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오후 5시의 을지로 공기는 끈적했다. 띄엄띄엄 사람이 오가는 공구상가를 지나, 약속 장소인 술다방을 향하면서 머릿속으로 하나의 생각만 했다. ‘술꾼 도시 처녀들(이하 술도녀)’의 미깡 작가 인터뷰에서 독자들은 무얼 기대할까. 그러다 마음을 굳혔다. 나는 오늘 인터뷰를 하는 게 아니라, 미깡 작가와 신나게 술을 마신다. 그리고 진짜 술꾼과 한 잔한 경험을 생생하게 전달하자. 마치 독자들이 미깡 작가와 술을 마신 기분이 들도록.

구석 바(Bar)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보며 잠시 기다렸다. 블루베리부터 구기자, 속이 빨간 사과 등 갖가지 재료로 만들어진 전통주 목록이 눈에 들어왔다. ‘오늘 꼭 살아서 두 발로 걸어가야지’라고 생각하던 중, 약속 시간에 딱 맞춰 가게 문이 열렸다. 미깡 작가다. “술집에서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을 마주치면 쑥스러울 것 같아서” 얼굴 공개를 꺼려온 그였는데, 그냥 한 번에 알아보겠더라. 술도녀의 한 캐릭터가 걸어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그, 엄청나게 보고 싶었던 사람인데 막상 옆에 앉으니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지 잘 모르겠을 때가 있다. “술부터 시킬까요?” “좋죠” “칵테일이 더 나을까요? 병째 드시는 걸 더 좋아할 것 같은데요” “네, 단 술은 별로 안 좋아해요”라는 말들이 오갈 때 술다방에서 블루베리 막걸리를 권했다. 미깡 작가는 요즘 술다방을 운영하는 술펀과 함께 ‘전통주 큐레이션’을 하는 술툰(+웹툰) 연재를 시작했다. 첫 번째로 큐레이션 한 전통주가 미인주가의 블루베리 막걸리다. 첫 잔을 받아들고선, 제대로 인사를 나누기도 전에 ‘짠’부터 했다. 마른 목을 막걸리로 축이고 나서야 대화가 시작됐다.

지난달 29일, 서울 을지로의 술다방에서 만난 미깡 작가.

미깡 작가는 누구?





문화, 웹기획자 출신의 웹툰 작가. 다음웹툰을 통해 ‘술꾼 도시 처녀들’과 ‘하면 좋습니까’라는 웹툰을 연재함. 주변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 현실감 있는 캐릭터로, 여성들이 하고 싶어 하는 말들을 속 시원하게 전달. 30대 여성들이 매우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 에세이 집으로, ‘나라 잃은 백성처럼 마신 다음 날에는’을 내놓음. 매우 술꾼다운 행보. 딸을 위해 그림책 ‘잘 노는 숲속의 공주’를 쓴, 유머러스한 페미니스트. 30대를 지나 조금 더 나이 먹은 우리 주변의 ‘술도녀’를 작품화할 계획을 갖고 있음. 

 

, 미깡 작가에게도 그런 사람이 있나? 꼭 한 번 술먹어 보고 싶은 사람

아, 너무 많다.

술 좋아하는 여자들한테는 작가님이 그런 사람일 것 같다. “, 술도녀랑 술 마셔봤어이런 게 약간 허세부리기 좋은. 내가 오늘 그런 팬심으로 왔다

그런 얘기 좀 들어봤다(웃음).

그동안의 인터뷰를 많이 봤는데, 2015년에 허영만 작가와의 대담이 기억에 남는다. 그때 , 정말 성공한 술꾼이구나라고 생각했다. 허영만 선생이 가장 술마셔보고 싶은 작가라니. 그 인터뷰는 어떻게 성사가 됐나

허영만 선생님이 예술의 전당에서 특별전시를 하던 때였다. “요즘 웹툰 작가 중에 누구 걸 재미있게 봤느냐”는 질문에  “술도녀라고 있는데 재미있더라, 그 처자들하고 술 한 번 먹고 싶다”고 답하셨다고 했다. 그걸 보고 허핑턴포스트에서 연락이 와서 인터뷰가 성사됐다.

