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클라우드 “한국 점유율 1위 되겠다”

“네이버가 국내 검색 시장을 구글으로부터 지켜냈듯, 클라우드 시장도 점유율 1위에 오르겠습니다.

네이버 클라우드 사업을 맡고 있는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이하 NBP) 김태창 클라우드 비즈니스 총괄은 23일 미디어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현재 매년 두 배씩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유지하면 가능할 것이라는 포부다.

네이버는 지난 2017년 클라우드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네이버의 IT인프라를 관리하던 NBP가 이 사업을 맡았다. 네이버 내부적으로 사용하던 클라우드 기술을 상품화 시킨 것이다.

이후 네이버 클라우드는 빠르게 발전했다. 처음에는 인프라 서비스(IaaS) 몇 개의 상품으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시장에서 필요로하는 대부분의 상품을 갖추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18개 영역에서 156개의 상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뿐 아니라 일본, 싱가폴, 미국, 독일, 홍콩 등에 글로벌 리전도 보유하고 있다. 보안 인증도 11개를 보유하고 있다. 클라우드 시장에 늦게 참여했지만, 국내 클라우드 회사 중에는 가장 자리를 잘 잡았다는 평가다.

그러나 아직 네이버 클라우드의 점유율은 미미하다.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확보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애저가 뒤를 잇고 있다. 클라우드 도입을 검토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AWS와 애저 사이에서 고민을 한다. 이 시장에서 네이버 클라우드가 AWS나 애저를 제치고 앞서 나가는 것은 매우 어려워 보인다.

이에 NBP는 AWS나 애저가 쉽게 가지 못하는 시장에 기대를 갖고 있다. 규제가 많아 해외 서비스 도입이 어려운 분야다. 금융, 공공, 의료 등이 대표적이다. 금융과 공공은 IT분야에서 가장 큰 시장이기 때문에 여기서 독보적인 위치에 선다면, NBP의 포부가 실현되는 것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NBP는 이를 위한 새로운 병기를 선보였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구현할 수 있는 ‘뉴로클라우드’가 주인공이다.

최근 클라우드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시장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다. 지금까지는 스타트업이나 모바일 앱 개발사가 클라우드 업체의 주요 고객이었지만, 이제는 금융사, 정부 및 공공기관, 대기업 등이 클라우드 도입에 나서고 있는데, 이들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기업이나 기관들은 레거시 IT 시스템이 복잡하고 다양한 규제에 싸여있다. 일례로 금융사의 경우 망분리 규제가 엄격하고, 인증받지 않은 퍼블릭 클라우드는 이용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꼭 규제는 아니더라도 자체적인 보안규정을 가진 회사도 많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되는 것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다. 외부의 클라우드를 인터넷으로 연결해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자체 데이터센터 내에 클라우드 환경을 만들어놓고, 퍼블릭 클라우드와 연동하자는 개념이다. 이 때 중요한 것은 데이터센터 내부의 클라우드 환경이다. 이 환경이 퍼블릭 클라우드와 쉽게 연동되지 않으면 진정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가 구현되기 어렵다.

이 때문에 클라우드 업체들은 기업 데이터센터 내에 위치시킬 클라우드 솔루션 박스를 제공한다. AWS의 ‘아웃포스트’, 애저의 ‘애저 스택’, 오라클 ‘앳 커스터머’ 등이 대표적이다. 자사 클라우드 기술을 서버에 담아 통째로 제공하는 것이다.

NBP의 ‘뉴로클라우드’도 유사한 전략에서 나온 제품이다. 뉴로클라우드는 기업의 데이터센터 내부에 두는 클라우드 제품이다. 기업들은 일반 서버나 스토리지가 아니라 네이버 클라우드와 똑같은 구성으로 만들어진 솔루션 어플라이언스를 구매해서 스위치를 켜면 네이버 클라우드를 자체 데이터센터 안에서 이용할 수 있다. 네이버는 뉴로클라우드를 랙 단위 또는 서버 팜 단위로 판다. 서버 팜은 서버(8개의 랙)와 공조장치까지 구성된 돼 있다. 네이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구조를 그대로 들고 오는 셈이다.

뉴로클라우드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기업은 한화생명이다. 한화생명은 최근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기간계까지 클라우드를 적용해 눈길을 끌었다. 한화생명 차세대 프로젝트의 특징은 레거시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연결했다는 점이다. 데이터베이스처럼 변화 리스크가 큰 시스템은 레거시에 그대로 두고, 새로 개발하는 기간계 애플리케이션과 분석 시스템은 뉴로클라우드에 담았다. 이 외에 보안에 민감하지 않은 시스템은 네이버의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구동되도록 했다. 레거시-뉴로클라우드-퍼블릭 클라우드가 연결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을 구현한 것이다.

NBP 엔터프라이즈 세일즈의 임정욱 이사는 “뉴로클라우드를 한화생명 데이터센터에 직접 구축하고 도입함으로써 기존의 한화생명이 갖고 있는 보안 정책은 그대로 지키고, DB 이중화 무중단 서비스가 가능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한상영 상무는 “이전까지 엔터프라이즈(일정 수준의 규모가 있는 기업을 의미)는 클라우드를 도입할 때 시스템 단위로 적용했지만, 최근에는 핵심 기간계 시스템도 클라우드를 검토하는 일이 많아 클라우드에 대한 요구사항이 다양해지고 복잡해졌다”면서 “NBP 뉴로클라우드는 금융 핵심 업무부터 지자체 기간 시스템까지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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