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가운데, 삼성이 준법감시위원회 권고안에 맞춘 이행방안을 마련했다. 지속가능한 경영체제 마련을 비롯해  ‘노사관계 자문그룹’에 실질적 역할을 부여하고, 임직원 대상 노동 관련 준법 교육을 의무화 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행안을 제출한 곳은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7개 삼성 계열사다. 삼성준법위원회는 지난 3월 11일 삼성 최고경영진 측에 ▲경영권 승계 ▲노동 ▲시민사회 소통의 세 가지 의제를 선정하고, 각 의제별로 필요한 개선방안에 대한 의견을 담아 권고했다. 이번 이행안 제출은 권고안에 대한 대응이자, 지난달 6일 이재용 부회장의 “4세 승계 포기”와 관련한 사과 이후 준법위의 구체적 행동 방안 요구에 대한 후속 조치이기도 하다.

노동3권을 실효성 있게 보장하기 위해서,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노사관계 자문그룹’을 이사회 아래 두기로 했다. 노사 정책을 자문하고 개선 방안을 제안하도록 하는 역할을 부여한다. 자문그룹의 의견에 실행 강제성이 있는 것은 아니나, 노동 관련한 최근의 흐름을 학습하고 받아들이기 위한 조처이다.

국내외 임직원 대상 노동 관련 준법 교육을 의무화한다. 기업 내 노동 환경을 감시하는 컴플라이언스팀의 준법 감시활동을 강화하는 내용도 담았다. 올 초 삼성은 컴플라이언스팀과 법무팀을 분리해 운영키로 결정했다. 대외적으로 회사의 입장을 변호하는 입장인 법무팀과 회사의 노동법 준수 여부를 감시하는 컴플라이언스팀의 업무 영역이 상충된다는 것을 감안, 컴플라이언스팀의 독립적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방법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컴플라이언스 팀장 직급은 부사장으로, 조직 내에서 영향력을 가졌다는 것이 이 회사 측 설명이다.

또, 노동·인권 단체 인사 초빙 강연 등을 이행 방안으로 제시했다. 지난 1일 삼성 사장단이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초청해 ‘건전한 노사관계에 대한 강연’을 들은 것도 연관된 조처다.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서는 “업의 특성에 부합하고 경영 효율을 증대시킬 수 있는 지속가능한 경영체계를 중장기 과제로 검토”한다고 밝혔다. 계열사 별 특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이를 모두 고려한 구체적 방안을 당장 내놓기 어려우니 중장기 과제로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향후 경영 최고 사령탑의 부재 상황이 와도 회사에 위기가 오지 않는 방안 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앞서 기자회견에서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며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4세 경영을 포기한 것도 이와 관련한 선언이다.

삼성 측은 법령과 제도를 검토하고 다른 나라의 기업 사례 등을 벤치마킹 하는 연구 용역을 외부 전문기관에 발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민단체의 실질적 신뢰 회복을 위한 실천 방안으로는 지속적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할 전담자를 지정한다. 삼성전자 측은 “환경·경제·소비자·인권 등 분야 시민단체와 감담회를 갖는 등 이해와 협력의 폭을 넓혀가겠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