그 인터뷰의 반향이 컸을 것 같다

물론 나도 좋아했다. 그런데 주변의 남자들이 다 (허영만 선생의 만화를)엄청 보고 자라지 않았나. 이들이 나를 인터뷰 전 날 자리에 앉혀놓고 이것저것 교육을 시키더라. 이런 만화도 있고 저런 만화도 있고 그렇게. 인터뷰에 가서 이 이야기를 선생님께 하면서 “안 한 거 없으시잖아요, 다 하셨잖아요”라고 이야기 하니까, 그게 자기한테는 칭찬이 아니라고 하시더라.

 ‘모든 걸 다 했다는 것말인가?

그 당시에 기계처럼 온갖 걸 막 끄집어 내듯 하던거여서 그렇다고 하시더라. 기억이 가물가물했던 것도 있고.

그에 비해 작가님은 일관된 주제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안에 들어가 있는 캐릭터가 늘 여성이라는 것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은데. 남자를 캐릭터로 세우면 제가 별로 할 말이 없다. 잘 모르는 것도 있고, 굳이 또 남자 이야기를 해야 하나? 이미 너무 많지 않나? 여자작가로서 여자 이야기를 하는 건 당연하고, 약간 의무감도 느낀다. 창작자로서 더 많은 여자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하면 좋습니까(미깡 작가의 작품으로, 결혼에 대한 여러 담론을 다룬 만화다)’ 같은 경우에는 주인공이 결혼을 하느냐 마느냐를 다루는데, 등장인물로 여자 친구들을 많이 넣은 것도 한 명이라도 더 다양한 캐릭터의 여자들이 나올 수 있게 하려 한 거다.

 

미깡 작가의 말에 너무 중요한 이야기라고 동의하는 찰나, 우리 술잔이 비었다는 걸 깨달았다. 두 번째 잔이 채워졌다. 이번에는 구기자와 사과를 재료로 한 술이다. 달지 않은데 단 것 같은, 묘하게 몸에 좋을 것 같은 건강한(!) 맛에 미깡 작가가 이거, 위험한 술이라고 말했다. 마시면 건강해질 것 같은 기분이라니. 술을 부르는 술을 마시면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미깡 작가의 사인. 자랑 맞다.

 

너무 많이 들은 이야길텐데, 술도녀에 나온 세 캐릭터가 가상의 인물이었다는 걸 처음 알았을 때 깜짝 놀랐다

가상이긴 한데, 제 모습이 많이 있다. 아무래도 저를 세명으로 쪼개서 그렸다고 보통 이야기 하는데 구체적인 에피소드 중에는 친구가 한 말이 들어가기도 한다. 주인공 캐릭터를 정확히 실재하는 사람을 탁 잡고 하는 거는 위험하기도 하겠다는 생각도 든다. 내 친구 하나가 실제 주인공이라고 밝히고 그렸을 때 과감하게 그리기도 어렵고.

최근에 슬기로운 의사생활(슬의생)이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마흔 안팎의 세대가 갖는 최고의 판타지를 그린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갖고 싶어하는 모든 것이 ‘슬의생’에 다 있지 않나. 우정이나 직업, 행복한 생활 등. 그런데 비슷한 또래의 여성들이 술도녀를 보면서 그런 판타지를 갖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꾸준히 같이 가는 의리 있는 여자 친구들 말이다

아마 ‘슬의생’의 판타지랑은 조금 다를 것 같다. 그건 약간 높은 판타지다. 부유하고, 모든게 다 갖춰지고. 그런데 ‘술도녀’의 판타지라면 최후의 보루 같은? “이거라도 있어야 한다”는? (술도녀에) 두 명의 직장인과 한 명의 프리랜서가 나오는데, 다들 회사생활이 승승장구하지는 않다. 매일 직장을 그만두고 싶어 하고, 짜증도 내고. 프리랜서인 친구는 일이 있다 없다 하니까 전전긍긍하기도 한다. 그렇게 힘들게 살면서도 “그래도 우리가 일 끝나고 밤에 한 잔 마실 수 있는 친구가 있어서 다행이야”라고 말할 수 있는, 아마도 그런 현실적인 판타지가 아닐까.

