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클라우드, 기업 데이터센터 안으로 들어온다

오라클 클라우드가 기업의 자체 데이터센터 안으로 들어온다. 오라클은 9일(한국시각) 고객 기업이 각자의 데이터센터에서 오라클 클라우드를 구동할 수 있는 ‘오라클 전용 리전 클라우드 앳 커스터머’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오라클 클라우드와 똑같은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SLA (Service Level Agreement)도 퍼블릭 오라클 클라우드와 같은 설정이며, 이용 요금도 동일한 금액으로 과금된다. 다만 매월 최소 50만 달러 이상은 되어야 한다.

‘오라클 전용 리전 클라우드 앳 커스터머’는 규제나 보안 등의 이유로 퍼블릭 클라우드를 이용하지 못하는 기업을 위한 서비스다. 일부 기업들은 여러가지 이유로 퍼블릭 클라우드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국내 금융권 임직원의 경우 망분리 의무규정으로 인해 퍼블릭 클라우드를 자유롭게 이용하기 어렵다. 이럴 때 기업 내부망에 ‘오라클 전용 리전 클라우드 앳 커스터머’를 설치하면 망분리 환경에서도 클라우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오라클 자율운영 데이터베이스, SaaS 애플리케이션을 자체 데이터센터에서 이용하게 된다.

현재 삼성SDS, NTT 도코모, 크레딧 에그리꼴, 엔텔 등이 오라클 전용 리전 클라우드 앳 커스터머를 도입했다고 오라클 측은 설명했다.

오라클 클라우드 전체가 아니라 DB(엑사데이터 클라우드 앳 커스터머)만 사용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달에 최소 1만800달러를 지불하면 된다. 기존 오라클 데이터베이스를 구매하는 것보다 저렴하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삼성SDS의 경우 지난 2010년부터 지금까지 오라클 DB 머신인 엑사데이터 시스템 300여 대를 운영해왔으나, 앞으로는 엑사데이터 클라우드 앳 커스터머를 이용하게 된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는 이에 대해 “오라클 퍼블릭 클라우드의 모든 것을 기업 방화벽과 데이터센터 안에 두는 것”이라며 “오라클 클라우드를 복사해서 (자체 데이터센터에) 붙여넣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오라클의 이같은 전략이 클라우드 업계에서 최초로 이행되는 것은 아니다. 클라우드 선도 업체인 AWS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는 이미 유사한 제품과 오퍼링을 보유하고 있다.

AWS의 경우 아웃포스트(AWS Outposts)라는 이름으로 프라이빗 클라우드 제품을 제공한다. AWS 인프라, AWS 서비스, API 및 도구를 IDC, 코로케이션 공간, 온프레미스 시설로 확장하는 관리형 서비스다.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사용하는 AWS와 같은 기능을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으로 구현할 수 있다고 AWS 측은 설명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애저 스택이라는 이름으로 오래전부터 구축형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데이터센터, 엣지, 원격 사무실 등에 애저 클라우드를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라클은 그야말로 ‘태생적(Born to be) 엔터프라라이즈 IT 솔루션’ 업체다. PC용 소프트웨어로 성장한 마이크로소프트나 온라인 커머스에서 시작한 아마존과는 결이 다르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내부 데이터센터에서 값비싼 오라클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오라클의 제품을 인터넷으로 연결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로 이용하는 것은 낯설겠지만, 자체 데이터센터 내에서 오라클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익숙한 일이다.

한국오라클 나정옥 전무는 이번에 발표된 클라우드 신제품에 대해 “데이터 주권, 규제 요구사항, 보안 등의 이슈로 퍼블릭 클라우드를 사용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있다”며 “이런 기업들이 오라클 자율운영 DB 등 모든 퍼블릭 클라우드 기능을  규제에서 자유로운 상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제공하기 위한 업데이트”라고 설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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