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그룹이라는 말로도 부족한 MSCHF는 2주마다 세상에 없는 불연속적인 제품을 만드는 회사다. 불연속적이라는 말은 기존에 있던 제품을 내놓지 않고, 심지어 자신들이 내놓는 제품도 다시 만들지 않는다. 즉, MSCHF가 만드는 모든 제품은 한정판이다. 국내 패션 브랜드인 미스치프(역시 MSCHF로 표기한다)와는 관련이 없다.

MSCHF는 세상의 관념을 비트는 제품을 주로 만드는데, 상당수 제품이 기술 이해도를 바탕으로 제작된다. 최근에 공개(DROP이라고 표현한다)한 제품은 아마존 알렉사 기반 스피커의 도청을 막는 제품이다. 우선 동영상을 시청하도록 하자.

아마존 알렉사 기반 스피커인 에코 등은 항상(Always-on Listening) 사용자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이 음성들은 단순히 듣고 끝나는 게 아니라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된다. 아마존을 비롯한 대부분의 음성 스피커 제조사들은 이 음성을 저장하는 이유를 사용자 경험 개선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음성 경험 개선에 음성을 사용하는 것은 사실이다. 아마존과 구글 등은 사용자의 음성이나 발음 패턴 등을 학습하고 점차 인식률을 높이는 용도로 사용한다. 또한, 아마존과 구글 모두 외부 전문가 등을 통해 특정 언어의 뉘앙스와 악센트를 실제로 듣고 주석을 다는 작업도 한다. 즉, 몇 개의 음성은 사람이 직접 듣는다. 음성을 삭제할 수는 있지만 알렉사 경험이 저하될 수 있다며 경고한다.

딥러닝을 하는 모든 회사는 ‘경험’을 이유로 사용자 데이터를 가져가려 들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빅 브라더에게 개인정보를 포함한 모든 것을 뺏기는지에 대한 염려도 든다. 음성 스피커는 본질적으로 소리를 듣지 못 하도록 막을 수 없다.

MSCHF의 ‘Alexagate’는 이러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제품이다. 작동 원리는 초음파를 통한 마이크 재밍(jamming)이다. 알렉사게이트에는 총 7개의 초음파 스피커가 달려 있으며, 이 초음파가 사람은 듣지 못하고 스피커에는 영향을 주는 초음파를 지속적으로 발산해 스피커의 가청 영역을 기만하는 것이다. 도청 방지가 필요한 사무실이나 회의실 등에 사용하는 기술을 초소형으로 만들어놓은 것이다. 성능은 약 15cm(6인치) 거리 이내에서 목이 쉴 정도로 소리를 치지 않으면 못 알아들을 정도라고 설명하고 있다.

스피커는 여전히 동일하게, 그리고 음성 명령도 트리거를 통하면 사용할 수 있다. 박수 세번을 치면 재밍이 시작되며, 다시 박수를 세번 치면 초음파가 꺼진다. 가까이에서는 알렉사게이트를 세번 두드리는 방법도 있다. 초음파가 켜진 상태에서는 음성명령을 내릴 수 없지만 음악을 듣는 경험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 알렉사게이트는 마이크 위에 위치할 뿐 스피커를 가리는 형태는 아니다. 만약 장시간 음악을 듣는다고 하면 알렉사 게이트의 전원을 꺼놓는 것이 좋다.

알렉사게이트는 대부분의 에코 제품에 맞게 설계돼 있으며, 제품에 따라 내부의 지지대를 뒤집어줘야 한다. 처음 설치할 때만 꽂으면 되므로 이후 추가적인 설치를 할 필요는 없다.

MSCHF의 모든 제품은 같은 특성을 공유하는데, 세상을 비트는 철학이 담겨 있고 굳이 쓸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99달러짜리 스피커 하나로 당신은 세상을 해킹하는 해적이 된다. 현재 판매 중이며 이 글이 업로드될 때쯤이면 솔드아웃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MSCHF의 제품은 돌아오지 않는다.

알렉사게이트 바로가기(링크)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