현실적이긴 하지만 의외로 그 판타지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친구가 없어진다

그렇다. 댓글을 볼 때 “나도 이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말이 너무 많았다. 술도녀에 대한 댓글이나 평 중에, 재미 여부를 떠나서 나에게 친구가 생긴 것 같아서 너무 좋았다는 말들이 많았다. 그게 제일 좋았다. 캐릭터인 ‘꾸미’ ‘리우’ ‘정뚱’에 정말 내 친구 같다는 감정이입을 한 거다. 네 컷 만화의 반복이지만, 그 속에서 얘가 무슨 말을 하면 (다른) 애가 어떻게 나올지 알거 같고, 어떤 실수를 할지 예상이 되고, 그러면 쟤가 또 이렇게 구박을 하겠지, 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바탕으로 캐릭터와 친해진 거다.

친구들에게 우리의 이야기를 보여주고파서 술도녀를 그렸다고 들었다. 그러면 두 번째 작품인 하면 좋습니까는 어떻게 기획을 했나?

술도녀가 끝나고 다음 거 뭐하지, 라고 생각하던 때 ‘비혼’과 ‘페미니즘’ 이슈가 굉장히 뜨거웠다. 이때 이런 이야기를 시의적으로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나에게 재미있는 스토리가 있었다기 보다, 내가 조그맣지만 대중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으니 이걸 통해서 이런 메시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하면 좋습니까’는 만화적인 재미가 스스로 생각할 때 큰 것 같진 않다. 대신, 저의 메시지, 시대의 메시지, 여자들의 생각을 담은 거다.

‘술도녀’에서 ‘하면 좋습니까’, 그리고 최근에 낸 동화책 ‘잘 노는 숲속의 공주’까지 점점 메시지가 강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 이제는 의도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내가 갑자기 로맨틱 코미디를 하더라도,

매우 현실적인 로맨틱 코미디가 될 것 같다(웃음)

가능할까 모르겠네(웃음). 하더라도 지금 여성으로 살고 있는 이야기를 담지 않으면 절대 시작이 안 될 거다.

페미니즘은, 여자로 태어났으면 당연히 공감하는 이야기일텐데 사회적으로 너무 뜨겁게 논란이 된다. 페미니즘에 원래 관심이 많았나?

말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갖고 있던 생각이다. “왜 똑같은 상황에서 여자는 더 차별받지?” 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던 건데, ‘강남역 사건’ 이후에 제대로 교육을 받았다. ‘페미니즘 리부트’라고 해서, 다시 한 번 대중적으로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이 커진 시기에 각성도 하고 공부도 하게 됐다. 나는 그동안 내가 페미니즘에 대해 알고, 그렇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리부트 때 경험을 해보니 예전에 나도 굉장히 문제적인 말이나 행동을 했었다는 걸 알았다. 같은 여성끼리 여성혐오적인 말을 한다던가 하는. 술도녀에도 그런 부분이 있었다. 4쇄를 찍으면서 이런 부분을 고쳤다.

어느 인터뷰에서 술꾼 도시 처녀들에서 처녀라는 단어가 마음에 들지 않아 다음번에 연재하게 되면 술꾼 도시 여자들로 바꾸고 싶다고 한 걸 봤다

그 이유도 포함이다. 제목을 바꾸고 싶다는 것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그 단어가  ‘결혼 안 한 여성들’을 지칭하는 건데, 예전 술도녀에 나온 캐릭터들은 모두 결혼을 안 했으니 말이 되지만, 시즌2가 되면 그때는 결혼을 한 친구도 있을 수 있어서 그 단어 자체를 쓸 수 없다. 그리고 그 단어가 싫기도 하고.

‘술’과 ‘결혼’은 여성한테 둘 다 의미가 있다. 하나는 터부시 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권장된다는 면에서 그렇다. 그런 이유에서 이 두 소재를 골랐는지 궁금했다

앗! 정말 그렇네. 여성에게 다소 터부시 되는 술은 콸콸콸콸 마시고, 여성에게 당연시 되는 결혼에 대해서는 재고해 보라고 하고! 이런 걸 꿈보다 해몽이라고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좋은 발견이다(웃음). 인터뷰라는 게 이래서 재미있다.

