 대표는 지난 3월 쿠팡페이 사업부 분사 소식과 함께, “고객들에게 편하고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간편결제를 넘어 고객을 위한 종합 핀테크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 대표의 말대로라면, 쿠팡페이는 내부 결제 중심에서 금융 서비스 영역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지난달 특허청에 ‘나중결제’ 상표를 등록한 것도 종합 핀테크 서비스를 하기 위한 준비 일환으로 보인다. 후불결제 서비스로,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통해 최대 30만원까지 간편결제 후불 지급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쿠팡페이의 나중결제 서비스에 대한 구체적 내용과 사업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가능성이 높은 사업계획은 쿠팡페이의 등기부등본을 통해 알 수 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회사의 사업목적으로 ▲결제 시스템에 대한 네트워크 구성 및 정보제공업 ▲결제대금예치업 ▲전자지급결제대행업 ▲선불지급수단 발행 및 관리업 ▲보험대리점업 ▲부동산임대업 및 부동산전대업이 명시되어 있다. 쿠팡페이가 범 금융 플랫폼을 지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밖에도 ▲인터넷 콘텐츠 개발 및 공급업 ▲인터넷 여행 중개업 ▲인터넷 부가서비스 개발공급업 ▲음반 및 음악영상물, 영화 및 비디오, 게임 등 콘텐츠 제작업 ▲경영자문 및 재무 컨설팅업 등 콘텐츠 사업부터 경영업까지 다양한 사업분야가 포함됐다.

그러나 쿠팡페이는 금융업이든 콘텐츠 사업이든 당장 시작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쿠팡페이는 사용 등록 인원만 1000만명 이상이며, 지난해 쿠팡 전체 거래액 13조원 가량을 처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쿠팡에 따르면 당장 내부 거래를 해결하기에도 벅차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쿠팡페이가 사용처 확대를 위해 부지런히 물밑 작업을 진행했으나, 현재는 중단된 상태라고 전했다. 한 간편결제 서비스 실무자는 “쿠팡페이가 사용처를 확대하고자 몇몇 기업들과 접촉하고 협의를 했으나 아직 기술적, 조직적인 정비가 완료되지 않아 잠시 중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쿠팡 측에서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 수립이 완료되지 않아 말씀드릴 것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러한 가운데 쿠팡페이는 개발자 충원에 나섰다. 수많은 거래를 처리하기 위해선 기술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채용 직군은 인프라 담당 시스템 엔지니어, 경영분석 담당자 등이다.

쿠팡페이가 원하는 시스템 엔지니어는 경력 8년 이상이다. 무엇보다 ‘금융권 인프라 운영 혹은 대규모 시스템 운영 경험’을 우대조건으로 내걸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본격적인 금융사업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시스템 엔지니어의 업무는 핀테크 데이터 센터 운영, 서버 스토리지 백업 시스템 설계 및 구축, 리눅스 윈도우 시스템 운영 및 고도화 등을 맡게 된다.

프라이빗 클라우드 운영 및 고도화 업무도 진행한다. 쿠팡페이의 시스템도 클라우드 기반인 것으로 추측되는 대목이다. 이미 쿠팡은 지난 2017년 클라우드 이전을 완료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택했다.

쿠팡페이 시스템 엔지니어는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기술 개발 오피스에서도 같은 조건으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여러 정황을 살펴봤을 때 쿠팡이 단순히 편의를 위해 쿠팡페이를 분사한 것이 아니라, 최근 금융권을 공략하고 있는 네이버 카카오와 비슷한 사업방향을 계획하고 있다는데 무게를 싣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