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24의 포스트 코로나

카페24가 바라보는 코로나19 이후의 세계가 있다. 핵심 키워드는 ‘비대면’이다. 카페24가 하고 싶은 것은 브랜드 업체의 D2C(Direct to Customer) 판매를 지원하는 것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다면 원스톱으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소싱부터 마케팅, CS, 물류까지 지원하는 생태계를 만든다는 것이다.

다음은 카페24가 9일 주최한 엔터프라이즈 이커머스 온라인 세미나에서 진행된 송종선 카페24 엔터프라이즈 비즈 총괄이사의 발표를 키워드 중심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온라인 세미나를 통해 발표하는 송종선 총괄의 모습. 이 날 카페24는 코로나19 이후 변화 키워드로 비대면 거래와 D2C 활황, 분산 포트폴리오, 자사몰 베이스캠프를 제안했다.

비대면 거래

비대면 거래가 성장가도를 밟을 것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된 올해 2월 온라인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5% 증가했다. 특히 의미 있게 볼 수 있는 숫자는 기존 이커머스 사용률이 떨어졌던 연령대의 이커머스 이용률이 코로나 이후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티몬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50대 이상 연령층의 식품, 건강 관련 상품 카테고리 이용률은 전년 동기대비 1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굳이 숫자를 보지 않더라도 비대면 거래 증가는 우리 몸으로 체감할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비대면 거래는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송 총괄의 예측이다. 특히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의 활황이 예상된다. 코로나19 이후 우리는 어느 나라엔 부족한 물건이 어느 다른 나라엔 넘치는 상황을 만났다. 코로나19 이후에도 K방역, K푸드, K뷰티, K패션 등 경쟁력 있는 카테고리의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게 송 총괄의 설명이다.

D2C 활황

D2C(Direct to Customer)는 분명한 추세다. 많은 브랜드 업체가 물건을 만들고 소비자에게 알리고 판매하고 전달하기까지 프로세스를 연결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D2C는 브랜드 업체가 공급사(Vendor), 총판, 유통업체 등 중간상을 넘어 소비자에 바로 접근함으로 주도권을 가지고 사업을 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유의할 점은 D2C의 한계다. D2C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스스로 ‘트래픽’을 끌어 와야 한다. 그래야 매출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낮다면 이 과정에서 굉장히 많은 ‘고객 획득 비용’이 투하된다.

예컨대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상품을 전달하기까지 생산부터 쇼핑몰 구축, 디자인, 결제, 마케팅, 물류, CS, 글로벌 진출 등 굉장히 많은 과정이 있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은 자금이나 인력 부족으로 인해 이 모든 것을 직접 할 수 없다. 그래서 총판이나 판매대행을 두는 방식을 여전히 사용한다. 하지만 이 경우 거래액을 높일 수는 있지만 ‘브랜드’를 쌓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분산 포트폴리오

그래서 브랜드 업체는 D2C를 하되, 기존 유통 파트너십도 적절히 활용하는 분산된 포트폴리오 운영이 필요하다는 게 송 총괄의 조언이다. 브랜드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외부 판매채널과 협력을 함과 동시에 D2C 판매채널인 ‘자사몰’도 하나의 중요한 채널로 인지하면서 함께 성장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나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의 공급망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을 주목해야 한다. 한국 브랜드 업체 역시 모든 사업을 수직계열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에 둔 생산기지가 멈추는 등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나타났다.

앞으로 제2, 제3의 코로나가 나오지 않으란 법이 없다. 이 때 필요한 게 분산 포트폴리오다. 예컨대 브랜드 입장에서는 중국과 같은 특정 국가의 매출 비중이 너무 커도 위험하고, 어느 한쪽 채널이나 플랫폼에 매출이 편중되는 것도 위험을 가속화할 수 있다.

송 총괄은 “유통채널별로 평균 수수료는 모두 다르지만, 여기서 수수료가 낮다고, 또는 높다고 용이한 것은 아니다”라며 “각 채널이 서로 다른 수수료 체계를 가지고 있는 이유가 있는데 적절한 믹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자사몰 베이스캠프

송 총괄은 분산 포트폴리오 운영을 함에 있어 ‘자사몰’을 D2C 베이스캠프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 한다. 한국이 됐든, 글로벌 사업이 됐든 ‘자사몰’을 기반으로 여타 판매채널로 확장하면서 나아가는 것이다.

물론 정답은 없다. 브랜드 상황에 따라서 자사몰이나 외부 판매채널 비중은 적절히 다르게 가져가는 것이 맞다. 예컨대 버켄스탁과 나이키는 D2C 브랜드 채널 판매 전략을 주력으로 가져가는 방법을 택했다. 버켄스탁은 아마존에서 다량의 가품이 유통되는 것을 이유로 탈아마존을 선언했다. 나이키 역시 자사몰 매출을 40% 이상 만들겠다는 브랜드 전략을 가져가고 있다. 휴대폰으로 1초만에 자동차를 구매하는 시대를 만들 것이라고 선언한 테슬라 또한 본격적인 D2C 산업에 들어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여전히 외부 판매채널로 잘 파는 브랜드는 있다. 한국 1위 의자 브랜드를 가진 모회사는 아마존을 활용한 미국 전역 B2B 공략을 선포했다. 이후 굉장히 짧은 시간 안에 큰 매출 성장을 만들었다. 카페24 파트너 뷰티 브랜드사 중에서도 먼저 일본 라쿠텐에 사업을 전개하고 성공 모델을 만들어 자사몰 등으로 전이하는 방법으로 해외 확장을 추진하고 있는 업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 총괄이 자사몰을 강조하는 이유는 브랜드의 중장기적 성장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판매 제품에 적합한 많은 고객이 모여 있는 채널로 들어가는 것은 단기 매출 상승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외부 위험 요인이나 시장 변동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또 하나의 강점은 ‘비용’이다. 아무래도 다양한 유통채널을 확장하다 보면 서로 다른 판매채널 수수료나 물류비용, 운영을 위한 인건비가 투하된다. 더군다나 유통채널에 입점을 한다고 바로 매출을 나오는 것도 아니다. 새롭게 마케팅과 프로모션 비용을 투하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고려했을 때 회사가 원하는 수준의 공헌이익이 나온다면 판매채널 확장을 고려할 수 있다.

카페24가 하고 싶은 것

카페24는 글로벌 D2C 판매를 고려하는 브랜드사를 위한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 브랜드 업체가 국내 자사몰을 구축하든, 해외몰을 구축하든, 그들이 ‘창의’에 집중하고 좀 더 편하게 다양한 판매 채널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운영, 물류, CS, 국내외 마켓 입점, 부가 판매 기능 개발은 물론 인사와 재무 관련 서비스까지 패키지로 묶어 브랜드 업체를 지원한다. 정작 이 모든 것을 갖췄더라도 ‘방문자’가 없으면 아무 의미 없기 때문에 국내외 마케팅과 광고 서비스 또한 제공한다. 카페24가 이야기하는 ‘글로벌 원스톱 서비스’가 그것이다.

송 총괄은 “카페24를 통해 주요 국가에 이미 개설된 매장에 상품 단위로 입점을 한다면, 고정 비용을 상당 부분 줄이고 해외 판매를 할 수 있다”며 “물론 해외몰을 D2C로 구축하는 것은 브랜드에 따라서 매출 드라이브를 걸기 굉장히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이후 어떤 상황이 올지 모르는 미래를 대비해서 전 세계 고객 대상으로 브랜드를 알리는 소통의 창, 랜딩 페이지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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