 

대답을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잔을 들었고, (아마 미깡 작가도 자신도 모르게) 잔을 부딪혀 왔다. ‘’. 세상 가장 맑은 그 소리 다음으로 안주를 부르는 꼴깍소리가 났다. 많은 작가들이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두려워한다. 동의를 하든 안 하든 논란의 중심에 서고 싶지 않아서다. 자신이 겪고 생각한 것을 자신의 목소리로 전달하는 것에 용기를 내야 하는 현실에, 차가운 이성과 뜨거운 심장으로 ’.

 

편육 한 접시가 주는 행복.

 

술도녀 이후에 친구들이 술 사라고 하지는 않나? 내가 에피소드를 줬으니 술을 사라고(웃음)

별로 그렇지 않다. 애초에 친구들 자체가 아주 작은 좋은 일을 어떻게든 찾아내서 그 핑계로 술을 먹는다. 단톡방이 있는데, 예를 들어 “내가 오늘 좋은 걸 샀다”라고 하면, “좋겠다, 술 사줘”라고한다(웃음).

너무 좋다. 작가님의 술 철학이 있나

멋있는 건 없다. 너무 좋은데, 매력적인 만큼 위험하니까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몸이 망가질 수 있다. 시간이든 양이든 정해놓고 마시지 않으면 알콜중독 되기도 쉽고. 독이 있는 뱀이 예쁘지 않나. 좋은 만큼 조심했으면 좋겠다. 아, 멋있게 딱 한 마디 해야 하는데.

술도녀가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

시즌2를 준비하고 있다. 외주지만 ‘저출산 고령사회 위원회’의 15주짜리 연재물이 있었다. 그걸 딱 끝냈고, 마음은 한 달 정도 푹 쉬자라고 생각했는데 건강이 좀 안좋기도 했고. 막상 또 오래 못쉬겠다. 뭘 빨리 해야될 것 같아서, 빨리 준비하고 싶다. 가을에는 론칭하고 싶다.

술도녀의 인기 요인 중 하나가, 만화 끝에 있던 안주 추천이었다. 시즌2에도 그렇게 소개할 곳을 준비해놨나

그 핑계로 또 열심히 다녀야지(웃음). 사실, 너무 서울 서북부 지역에 한정되어 있었다. 망원, 홍대쪽 이야기만 많았다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너무 아무렇지 않게 서울에 있는 음식점들을 얘기하지 않았나. 한국이 이렇게 큰데, 서울의 아주 작은 이 동네, 이 거리 이야기만 했다. 너무 무신경하게 다른 지역을 신경 쓰지 않았다는데서 미안하기도 하다.

안주 추천을 해달라. 1차 말고, 2차 안주로. 1차에서 고기나 회를 먹고 배부른데, 집에 가기는 아쉽고 그래서 2차에서 소주나 맥주에 가볍게 곁들일 수 있는 그런 안주

해장음식 책에서 ‘술 마시는 중간중간 해장을 해줘야 고수’라고 썼다. 기왕 뭘 먹는다면 해장이 되는 시원한 음식이 좋겠다. 조개탕 같은? 술 좀 깨고 살아나서 새롭게 시작해야지.

 

초파리 중 가장 술 좋아할 것 같은 한 마리가 술잔에서 발견됐다. 미깡 작가는 그 초파리를 꺼내 자유를 줬다. 살아난 초파리가 비틀거렸다. 초파리와 나란히 취해가던 두 여자가, 잠시 주인이 자리를 비운 사이 냉장고에서 감귤 소주를 꺼내왔다. “40도 짜리는 너무 독해, 진짜 취하면 인터뷰를 못하잖아라고 깔깔대면서 우리를 안심시키는 숫자의 마지노선, 25도짜리 감귤 소주를 잔에 따랐다.

 

술펀과 진행하는 이벤트에서 에세이 ‘나라 잃은 백성처럼 마신 다음날에는’ 의 사인본 증정을 위해 노동하는 미깡 작가.

