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를 이식하는 이베이코리아의 그림
이베이코리아가 간편결제 분야에서 흥미로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자사 간편결제 서비스인 스마일페이를 ‘OO페이’의 이름으로 제휴사에 이식하고, 공동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회사가 그리고 있는, 또 이를 통해 얻는 것은 무엇일까. 이베이코리아는 고객들과의 접점을 강조했다. 제휴사를 통해 이어지는 결제경험이 제휴사뿐만 아니라 가맹점, 자사에도 시너지를 낸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목승원 이베이코리아 전략사업본부 스마일페이사업실 실장은 기자와 만나 “제휴사에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들과의 접점을 이어갈 수 있다. 스마일페이를 매개로 다양한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사업기회를 발굴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사례를 들면, 이베이코리아는 신라인터넷 면세점에 스마일페이를 기반으로 한 신라페이를 구축했다. 신라인터넷 면세점은 지난해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 구축을 고민한 끝에 이베이코리아와 손을 잡았다. 양사 협업으로 신라 측에서는 기술적인 어려움을 해결하는 동시에, 단 시간에 스마일페이 사용자들을 흡수할 수 있다.
과거 간편결제 구축을 고민하던 이베이코리아의 고민도 비슷했다. 직접 간편결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투입된다. 또 서비스가 안착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어려움이 있다.
목승원 이베이코리아 실장은 “이베이코리아도 스마일페이를 출시한 이후 내부 간편결제 사용 점유율 50%를 넘기는 데 1년 반이 걸렸다”며 “이번 제휴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던 신라인터넷 면세점에 도움을 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신라페이는 신라면세점 인터넷 간편결제 점유율 50%를 넘기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그렇다면 이베이코리아가 얻는 것은 무엇일까. 회사 측은 제휴를 통해 고객들의 결제경험이 연속되는 측면을 긍정적으로 봤다. 고객들의 결제 경험이 이베이코리아뿐만 아니라 신라인터넷 면세점에서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예컨데, 기존에 옥션에서 스마일페이를 사용하던 고객이 신라인터넷 면세점에서 간단한 등록만으로 신라페이를 사용할 수 있어, 결제 경험이 향상된다.
동시에 이베이코리아 입장에선 비사업분야에도 고객들과 결제 접점을 이어갈 수 있다. 예를 들면, 새벽배송 서비스를 하는 A업체의 간편결제 수단으로 스마일페이가 탑재됐다. 해당 서비스를 하지 않는 이베이코리아 입장에선 비사업 영역에서도 고객들에게 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때 이베이코리아가 얻는 것은 충성 고객 확보다. 결제경험의 연속성은 곧, 고객들의 스마일페이 사용경험을 높이고 사용률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예를 들어보자. 이베이코리아는 이 A업체와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게 된다. A업체에서 스마일페이로 결제를 하는 고객들에게 할인, 포인트 적립 등의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데, 이는 스마일페이 사용을 활성화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베이코리아는 간편결제 구축을 통해 제휴사와 윈윈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목승원 실장은 “스마일페이 사용자들이 늘어날수록 외부 제휴처의 결제 비중도 늘어난다. 이때 얻은 캐시는 이베이코리아 사이트 및 스마일페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어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스마일페이의 전략적 제휴사로 SPC와 GS리테일이 있다. 현재 스마일페이의 제휴사는 브랜드 단위로는 300~400곳, 가맹점 기준으로 2만곳 안팎이다. 상당수가 SPC와 GS리테일 가맹점이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2016년부터 SPC와 제휴를 맺고 온라인몰인 해피포인트 앱에 스마일페이를 적용했다. 오프라인 강자인 SPC가 온라인 사용자들을 어떻게 흡수할지 고민한 끝에 간편결제 수단을 제공하는 이베이코리아와 손을 잡기로 한 것이다. 양사는 온라인 협업으로 가맹점 유치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도 진행했다.
결국 이베이코리아에게 간편결제는 제휴를 위한 매개 역할이자, 고객을 끌어모으는 주요 수단으로 작용한다. 목승원 실장은 “간편결제는 제휴를 위한 매개 중 하나다. 이를 시작으로 제휴사들과 주로 마케팅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베이코리아는 여러 곳과 한 꺼번에 제휴를 맺는 방식보다, 긴 호흡으로 제휴 맺는 것을 선호한다. 단 시간에 많은 곳들과 제휴하기보다 차근차근 협업을 하고 있는 이유다.
목승원 실장은 “간편결제 관점에서만 접근하기보다 제휴사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여기에 스마일 시리즈와의 연계를 통해 의미있는 제휴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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