 

 늘 다음웹툰을 통해 작품을 선보인다. 다음 만화도 그럴 예정인가?

내가 데뷔한 곳이라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 차기작도 준비가 되면 역시 다음웹툰과 가장 먼저 논의하게 될 것이다. 플랫폼 중에서는 한 손에 꼽게 안정적이기도 하고 독자 성향도 나와 잘 맞는다.

, 그러고보니 작가님들이 선택할 수 있는 연재 플랫폼 자체가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거대 플랫폼이 아닌 곳에 연재하는 작가님을 만나 물어봤다. 나도 관심이 있으니까. 플랫폼의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라 좋아 보였다. 그런데 역시 수익적인 면에서 어려움이 있더라. 독자들의 돈으로만 내 페이를 가져가는 건데, 만만치 않은 거지.

일부러 네 컷씩 흐르는 형식을 고수하는 이유는 분량 소화 부담의 문제일까?

나한테는 그 분량이 딱 맞다. 그림 실력의 문제도 있지만(웃음) 내용적으로도 그 이상 더 길 필요가 있나 싶다. 간결한 게 좋다.

중요시 하는게 다른 것 같다. 그림보다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 것?

그렇다. 티키타카(원래는 축구에서 패스를 주고 받는 걸 말하는데, 통상 서로 합이 맞게 주고 받는 대화를 뜻하기도 한다)라고 하나, 일주일 안에 그 정도 티키타카를 그리는 게 나한테는 충분한 것 같다.

웹기획자 출신이었는데, 하고픈 말을 전달하기 위해서 원래 안 하던 영역에서 성취를 가져가는 것이 매우 부럽다. 나는 지금껏 노력해서 얻은 게 주량 밖에 없는 것 같다(절망)

아, 아주 좋은 말이다. 나중에 작품에 써도 될까?

영광이다! 그런 에피소드라면 얼마든지… (이때 미깡 작가가 반응이 없어 화제를 돌렸다) 미깡 작가와 술펀이 함께 하는 전통주프로젝트는 어떻게 시작됐나? 원래 전통주를 좋아하나?

전통주를 잘 모르다가, 다음 펀딩에서 ‘전통주 이야기’를 술펀과 만나 진행하면서 정말 원없이 마셔봤다. 너무 맛있고, 너무 좋았다. 그런데 사실 그 뒤로는 내가 딱 사먹게 되지 않더라. 잘 팔지도 않아서 고작해야 탁주 한 잔이고. 그런 정도나 마시는 정도였는데, 좋아하기 때문에 술펀이 연락왔을 때 덥썩 잡았다. “나 또 마실 수 있는거야?”라고(웃음)

앞으로의 계획을 말해달라

가까운 계획은 세 번째 웹툰을 올해 안에 론칭하는 거고, 긴 계획으로는 웹툰이든 글이든 다른 무엇이든 창작물을 꾸준히 내는 것이다. 모든 작품이 다 잘 되진 않겠지. 더러 망하기도 하고 개중 잘 되기도 할 텐데 아무튼 지치지 않고, 꺾이지 않고 많은 작품을 하고 싶다. 그러려면 운동도 하고 건강 관리를 잘 해야지. 뭐, 일단 오늘은 원없이 마셔볼까나.

 

술다방에서 1차를 마치고, 미깡작가와 술펀 두 여자와 함께 소주에 육회를 먹으러 자리를 옮겼다. 나는 그동안 소맥은 소주부터 따르고 맥주를 부어야 제맛이라 생각했는데, 맥주를 절반 정도 먼저 채우고 그 위에 3분의 2만큼  찰랑거리는 소주잔을 따라 흔들어 마시는 그 맛이 꿀이라는 걸 미깡작가 덕에 알았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 우리는 이 자리에서, 차마 지면에는 옮길 수 없는 온갖 이야기를 했다. 나는 연신  무릎을 탁 치며 감탄했다. 역시, 배움에는 끝이 없다. 앞으로도 이 술꾼들을 보고 싶었던 나는 작가님이 술도녀에서 추천했던 ‘도루묵 구이집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언젠가 이어질 3차를 기약하면서.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